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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발언에 숨어 있는 1cm
<기자수첩> ‘정당 선명성’과 ‘보수 유일의 대안’을 향하는 눈
2018년 03월 08일 21:03:37 한설희 기자 sisaon@sisaon.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설희 기자)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는 선거연대 생각을 해본 적도 없고, 최선을 다해 전국에 바른미래당 후보를 낼 것입니다. 자유한국당과의 선거연대를 놓고 조금이라도 오해를 살 일은 결코 없을 겁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지난 2월 27일 대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과 같이 ‘선거 연대 일절 없음’을 못 박았다.

   
▲ 그는 왜 선거 연대를 거부하는 것일까? 그 복심(腹心) 당의 선명성과 차기 보수 대권 욕심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사오늘 그래픽디자이너 김승종

유 대표가 한국당과의 연대, 나아가 통합을 부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한국당은 우리의 극복 대상이지 연대나 연합의 대상은 아니다”라고 누차 얘기한 바 있다

그가 정치권에서 돌고 있는 한국당-바른미래 ‘선거 연대설(說)’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서울시장은 안철수 전 대표, 경기도지사는 남경필 지사로 단일화하며 일명 ‘땅따먹기’로 반(反)민주당 야권 후보를 정리한다는 소문은 정치권에 빠르게 퍼졌고, 이젠 유 대표가 지방선거를 논할 때마다 항상 등장하는 단골 질문 소재다. 지긋지긋할 만 하다.

이는 우리 사회가 정치인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정치인을 ‘교도소 담장 위를 걸어가는 사람’이라 부르고, 정치와 거짓말은 불가분의 관계라고 인식하겠는가.

그래도 기자는 그의 진정성을 믿어주기로 했다. ‘당 대(對) 당’이 아닌 후보자간 연대라서 어쩔 수 없었으며 지도부는 손 놓고 있었다는 ‘묵시적 선거연대’ 따위의 상황도 절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보기로 했다.

궁금증은 다시 그의 발언으로부터 출발한다. 유승민 대표는 바른미래당의 생존이 걸린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거연대’를 통해서라도 나은 성과를 내려는 마음이 없다고 명시(明示)했다. 그는 왜 선거 연대를 거부하는 것일까?

◇ “우리가 ‘진짜 보수’ 아이가”… 당 선명성 확보

유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보수’, 조금 더 자세히 말하자면 ‘합리적 보수’다. 그는 공식석상에서 줄곧 개혁 보수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유 대표는 한국당의 좌파, 짝퉁보수 공격에도 굴하지 않고 “나는 강남 좌파가 아니고 진짜 보수, 합리적인 보수다”라고 주장해왔지만, 여전히 보수의 지지는 한국당과 홍준표 대표를 향하고 있다.

게다가 그가 내세우는 ‘합리적 보수’의 선명성도 떨어진다. 그는 일찍이 경제 분야에서는 합리적 시장주의, 안보 분야에서는 애국주의라는 ‘투 트랙’ 전략을 사용해 왔으나, 사실상 한국당 스탠스와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지난 7일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5당 대표의 안보 영수회담에서도 드러났다. 홍 대표와 유 대표는 이날 문정인 외교 특보 해임과 남북 합의문에 대해 일치된 ‘한 목소리’를 냈다.

영수회담에 참석했던 평화당 이용주 대변인은 “특히 홍준표와 유승민 대표께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며 “둘은 핵문제와 관련해 대체로 비슷한 지적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보 문제와 관련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홍준표 대표에게만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 그의 ‘막말 정치’와 ‘생떼 정치’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 민주당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는 보수층에겐 ‘사이다’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따라서 유 대표 입장에서는 선거 연대까지 하게 된다면 바른미래당이 한국당에게 완전히 잠식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질 수 있다. 그에게는 끝까지 “우린 한국당과 다르다”는 기치를 밀고나가야 할 절박함이 생기는 것이다.

   
▲ 따라서 유 대표 입장에서는 선거 연대까지 하게 된다면 바른미래당이 한국당에게 완전히 잠식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질 수 있다. 그에게는 끝까지 “우린 한국당과 다르다”는 기치를 밀고나가야 할 절박함이 생기는 것이다.ⓒ뉴시스

◇ 한국당-바른미래, ‘공동 침몰’ 後 ‘보수의 대안’으로

유승민 대표의 ‘보수 적자(適者)’ 욕심은 유명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반기(反旗)를 들고 당에서 쫓겨난 것을 시작으로, 그는 현재 주류 보수당과는 거리를 두고 ‘한국 보수의 대안’이 되기 위한 행보를 걸어왔다.

바른정당 당시 소속 의원 및 당직자들이 대거 탈당한 후 한국당에 복귀하면서 전한 말도 한 마디로 요약됐다. “유승민은 대권 욕심이 너무 크다.”

당시 ‘탈당설’이 돌았던 의원 측 관계자는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유 대표가 “보수 유일의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 이미지를 관리한다”며 다음과 같이 비난한 바 있다.

“언론에서는 유 대표가 붙잡았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한 번도 찾아온 적 없다. 오죽하면 ‘알아서 나가달라는 건가?’ 라는 생각도 들었겠나.”

현재 ‘보수 1인자’인 홍준표 대표는 대권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보수층을 모두 포용하지 않고 ‘TK 보수’에만 매몰된 모습이다. 정책적 비전 없이 ‘극우보수’에 가까운 특수 지지층만 겨냥하고 있어 오히려 한국당 내부에서조차 “당이 TK 자민련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아직 문재인 대통령의 아성(牙城)이 높고 민주당 지지율이 47%에 육박하는 등 기반이 탄탄한 상황이라, 지방선거를 치르면 한국당이 필패(必敗)할 확률도 높다. 이에 홍 대표가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게 되면, 한국당을 이끌 차기 리더가 사라진다. 지방선거에 이어 다음 총선까지 진다면 한국당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

결국 어느 시점에서 보수는 ‘백마(白馬)탄 왕자’를 찾아다니게 되는데, 그때 보수대통합을 이룩할 ‘초석(礎石)정당’ 바른미래당이 있으며, 보수 이미지에 큰 손상 없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본인뿐이라는 셈법이 유 대표 복심(腹心)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여기서 유일한 걸림돌이 ‘중도 보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서 홍 후보의 지지층이 매우 강한 보수 성향이었다면, 상대적 ‘온건 보수’는 유 후보에게, 그리고 중도에 가까운 보수층은 안 대표에게 투표했던 사례도 있다.

다만 안 전 대표 역시 6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치적 생명에 큰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유 대표의 ‘안철수 조기등판론’이 안 지지자들에게 비판받는 이유다.

유 대표는 ‘보수야합’ 소문의 근원지를 민주평화당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는 지난 27일 “이런 식으로 보수야합 공격을 한 곳은 항상 민주평화당”이라고 비판하며 “두고 보시면 오히려 평화당이나 정의당이 민주당과 선거 연대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역공격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평화당은 바른미래당의 몰락을 바라는 것일까, '보수 야합'이라도 해서 성공하기를 바라는 것일까? 오늘도 정치인의 말 속엔 일반인이 알 지 못하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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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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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민 2018-03-09 01:33:11

    유승민 공동대표는 마지막까지 혼자 남더라도 바른미래당은 꼭 지키세요.
    그리고 모든 보수파의 지지를 얻고자하면 박근혜와 다시 한길로 가도록 스스로 노력하셔야 할겁니다.
    가까운 미래에 아니 더 빠른 미래에 박근혜는 세상밖으로 나오게 될겁니다.
    나올땐 작지만 진짜 강한 보수파의 리더가 될겁니다.
    유대표님은 21대 대선에서 큰 빛을 보게될겁니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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