인사(人事)를 잡으면 호남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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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人事)를 잡으면 호남이 온다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08.13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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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탕평책 건의하며 ´구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뉴시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인사(人事) 카드를 꺼내며 호남 민심 공략에 나섰다. 이미 지난 9일 전당대회에서 보수여당 사상 최초의 호남 출신 선출직 대표가 되며 파문을 일으킨 이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탕평책’을 건의했다.

호남엔 정치적 한(恨)이 존재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일정 부분 해소가 됐지만, 영남 주도의 군사정권에서 정치적‧경제적으로 소외당한 상처는 깊다.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강원택 교수는 지난 2014년 국민대학교 <북악정치포럼> 강연에서 “특정 지역의 지속적인 소외나 고립은 국제적인 사례를 볼 때, 폭동이나 쿠데타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었다”며 “우리의 경우 1997년 대선과 같은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호남의 소외감이 일부 해소되며 정치가 발전했다”라고 주장했다.

이 한을 풀어내는 키워드는 두 가지다. 정치적으로는 인사, 경제적으로는 예산이다. 특히 경제적 낙후 외에도, 인사에서 부당하게 지역과 연관돼 불이익을 보고 있다는 인식이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공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례로 지난 4‧13 총선을 앞두고 광주에서 <시사오늘>을 만난 다수의 시민들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반감 이유를 묻는 질문에 ‘참여정부 인사에서의 호남 소외’를 꼽았다. 문 전 대표가 소위 ‘현미경 검증’까지 해 가며 호남 출신을 중용치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 진위 여부와 별개로 이는 이미 세간에 널리 퍼져 있었고, 결과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은 광주에서 전멸하는 등 호남을 모두 잃었다.

새누리당의 이 대표는 이 키워드를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광주에서만 세 차례의 낙선을 겪은 이 대표는 지난 19대 7‧30 재보선에서 새로운 승부수를 띄운다. 고향인 전남 순천‧곡성에 ‘예산 폭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 결과 이 대표는 출구조사를 비웃으며 승리, 호남에 빨간 깃발을 휘날린다.

다음으로 이 대표는 20대 총선에서 ‘당 대표 도전’을 공언하더니, 당선된 뒤 첫 행보로 박 대통령에게 탕평‧균형 인사를 건의했다. 이 대표는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와의 요청에서 최근 논의 중인 개각 관련, “개각은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여러 가지 국정 전반에 대해 다 판단할 문제”라며 “탕평인사, 균형인사, 능력인사,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조금 반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감사하다”며 “여러 가지 말씀하신 것에 대해 참고를 잘 하겠다”고 답했다.

이러한 이 대표의 ‘인사 구애’에 즉각 반응한 것은 현 호남의 맹주인 국민의당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탕평인사 발언에 대해 자신의 SNS에 “개각에 균형·지역·탕평이란 표현으로 호남배려 우회 발언은 전기료 인하처럼 결과가 빤히 보인다”고 비판했다.

전북 정가의 한 관계자는 1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호남 인사를 홀대한 것은 느낌이 아니라 객관적인 사실”이라며 “이 대표에게 기대를 거는 민심도 일부 감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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