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집권세력의 왕자병과 어설픈 보수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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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집권세력의 왕자병과 어설픈 보수야당
  • 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 승인 2017.09.1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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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의 세상만사> 청와대는 과도한 자심감과 조급증 되돌아 보고 야당은 성숙미 갖춰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 11일 김이수 헌법재판소 후보자의 인준안이 부결되자 더불어민주당이 정회를 요청한 가운데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정세균 의장이 모여 논의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4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정상적인 대선이었다면 아마 지금쯤 온 나라가 대권경쟁으로 밤낮을 지새우며 국민들의 귀와 눈을 사로잡고 있는 때 이다. 12월 대선보다 8개월 일찍 대선을 치렀지만 정권초기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가히 준비된 대통령, 준비된 수권정당답게 전광석화처럼 집권드라이브를 걸었었다.

국민과의 충실한 소통, 낯설지 않은 친숙한 서민 친화적 대통령 행보, 속도감 있고 신뢰감 주는 안보대응 등 국민들은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으로 예상보다 일찍 탄생한 ‘팔삭둥이 정권’이지만 ‘준비된 대통령’이라는데 별 반론을 제기할 수 없었다.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늘 높을 줄 모르고 고공행진을 유지 한 것에 대해서도 이상할 일이 없었다.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 등 야당은 존재감조차 없는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여느 대선 후 정치 현상과는 달리 제1야당 홍준표 후보가 당대표로 컴백했고, 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도 아슬 아슬하게 나마 당대표로 복귀했다. 그러나 야당의 지지율은 여전히 밑바닥이었고 문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여전히 높아만 왔다. 야당은 두손 놓은 채 사실상 ‘논평정치’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정국운영과 관련 약간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지율과 여론은 파도와 같은 것이라 언제나 요동치지만 정권 출범 4개월만에 나타난 ‘이상 징후’이기에 집권세력은 되짚어 봐야 할 때인 것 같다.정치판이 내가 잘해서 점수 따는 것은 힘들지만 상대가 헛발질해서 얻는 점수는 따기도 쉽고 스릴도 있는 법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66.8%로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70%대도 무너졌다. 민주당 역시 미미하지만 하락세이다. (리얼미터 9.11~13일, 유권자 1,527명조사결과)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가 아직은 여전히 높지만 현 정권도 과거 집권세력들이 겪어온 ‘왕자병 증세’가 나타난 것이다. 과도하게 넘치는 자신감과 조급증이 그것이다.

집권 초에 강력한 개혁드라이브와 정책목표를 조기에 달성해야 한다는 조급함은 대통령과 집권여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을 밑바닥에 깔고서 질풍노도처럼 달리고자 하는 ‘정권의 관성’ 때문일 것이다.

대선전 여야 모든 정치권이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상생의 협치’는 필수 불가결이라고 목 놓아 외쳤지만, 집권세력의 높은 지지율과 넘치는 자신감 앞에선 ‘협치’는 ‘거추장 스러운 절차’이고 ‘허례허식’일 뿐이다.

할 일은 태산인데 북 핵이 갈 길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 국민들 눈과 귀엔 이제 자신감 넘치는 대통령보다 불안한 안보가 눈앞을 가리고 있다. 더하여 깔끔한 대통령 이미지에 또 다시 ‘어정쩡한 입각 후보자’들까지 나타나 대통령 얼굴을 어둡게 보이게 하고 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국회부결이후 국민 다수와 야당으로부터 부적격 지적을 받고 있는 박성진 중소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또 다시 나타나서 짜증을 유발시키고 있는 때이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부결사태에 대해 청와대가 격노하고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국민의 당에 대해 ‘땡깡’, 자유한국당과 ‘적폐연대’라고 불을 질렀다. 엄청난 자신감이자 가히 서슬 퍼런 집권세력의 위세가 아닐 수 없다. 추미애 대표의 가끔 쏘아대는 독설도 이젠 신선하기보다 헛웃음만 나오게 한다.

미우나 고우나 국회가 부결시킨 것이다. 좀 먼저 살펴보고 다독거리고 협치 흉내라도 내면서 같이 가기보다 ‘집권 초 왕자 병’ 증세가 먼저 나온 것이다. 이렇게 계속 가면 국민은 서서히 식상해 질 것이다.야당만 즐거워 할 것이다. 잘나갈때 몸조심해야 하는데 말이다.

제1야당이자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의 행보는 그야말로 ‘어설픈 보수야당’의 어정쩡한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 더욱더 씁쓸할 뿐이다. 정기국회를 코앞에 두고 mbc 김장겸 사장 체포영장 발부했다고 장외 투쟁하다가 슬그머니 다시 들어왔다.

107명의 국회의원을 지닌 제1야당이 방송사 사장 잘못을 파헤친다는데 국회도 보이콧 하면서 반대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자신들이 만들고 섬겼던 박전대통령이 준엄한 심판을 받고 있고, 자신들은 이제 폐족의 처지인데 한다는 당 개혁은 하지않고 오로지 정권이 헛발질하기만 기다리는 것 같다.제1야당으로서 야당다운 야당이 되려면 먼저 ‘박근혜 정권의 어두운 그림자’들과의 단호하고 결연한 단절이 선결이 아닐까 싶은데 말이다.

호랑이는 굶주려도 풀을 먹지 않는다고 한다. 명색이 제1야당이고 집권세력이었다면 누울 자리 앉을 자리 구분해서 싸워야 하지 않겠는가. 보수 제1야당이라면 국가 안보가 걸린 북핵문제 앞에서 차라리 성주 주민들 앞에 당당히 나서서 사드의 불가피성을 설득하든지 성주주민들의 고통과 여론을 심도 있게 살피면서 정권과 차별성을 보여주는 것이 보수야당의 참 모습은 아닐까.

집권세력도 보수 제1야당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을 되새겨 성찰하면서 갈 때이다. 지나침은 반드시 도를 넘게 되어있다. 청와대와 집권당은 자신감에 매몰된 ‘집권초 왕자 병’을 우선 ‘자체 진단’ 해 볼 때이다. 강력한 야당을 자처하는 보수 제1야당의 아직 ‘어설픈 야당’ 수준이기에 정말 ‘강력한 야당’인지는 아직 진단하기 이르지만, 먼저 자체 전열부터 가다듬고 ‘성숙한 야당’의 길로 나아가길 바란다. 

 

박동규 現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는…
.前 독립기념관 사무처장
.청와대 행정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부대변인
.중국연변대/절강대 객원연구원
.국회 정책연구위원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
.한반도희망포럼 사무총장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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