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단일화 카드 꺼낸 유승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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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과 단일화 카드 꺼낸 유승민, 왜?
  • 송오미 기자
  • 승인 2017.02.03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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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빠지자 새누리당 지지표심 잡기 일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 지난달 26일 대선출마 선언을 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지난 2일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도 단일화가 가능하다고 밝히면서 “다시 새누리당과 손을 잡는 것은 촛불민심을 배반하는 것”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 시사오늘

지난달 26일 대선출마를 선언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지난 2일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도 단일화가 가능하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 의원은 이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열린 스타트업 기업 창업자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지율이 낮은 제 입장에서 과감한 도전을 거리낌 없이 하겠다”며 “범보수 단일화 안에 새누리당 후보들도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유 의원은 지난달 30일 대선캠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도 “문재인 후보를 상대로 승리할 수 있는 보수후보로 단일화 노력을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수후보 단일화’를 주장했지만, 새누리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 의원이 갑자기 새누리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언급한 것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돌발적으로 대선출마를 포기한 상황에서 새누리당 표심을 재빠르게 잡기 위한 전략’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만약 반 전 총장이 사퇴하지 않았다면, 유 의원은 바른정당에 반 전 총장을 영입, 당내 경쟁을 통해 본인의 몸값을 올리는 방법을 생각했을 수 있다. 실제로, 유 의원은 지난달 31일 바른정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제가 제안한 보수후보 단일화에 적극 호응해 달라”고 직접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현재 보수진영의 유력한 대선주자였던 반 전 총장이 사라지면서 그 다음으로 눈길을 끄는 인물은 새누리당에서 거론되고 있는 황교한 대통령 권한대행이다. 3일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1~2일 전국 성인 1003명에게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황 권한대행이 9%로 32%와 10%를 차지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의 뒤를 이었다. 유 의원은 3%를 기록했다.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2일 “황 대행이 출마 선언을 안 했는데도 오랫동안 대통령 선거를 준비한 안철수, 손학규 후보보다 지지율이 높다”며 “많은 국민들이 황 대행을 대통령감으로 생각하고 관심을 갖고 보고 있다. 이것은 백번 사실이다”고 말하며 황 권한대행을 띄웠다.

이런 상황에서 유 의원은 새누리당 후보와 경쟁을 해서 이기든, 합의로 단일화를 하든, 컨벤션 효과를 통해 보수층의 민심을 잡고 본인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친박 패권주의를 성토하고 새누리당을 ‘가짜 보수’라고 규정하며 탈당한 의원들 중심으로 구성된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새누리당 후보와 손잡겠다고 하는 것은 창당정신을 위배하는 것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지난달 25일 대선출마를 선언한 남경필 경기지사는 이날 오후 경기도 서울사무소에서 댄 버튼 미국 연방하원의원을 접견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황 권한대행 등 새누리당 주자로 후보가 단일화되는 결과가 나오면 바른정당도 새누리당 후보 선거운동을 함께해야 한다”면서 “그럴 거면 왜 우리가 탈당했나”라고 반문했다.

이날 〈시사오늘〉과 통화한 남 지사 측도 “왜 우리가 새누리당으로부터 탈당을 했고 바른정당 창당을 했느냐. 그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현재 새누리당에서 거론되고 있는 대선후보는 황 권한대행이 가장 유력한데, 박근혜 정부의 연장선상에 있는 사람과 손을 잡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촛불민심을 배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가운데, 바른정당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유 의원 입장에서는 반 전 총장이 불출마 선언을 한 상황에서 보수층의 표심을 잡기위한 방법은 지금 현재로서는 황 권한대행의 지지층을 자기 쪽으로 가져오는 것 밖에 없다”며 “정치공학적으로 보일 가능성도 있는데, 대선 시기도 빨라지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비판을 아예 피해갈수도 없겠지만, 선거 직전이 되면 범보수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지지층이 모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위에서 언급된 여론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임의전화걸기(RDD) 표본 프레임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를 통해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총 통화 4909명 중 1003명이 응답을 완료했으며 응답률은 20%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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