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규의 세상만사] 미래통합당의 ‘백종원 찾기’가 짠 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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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의 세상만사] 미래통합당의 ‘백종원 찾기’가 짠 한 이유
  • 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 승인 2020.06.25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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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스타 정치인’은 그냥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아…정치현장서 처절한 단련 거쳐야
차라리 주호영 원내대표가 얘기한 ‘미스터트롯’ 방식이 인상적…소통 역량이 필요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최근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입에 오른 한 사람의 이름이 흥미롭게 회자되고 있다.

요리가 겸 프랜차이즈 기업인으로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백종원 씨다. 방송의 각종 오락 프로를 비롯해 요리 비법 프로까지 섭렵하는 터라, 시청자들은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그의 얼굴을 대하고 있다. 유명한 나머지 지난 총선 전에도 정치권에서 심심치 않게 ‘백종원 스카웃’과 ‘총선 등판론’등의 얘기가 있어왔다.

이번에는 존재감이 약해질 대로 약해진 야권, 그중에서도 제1야당의 구원투수로 삼고초려 끝에 추대된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입에서 나왔기에 더욱 관심이 모아졌다. 그런데 비대위원장이 툭 던져 회자된데 이어 같은 당내 유력 대권 잠룡들까지 ‘백종원 이미지 닮기’에 나서는 것을 보니 무엇보다 참 ‘짠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우선 원희룡 제주지사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예전의 원희룡은 잊어 달라. 날로 달라지고 있다. 백종원 씨 같은 사람이 될 것”이란 말을 했다고 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백종원 씨가 거론된 것에 대해 “더 분발하라, 더 노력하라는 메시지로 해석 한다”고 했다. 그처럼 국민에게 사랑받는 정치인이 되라는 뜻으로 해석한 것이다. 물론 야권의 유력 잠룡들 한 사람 한 사람 면모를 놓고 보면 누구 하나 밀리거나 빠질 경력과 능력이겠는가마는 왜 백종원 씨가 지금 야권 내 대선주자급으로 소환됐는지 만큼은 심각하게 되짚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다.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는 말처럼 우리 현대 정치사는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 3김이라는 ‘대중적 정치 스타’이자 지도자를 경험했다. 3김에 대한 ‘공과’를 떠나 무엇보다 3김은 숱한 고난의 행군 속에서 탄생한 정치스타이자 시대를 이끌어간 정치 지도자임은 이견이 없을 것이다.

김종인 위원장이 말한 ‘백종원 대선주자론’은 현재로선 야권과 국민들의 주목을 받을만한 대선주자 급이 당장은 보이지 않기에 나온 말이기도 하겠지만, 그렇다고 야권 내 대선주자 급의 인물이 아예 없다는 말은 아닐 것이다. 백종원 씨를 언급한 말의 무게 중심은 그 정도의 ‘대국민 소통 능력’과 아픈 곳을 정확하게 긁어주고 될 때까지 돌봐주는 지극 정성의 ‘정치적 덕목’을 가진 인물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백종원 씨 ‘대선주자론’을 계기로 단순히 다음 대선을 위한 ‘일회용 국민 스타 찾기’로 나아간다면 야권의 앞날은 여전히 어두울 것이다. ‘정치 스타’, ‘국민 스타’는 결국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정치 현장’과 ‘국민 속’에서 처절하게 부딪히면서 만들어져왔다는 것이 이제까지의 정치 역사 속 진실이었다.

야권이 자칫  ‘만들어진 국민 스타’가 된 외부 인물을 영입해 정권을 되찾고자 한다면 큰 오산이 될 것이다. 동족방뇨(凍足放尿)란 말처럼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의 임시적 방편이 될 뿐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얼마 전 주호영 원내대표가 모 종편의 종영프로인 <미스터 트롯>에 비유한 ‘대권주자 찾기’가 더 인상에 남는다. “트로트가 낡았지만 미스터 트롯이라는 새로운 장치를 태우니까 국민들의 환호를 받지 않았는가, 그런 방식으로 우리도 (대선) 후보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했는데, 그런 말들이 더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관건은 ‘시대적 흐름’ 과 국민과의 ‘소통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정치 스타’ ‘국민적 스타 정치인’이 될 수 있다. 시대는 이미 저만치 가고 있고, 변하지 않으면 야권이 바라는 대권주자는 나올 수 없음을 우선 명심해야 할 것 같다.

※ 본 칼럼은 본지 편집자의 방향과 다를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정무수석실 행정관
◽전 대통령직속 동북아시대위원회 자문위원
◽전 독립기념관 사무처장
◽전 국립중앙청소년 수련관 이사
◽전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이사
◽전 민족화해렵력범국민협의회 부대변인
◽전 중국연변대/절강대 객원 연구원
◽현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현 정치 평론가
◽현 (사)희망래일 ‘70년의 침묵을 깨는 침목 동해북부선 연결추진위원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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