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탈당 엑소더스 주춤...복잡한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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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탈당 엑소더스 주춤...복잡한 셈법
  • 송오미 기자
  • 승인 2016.11.28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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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일이 분기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남경필 경기지사와 새누리당 비박계 김용태 의원이 지난 22일 탈당의 첫 신호탄을 쐈다. 그 다음날 정두언·정태근·김정권·정문헌·박준선·김동성·이성권·김상민 등 전직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8명도 탈당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새누리당 탈당 엑소더스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엑소더스는 주춤했다. 그 이면에는 복잡한 정치적 셈법이 작용한다.

▲ 정치권 일각에서 ‘새누리당 탈당 엑소더스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엑소더스는 주춤했다. 그 이면에는 복잡한 정치적 셈법이 작용한다. ⓒ 뉴시스

우선,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탈당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야당과 무소속 의원 172명과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40명이 탄핵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가결 정족수인 200명까지는 어렵지 않게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표결일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가 안 된 상태다. 야권은 다음달 2일 예산안과 탄핵안을 동시에 처리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새누리당 비박계 측은 9일에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일단,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새누리당 내에서 친박계와 비박계 간 당내 갈등이 최고조로 치솟아 본격적인 탈당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 친박계에서 ‘같은 당 대통령을 탄핵했다’는 명분으로 탄핵 표결에 찬성을 던진 비박계 의원들 중심으로 탈당을 압박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표결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되지만, 애초에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않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다수 발생할 경우, 어떤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찬성표를 던진 비박계 의원들 중심으로 탈당 엑소더스가 발생할 경우, 새누리당 분당은 현실화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난 26일 190만 촛불민심을 본 박 대통령이 제3차 대국민담화를 고려하고 있는 만큼, 그 안에 담긴 내용에 따라 정국은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물론, 박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 놓든지 간에 탄핵소추안 부결은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박 대통령이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돌파구를 제시하고, 친박 지도부도 이정현 대표 사퇴를 비롯한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는 것을 표명한다면, 비박계 의원들이 탈당 카드를 철회할 수도 있다. 이후 비박계의 요구대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지고 당 쇄신안이 받아들여진다면, 새누리당 내홍 상태는 소강상태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힌 비박계 의원 측근은 28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친박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며 “찬성표를 던진 비박계 의원들에게 탈당 압박을 엄청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하면 친박들이 의총을 열어 비박계 의원들 당적을 박탈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비박계 의원 관계자는 “탄핵소추안 표결 전에 박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하느냐에 따라 정국은 달라질 수 있다”면서 “친박계가 전향적인 자세로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하면, 굳이 탈당을 할 필요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남 지사가 탈당을 선택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좀 섣부르게 결정한 듯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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