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매각' 이랜드…재무구조 개선 작업에도 고개드는 '위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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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매각' 이랜드…재무구조 개선 작업에도 고개드는 '위기설'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7.04.12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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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니위니 이어 애슐리·자연별곡 매각…숨통 트일지 ‘주목’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이랜드그룹이 '자연별곡'과 '애슐리' 등 외식 사업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이랜드그룹

이랜드그룹이 ‘애슐리’와 ‘자연별곡’ 등 외식 브랜드 매각에 착수하면서 본격적인 사업 정리 수순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이랜드는 기업 상장을 염두에 둔 큰 축 아래 차근차근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높은 부채비율에 부정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PEF)인 MBK파트너스에 외식사업부를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 추정되는 매각대금이 1조원대에 이르는 만큼 매각이 확정될 경우 그룹 재무 구조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밖에 여성복브랜드 ‘EnC’ 등도 싱가포르 사모펀드의 판권 매각 제의를 받고 검토 중이다. 

이미 이랜드는 앞서 패션 브랜드 ‘티니위니’와 부동산을 줄줄이 매각하는 등 자금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선 상황이다. 

지난 1월에는 티니위니를 중국 브이그라스에 약 8770억원에 매각했고, 지난해 말 서울 홍대역과 합정역 부지, 마곡 상가 부지 등 3개 부동산 매각을 통해 2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올해 1분기에는 평촌 NC백화점, 의정부 상업용지 등을 매각했으며, 상반기 내 약 5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랜드가 이처럼 전방위적인 자금 확보에 나선 데는 궁극적으로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공개(IPO) 성사를 위함이다. 당초 이랜드는 이랜드리테일을 상장해 유입자금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었지만 계열사인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 임금 미지급 논란으로 상장에 발목이 잡혔다. 

이에 이랜드는 지난 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랜드리테일 지분 매각, 이랜드파크를 이랜드리테일에서 떼어내는 등의 체질 개선 계획을 밝혔다. 자금 확보와 신용등급 안정화를 이뤄 기업구조를 개편한 뒤 오는 2018년 상반기 IPO를 마친다는 방침이다. 

결국 1년 후로 미뤄진 이랜드리테일 기업공개(IPO)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랜드로서는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전력을 쏟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같은 이랜드그룹의 ‘줄매각’에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체질개선, 유동성 확보에 도움을 주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위험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외식사업과 티니위니 등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을 줄줄이 매각하면서 향후 브랜드 파워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선이다. 

특히 외식 사업의 경우 계열사인 이랜드파크의 매출 중 약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이랜드파크의 매출 8054억원 중 약 7000억원이 외식 사업에서 발생했다. 현재 이랜드파크는 애슐리, 자연별곡, 피자몰, 수사 등 18개 외식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이에 관해 이랜드 측은 ‘유통기업’으로서 전체적인 사업을 재정비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시장 가치가 높은 이른바 ‘알짜 사업’을 매각해 빠른 시일 내 자금을 확보한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규진 이랜드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랜드리테일이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유통 이외 부문 사업을 떼어내고 온전히 유통사업만 가지고 상장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랜드그룹이 새로 내놓은 재무구조 개선안이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시장 평가도 나온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상장전지분투자(IPO)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지분매각은 사실상 지주사인 이랜드월드에 유동성 확충효과가 없어 기존 상장계획과 비교했을 때 재무안정성 개선효과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도 “이랜드그룹은 현금창출력 대비 차입부담이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기존 이랜드리테일 기업공개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안에 비해 수정안으로 기대할 수 있는 재무구조 개선수준은 다소 낮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랜드그룹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315%에서 1분기 기준 240%로 감소했으며 연내 부채비율을 200%까지 떨어뜨린다는 계획이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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