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절되지 않는 '가짜마케팅', 규제·자정노력 절실
근절되지 않는 '가짜마케팅', 규제·자정노력 절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9.01.29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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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에 '재택알바' 부업 인기…맛집·병원·제품 등 거짓 체험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에 올라온 재택 아르바이트(알바) 구인광고. SNS 광고글 포스팅 관련 업체들이 눈에 띈다 ⓒ 시사오늘

온라인상에 '가짜마케팅'(허위·과장광고)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수년째 지속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사안인 데다, 이로 인한 국민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정부 차원의 규제와 기업의 자정노력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불황과 물가상승으로 부업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SNS(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상에 광고글을 게시하는 재택알바가 인기를 끌고 있다. 바이럴(입소문)마케팅업체로부터 홍보자료를 받고 글을 작성해 다시 업체에 넘기거나, 자신의 SNS계정에 해당 글을 게시한 뒤 건당 1000원에서 많게는 2만 원 정도의 원고료를 챙기는 방식이다.

실제로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을 살펴보면 '재택근무 원고작성', '유튜브홍보, 글쓰기 알바', '블로그글 작성', '블로그 포스팅 작성 상시모집', '방문자수 무관 블로그포스팅 작성알바' 등의 제목의 수많은 재택알바 구인광고들이 눈에 띈다. 또한 한 유명 바이럴마케팅업체의 홈페이지에는 이 같은 재택알바를 희망한다고 글을 올린 사람들이 새해에만 약 300명에 이른다.

▲ 한 유명 바이럴마케팅업체 인터넷 홈페이지. SNS 광고글 포스팅 재택알바를 찾는 사람들이 작가신청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고 있다 ⓒ 시사오늘

문제는 이 같은 과정을 거쳐 SNS에 게시된 광고글 대부분이 가짜라는 데에 있다.

한 바이럴마케팅업체에 블로그 포스팅 재택알바를 희망한다고 문의해 봤다. 며칠 후 해당 업체는 사진 수십 장과 문서 자료 3~4건이 담긴 메일을 보냈다. '10명 이상이 연초 회식으로 서울 ○○구 맛집인 A음식점을 찾은 것처럼 체험글을 작성해 달라', '△△회사의 공기청정기를 구매해서 미세먼지 걱정이 없다는 글을 아이를 가진 부모처럼 써 달라'는 내용들이었다.

이렇게 작성된 광고글은 바이럴마케팅업체에서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SNS계정에 게시되거나, 알바생이 직접 자신의 SNS계정을 통해 게시된다. 광고글 하단에는 조그마한 글씨로 '소정의 원고료를 받고 작성한 글입니다'라는 문구가 명시된다. 법망을 피하기 위한 바이럴마케팅 업체의 수단 중 하나인데, 제품을 직접 체험하거나 구매한 게 아니라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사정은 다른 바이럴마케팅업체들도 마찬가지라는 게 복수의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광고대행사 직원은 "가급적이면 알바들에게 제품을 보내서 직접 체험한 후 (광고글을) 쓰라고 하는데, 요즘처럼 설 명절을 앞둔 대목에는 워낙 처리해야 할 건수가 많아서 그럴 수가 없다"며 "유명 블로거가 아닌 이상 그냥 검색창 상단에만 올라오게 대충 써 달라는 경우도 사실 많다"고 말했다.

블로그 포스팅 관련 알바를 수년째 했다는 B씨는 "최대한 빨리, 많이 처리해야 원고료가 넉넉하게 들어오는데, 일일이 언제 다 체험하고, 언제 쓰냐. 업체에서도 그런 걸 요구하지 않는다"며 "병원 관련 자료도 가끔 들어오는데 성형수술을 직접 체험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전했다.

'낚시성 광고'도 가짜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최근에는 소셜커머스 위메프의 반값할인 이벤트가 해당 논란의 대상이 된 바 있다. '0원 이상 구매 시 최대 1000원 할인'이라는 조건이 달린 만큼, 과장광고가 아니냐는 누리꾼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반값특가 상품 대부분 여러 옵션 중 특정 옵션만 적용되는 미끼상품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문제는 이 같은 가짜마케팅을 근절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허위·과장광고에 대해 규제하는 현행법이 존재하지만 SNS의 범위가 워낙 넓어 공정거래위원회, 식약처등 관계당국의 감시·감독 기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없고, 업체들은 문제가 될 여지가 있는 부분을 작은 글씨로 표기하는 등 법망의 허술함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럴마케팅의 경우 제대로 된 통계조차 집계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국회에서는 가짜마케팅에 대한 규제나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들이 매년 발의되고 있으나, 여러 가지 이유들로 소관위에 계류 중이거나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업계에서는 온라인의 특성상 규제보다는 각 기업들의 자정노력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홍보를 맡기는 업체들, 홍보를 대행하는 업체들이 스스로 자정하려는 자세가 무엇보다 요구된다. 또한 네이버, 다음 등 공룡 포털 사이트들이 허위·과장광고를 걸러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며 "정부 차원에서는 일단 가짜마케팅 관련 통계나 피해 사례들을 주기적으로 집계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정책을 설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짜마케팅, 특히 바이럴마케팅을 빨리 근절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피해는 물론,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의 부담도 염려된다"며 "남들 다하는데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명연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6년부터 2018년 9월까지 SNS상 허위·과장광고 1909건을 적발했다. 식품 관련 광고가 108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건강기능식품 693건, 화장품 78건, 의약품 43건, 의료기기 6건 순으로 집계됐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재계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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