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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대규모 시위인 '민중총궐기'가 열렸다. 박근혜 정부 임기 내내 쌓여왔던 불만이 한꺼번에 터진만큼 세간의 이목도 쏠렸다. 그러나 결과는 '다 된 집회에 종북·폭력 빠트리기'였다.민중총궐기에는 13만 여명(결찰추산 7만 여명)이 참여,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이후 최대 규모 시위였다. 투쟁본부는 53개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로 이뤄졌다.여러 단체가 모인만큼 요구 내용도 다양했다. 농민층에서는 쌀 수입 중단을, 노동자층은 정부의 노동개혁안에 반대를, 학생층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외쳤다. 현장까지 나오지 않은 사람들도 그 외침을 '이해'했다. 박근혜 정부의 의사소통 능력 결여는 여러 번 지적됐던 바다.문제는 민중총궐기가 그 과정에서 결국 대중의 이해에서 멀어졌다는 것이다. 우선은 폭력시위로의 변질 문제다. 한상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당일 기자회견에서 "노동자와 민중이 분노하면 서울을 넘어 이 나라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모든 책임은 내가 짊어질테니 두려워 말고 정권의 심장부인 청와대를 향해 진격하라"고 시위를 주도했다.그 모든 책임에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의 안전도 포함됐는지 한 위원장에 묻고 싶다. 당시 총궐기에는 민주노총뿐 아니라 여러 시민단체가 참여했다. 개중에는 대학생도, 어르신도 있었다. 참가자 백남기 씨(70)는 경찰의 직사살수로 위중한 상태에 빠졌다. '진격'을 주문한 '리더'로서 이같은 피해는 예측했는지 의문이다.

기자수첩 | 오지혜 기자 | 2015-11-16 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