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곤, "최순실 게이트가 남긴 교훈은 ‘지도자 자격과 역할'"
스크롤 이동 상태바
김성곤, "최순실 게이트가 남긴 교훈은 ‘지도자 자격과 역할'"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6.11.25 13: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 (93)>김성곤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공자가 오늘날 한국인에게 드리는 苦言 “이름값을 해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 김성곤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 22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포럼>에서 ‘공자가 오늘날 한국인에게 전하는 고언(苦言)’이란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시사오늘

“군군(君君) 신신(臣臣) 부부(父父) 자자(子子).”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어버이는 어버이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

‘최순실 게이트’가 일파만파 퍼지면서 공자의 ‘정명론(正名論)’이 재조명되고 있다. ‘대통령이란 이름에 걸맞게 대통령다워야 한다’는 말이 국민들 사이에서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최순실 게이트’와 탄핵시국을 바라보는 국민들이 공자의 정명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을 전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김성곤 전 의원이 지난 22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포럼>에서 ‘공자가 오늘날 한국인에게 전하는 고언(苦言)’이란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김 전 의원은 “공자님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직접 보셨으면 한국인들에게 무엇이라고 하셨을까 라는 생각에 이번 특강을 준비하게 됐다”며 공자의 <논어> 안연편(顔淵篇)의 한 구절에 대해 설명하며 강연의 포문을 열었다.

논어에서 공자는 ‘정치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자신을 바로잡고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 바로 정명(正名)이다”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김 전 의원이 생각하는 ‘대통령다운 것’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대통령이 당선되면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며 선서를 한다”며 “국민들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대통령이 직책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회의원으로서 현직생활하면서 정치인-검찰이 엮여서 잘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며 “대통령이 선서한대로 4년 동안 자신의 역할을 잘 했는지 아니면 억울한지는 본인과 하느님만 알 것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명론’은 지도자의 역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모든 국민들의 역할과 소명에 대해 논한 것이 바로 정명론이다.

김 전 의원은 “죄를 심판할 때 너희 중에 죄 없는 사람있으면 저 죄인에게 돌을 던져라는 성경의 말이 있다”며 “분명히 대통령이 잘못한 일이지만, 내 자신이 아버지 역할을 다 하지 못하는데 대통령 못했으니 무조건 내려와라는 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자신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봐야한다는 것이다.

유학에서 말하는 ‘리(理)’에 주목해야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리(理)란 사물의 본성을 뜻하며, 여기서 사람의 ‘리(理)’란, ‘인성(人性)’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서양에선 ‘리(理)’를 이데아(IDEA), 이성(LOGOS)이라고도 한다”며 “사람다운 것, 즉 인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이어 정치와 ‘리(理)’의 연결고리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정치도 궁극적인 목표도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라며 “헌법에서 모든 국민의 행복과 인권을 보장해야한다고 명시돼 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정치의 역할인 것”이라고 말했다.

▲ 김성곤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 22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포럼>에서 ‘공자가 오늘날 한국인에게 전하는 고언(苦言)’이란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시사오늘

글로벌 시대, ‘한국인다운 것’은 무엇인가

코리안(Korean). 고려시대 ‘코리아(Korea)’란 단어가 서방에 전해지면서 국제사회에서 한국인들을 부르는 명칭이 됐다. 고려(高麗)의 뜻을 자세히 살펴보면 ‘높은 아름다움’이다. 즉, 아름다운 사람들이란 뜻이다.

김 전 의원은 “하느님이 한국인(Korean)을 만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코리안이란 단어에 ‘아름다움’이란 의미가 담겨있지만, 우리는 이 사실을 잊고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인들이 아름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이러한 맥락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인’으로서 갖는 소명은 국조신화(國祖神話)에서도 볼 수 있다. 특히 고조선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을 눈여겨 봐야한다는 것이 김 전 의원의 생각이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의 뜻처럼, 세계에 이바지하는 한국인이 돼야한다는 것이다.

김 전 의원은 “홍익인간이란 사물의 근본이 되는 리(理)를 바탕으로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다”라며 “대부분 사람들이 교과서에서 배웠다고 해서 쉽게 여기는데, 우리가 다시 한번 중히 여겨야 할 이념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홍익인간은 비단 한국인에 국한된 것이 아닌, 세계 모든 인류를 이야기하는 것이다”라며 “즉, 전 세계인들을 이롭게 해야하는 것이 우리 코리안들에게 부여된 임무다”라고 강조했다.

바야흐로 지구촌 시대다. 기술의 발달로 지구 반대편 나라와도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기독교, 유교 등 세계 곳곳에 자리했던 문명이 점점 쇠퇴하고 있다. 그리고 지구촌 시대에 오면서 또 한가지 변화가 일고 있다. 문명과 문명이 교차하고 충돌하면서 새로운 문명이 창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동북아 한반도야 말로 문명이 교차되고 충돌되는 지역이다”라며 “오늘날에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냉전시대 유산이 남아있는 곳이며, 인류가 만들어온 철학, 종교, 이념들이 상충해 있는 곳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순실 게이트를 보면 정말 한심하고 허무하지만, 우리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면서 희망을 바라봐야 한다”며 “이런 의미에서 정명론은 최순실 게이트와 같은 어두운 사건을 지혜롭게 넘길 수 있는 그런 공자님의 고언 중 고언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의 강의가 끝나고 자유로운 토론이 이어졌다. 한 학생은 이번 강의에 대해 “국민의 역할과 소명도 중요하지만, 이번 최순실 게이트 관련 대통령의 잘못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려야 되지 않을까”라며 질문을 던젔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물론 시시비비를 명확히 해야한다. 이번 사건에 대해 비판하지 않는 것도 언론과 시민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라며 “단, 이번 최순실 사태를 통해 배워야할 부분이 무엇인지 교훈을 얻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지도자를 선출하는 기준, 가치관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후회없는 오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