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는 SK건설, 출구전략 ‘셋’
주춤하는 SK건설, 출구전략 ‘셋’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9.08.19 16: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지난해 7월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댐 사고 이후 주춤하고 있는 SK건설이 반등을 꾀하기 위해 3가지 출구전략을 펼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건설은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 3조6141억 원, 영업이익 1285억8950만 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4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8.23% 감소한 수치다. 수익성(영업이익률)이 악화된 것이다.

같은 기간 반기순이익은 14.47% 늘었으나, 이는 이연법인세 변동에 따른 기저효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SK건설의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은 1440억3604만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70% 줄었다.

해외 수주시장의 신흥 강자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강점으로 꼽혔던 수주 경쟁력도 하락세가 만연하다. 해외건설협회 자료를 살펴보면 SK건설의 2019년 상반기 해외 수주액은 약 500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1%에 그친다.

취약점인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대비 5%p 감소한 276%로 집계된 부분은 많지 않은 위안거리 중 하나다. 그러나 회사 재무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차입금의존도는 2018년 말 56%, 올해 1분기 60%, 그리고 2분기 63.05%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국내 10대 건설사들의 평균 차입금의존도는 25% 수준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내외 평가도 좋지 않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SK건설은 2019 시공능력평가에서 시평액 4조2587억 원을 기록하며, 10대 건설사 타이틀을 호반건설에 빼앗겼다. 시공능력평가는 최근 3년 간 실적 등을 평가해 순위를 매기는 방식인 만큼, SK건설의 부진한 흐름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경우 내년에는 11위도 장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SK건설 CI ⓒ 에스케이건설
SK건설 CI ⓒ 에스케이건설

이 같은 악화일로 분위기 속에서 SK건설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카드를 꺼내든 모양새다.

우선, 라오스댐 붕괴 이후 위축된 해외 수주경쟁력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에 집중하는 눈치다. SK건설은 지난 3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에티하드 철도 건설 공사 A공구'를 따낸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런던 실버타운 터널 공사', '벨기에 PDH 플랜트 기본설계사업' 등을 잇따라 수주했다.

특히 지난 6월 수주건은 라오스 정부(국가조사위원회)가 라오스댐 붕괴 사고의 책임이 SK건설에 있다는 식으로 발표한 이후 이룩한 성과여서 더욱 뜻깊다는 평가다. SK건설의 역량을 해외시장에서 여전히 인정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발(發) 매출이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SK건설이 수출을 통해 올린 매출은 6499억9400만 원으로, 전년 동기(6379억7600만 원) 대비 1.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p 줄었지만 라오스댐 후폭풍 속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또한 SK건설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격으로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SK건설의 직원 수(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기간제 근로자)는 2018년 상반기 4979명, 2018년 말 4854명, 2019년 상반기 4849명으로 줄었다.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도 올해 상반기 2525억6990만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77% 감소했다.

아울러, 당분간 안정적인 모그룹 일감 확보에 치중할 전망이다. 공시를 살펴보면 SK건설의 전체 매출 가운데 모그룹 계열사 등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25.86%, 2017년 35.52%, 2018년 38.8%로 매년 증가했다. 이 같은 내부거래 비중은 10대 건설사 중 1위에 해당한다. 모그룹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수준인 것이다.

통상적으로 높은 내부거래 비중은 긍정적인 지표가 아니다. 그러나 요즘처럼 대내외 경제 불투명성이 심화돼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시기에는 단일 회사 입장에서는 든든한 '빽'으로 작용하는 게 분명한 사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SK건설의 경우 라오스댐 붕괴 사고 여파로 더욱 어려운 국면에 놓였기에, 모그룹을 적절히 활용하는 게 장기적으로도 도움이 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6월 21일 SK디스커버리가 SK건설 지분 전량 매각을 결정하면서 SK건설이 온전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품에 들어갔다는 점은, 향후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공시에 따르면 SK디스커버리의 지분 매각 발표 직전인 지난 6월 19일 SK건설은 SK㈜와의 약 100억 원 규모 상품·용역 거래계약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에서는 SK건설이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조만간 좋은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건설이 (지난 1분기) 호실적을 보였으며 양호한 수익여건으로 전망도 밝다. 해외건설 수주가 잇따르고 있어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녔다. SK건설의 좋은 실적이 SK㈜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다만, IPO(기업공개) 추진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라오스 정부의 발표로 추가적인 손실이 예상되는 실정에서 IPO에 나서는 건 쉽지 않다. 투자자들도 호의적으로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더욱이 최태원-최창원 사이에 낀 신세를 막 벗어났기 때문에 회사 안팎 분위기를 수습할 시간도 필요하다. 연내 상장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재계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