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오늘]'가시방석' 재계 총수들…추석연휴 대외일정 최소화
스크롤 이동 상태바
[이슈오늘]'가시방석' 재계 총수들…추석연휴 대외일정 최소화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7.09.27 1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추석 이후 문재인 정부 '재벌 개혁' 속도낼 듯…공정위, 사정의 칼날 휘두르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유경표 기자)

추석 연휴기간 동안 재계 총수들이 하반기 경영 구상에 몰두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지만, 문재인 정부가 ‘4대 개혁’ 작업의 일환으로 고강도 사정(司正) 드라이브에 나서면서 재계 총수들이 ‘가시방석’에 앉게 됐다는 평가다.   

삼성의 경우 올해 반도체와 OLED 등을 중심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 ‘풍년’을 누렸지만, 오너가(家)의 추석맞이 풍경은 잔뜩 흐려있다. 당장 오는 28일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심 공판준비기일이 열리는데다, 추석 이후인 10월 중순부터 정식공판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재용 부회장은 와병중인 이건희 회장의 추석도 챙기지 못하게 됐다. 지난해 추석만 하더라도 이 부회장은 부친이 입원 중인 삼성서울병원과 한남동 자택을 오가며 틈틈이 그룹 현안을 챙기는 모습을 보였었다.

하지만 올해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등이 구속 상태인 이 부회장의 빈자리를 대신해 이 회장을 병간호하며, 어머니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함께 시간을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모습. ⓒ 뉴시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그의 장남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추석기간 동안 별다른 외부일정 없이, 한남동 자택에서 하반기 경영구상에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기아차의 추석은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우울하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3월 시작된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해 상반기 현지 판매량이 전년 대비 47% 급감한 42만9000여 대에 그쳤다. 이는 글로벌 판매량 감소로 이어져, 올해 상반기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량이 8.2% 감소하기도 했다.  

더욱이 지난달 31일 기아차가 통상임금 1심 소송에서 패소한 것도 정 회장의 근심을 더하고 있다. 기아차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44% 줄었고, 하반기부터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약 1조원에 이르는 손실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추석 연휴기간 동안 별도의 외부일정 없이 자택에 머물며 중장기 경영구상에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는 전장사업 부문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차세대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의 시장 경쟁력 확보는 물론, 각 계열사들의 유기적 협력체계 안착에도 힘쓰고 있다.

최태원 SK회장은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메모리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명절을 앞두고 글로벌 행보에 나섰다. 최 회장은 27일 오전에 열린 SK하이닉스 이사회가 끝난 후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도시바의 협력사인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도시바 메모리 매각을 강력 반대하면서, 매각작업은 여전히 교착상태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최 회장은 일본 방문동안 도시바 경영진 등을 만나는 등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일본에 이어 28일 미국 뉴욕을 방문해 미국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로부터 ‘밴 플리트 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에 이어 2대째 ‘밴플리트 상’을 수상하게 됐다. 아울러 이번 미국 방문에서 최 회장은 미국 현지 법인과 사업장을 돌아볼 것으로 예상된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 ⓒ뉴시스

文정부 고강도 재벌개혁 '시동'…재계 향해 전방위로 몰아칠 듯

한편으로, ‘재벌개혁’을 내세우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고강도 사정 드라이브에 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재계는 우석 연휴기간 동안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새정부가 출범한 이후 삼성전자, 한화·한화테크윈, 부영,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하림 등이 검·경 등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자택 공사비를 회삿돈 30억원으로 지불한 혐의로 지난주 경찰이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대항항공 본사에서도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한화그룹도 국세청으로부터 특별 세무조사 대상에 오르면서, 정부의 방산비리 수사와 연관있을 것이란 시각이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개혁’의 선봉을 자처하며 ‘불공정 행위’ 적발 등 적극적인 활동에 나선 것도 재계의 숨통을 조여오고 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최근 기존 공정위 기업집단과를 ‘기업집단국’으로 확대 편성하고  대기업 내부거래·일감 몰아주기와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지주회사 전환, 지배구조 개선 등을 담당토록 했다. 사실상 과거 ‘재계 저승사자’로 악명을 떨친 ‘조사국’이 부활했다는 평가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의 자정노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시한을 더 늦추지 않고, 올해 안으로 '재벌개혁'의 일정 성과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이달 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삼성·LG·SK·현대차 등 4대 그룹을 향해 "오는 12월까지 긍정적 변화의 모습이나 개혁의지를 보여주지 않을 경우, 구조적 처방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경고의 뜻을 전한 바 있다.

담당업무 : 재계, 반도체, 경제단체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원칙이 곧 지름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