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정현 “집수리 사업, 코로나 시대 ‘롱런’ 창업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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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정현 “집수리 사업, 코로나 시대 ‘롱런’ 창업 아이템”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05.13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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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한국주택환경연구원 대표이사
"팬데믹으로 시대가 바뀌어…'이제는 기술이 최고다'"
"주택시설관리는 기계 아닌 사람만 할 수 있는 사업"
"코로나19 사태後 창업 목적 수강생 지속적으로 늘어"
"노후 주택 증가, 아파트 입주민도 집수리 지식 필요"
"사람과 주거환경 먼저 생각하는 건강한 일류기업 목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지속된 경기침체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도 창업붐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 초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창업기업 동향에 따르면 2020년 신규 창업기업은 전년 대비 15.5% 증가한 148만4667개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만큼 문을 닫는 창업자들도 많다. 최근 수년 동안 창업 1년차 업체들의 생존율은 60%대에 그쳤고, 5년차가 되면 10곳 중 7곳이 폐업했다. 자신의 기술과 경쟁력을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창업에 뛰어들었다 낭패를 보거나, 4차 산업혁명과 팬데믹으로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해 준비한 창업 아이템이 도태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13일 본지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한 이정현 한국주택환경연구원 대표이사는 집수리(주택시설관리)사업이야말로 이 같은 창업환경 속에도 '롱런'할 수 있는 창업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비대면 트렌드를 타고 급속도로 자동화·무인화되고 있는 현실이지만 집수리는 결국 기계가 아닌 사람이 직접 꼼꼼히 살피고, 안전하고 튼튼하게 보수해야 하는 일이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집수리는 일단 기술을 배우면 건설현장 등 여러 곳에서 응용 가능해 코로나19 시대에서 활용도가 높다고 역설했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단, 제대로 된 교육을 통해 올바르게 기술을 이수해야만 오래 생존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정현 한국주택환경연구원 대표이사 ⓒ 한국주택환경연구원
이정현 한국주택환경연구원 대표이사 ⓒ 한국주택환경연구원

-어떤 이유로 집수리(주택시설관리)를 교육하는 회사를 설립했나.

"주택임대관리, 주택시설관리 사업을 영위하면서 보다 전문적인 주택시설관리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양성 기관 따위가 필요한데, 우리나라에는 주택시설관리에 대해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이 없었다. 내가 직접 만들어서 전문 인력을 키워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한국주택환경연구원은 주택시설관리를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교육해보자는 목표로 설립한 회사다. 통상적인 부동산 임대관리와 연계한 시설관리에 그치는 게 아니라 주택시설관리 분야만으로도 새로운 산업을 만들고 싶었다."

-현재 운영 중인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해 달라.

"우선, '집수리' 교육 프로그램은 주택시설관리 전문가를 양성하는 과정이다. 교육을 이수한 사람들이 창업 또는 주택시설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에 재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 게 교육 목표다. 집수리와 입주청소(이사청소)를 결합한 신개념 창업 교육 프로그램인 '크린픽스'도 잇다. 입주청소로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하고, 집수리로 부가적인 수입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다. 입주청소 전문 업체와 회원점 가맹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교육 이수 시 고정적 일감을 확보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다.

이밖에 '누수탐지' 교육도 있는데, 이건 말 그대로 누수탐지를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과정이다. 교육을 마치면 우리 회사가 만든 누수탐지보수 전문 브랜드인 '누수킹' 회원점으로 창업할 수 있고, 개인적으로 창업해도 된다. 누수탐지 분야는 워낙 폐쇄적인 기술이고, 교육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전문적인 기술을 습득하기 힘들다. 한국주택환경연구원에서는 보다 쉽게 누수탐지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노력 중에 있다."

-그중에서도 집수리(주택시설관리) 교육 프로그램이 메인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집수리 교육은 한국주택환경연구원 설립 초기부터 진행한 프로그램이고 꾸준하게 수료생을 배출하고 있다. 실습 위주 과정이어서 1기수당 교육 인원이 15명 이내고,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전염병 확산 방지 차원에서 9명 이내로 운영 중이다.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수강하지 못해 아쉽지만, 교육을 받는 입장에서는 인원이 적은 만큼 집중 교육이 가능해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현재 오는 8월까지 이미 수강생 모집이 끝났을 정도로 인기가 많고, 교육 수강 희망자들도 계속 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창업과 재취업을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

"정확하다. 아무래도 지난해 초보다는 하반기에, 그리고 지난해보다는 올해, 교육 문의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수강신청 자체도 많다. 기업의 구조조정, 자영업 경기침체 등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집수리라는 기술은 팬데믹에도 견딜 수 있는 기술이라고 판단하고 문의하는 것 같다. 급속도로 자동화, 무인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안정적이고 오래 할 수 있는 창업 아이템을 찾는 사람들이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기억에 남는 창업·취업 사례를 꼽자면.

"한 2년 전에 전자회사를 다니다 창업을 목적으로 교육을 받으러 온 60대 초반 남성이 있었다. 교육 중에 창업(오프라인 점포 개설)을 해서 놀랐는데, 지금도 왕성하게 영업을 하면서 고수익을 내고 있더라. 또 다른 사람은 지난해 중소기업을 운영하다 정리하고 집수리, 누수탐지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지금 자기 사업을 하고 있는데, 그 사람을 보면 이젠 직업에 차등이 없는 시대라는 걸 정말 절실하게 느낀다. '기술이 최고다'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최근에는 30대 초반 젊은 층도 창업을 위해 수강하는 경우가 여럿 보인다. 시대가 바뀌고 있구나,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이 틀리지 않았구나 그런 생각에 보람도 느낀다."

-사실 우리나라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에게 집수리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말하자면.

"이제는 아파트도 점점 노후화되고 있다. 보통 지은지 20년을 넘기면 노후주택이라고 하는데 전국 아파트 중 절반 가량이 이미 노후주택이라는 통계를 봤다. 아파트 내부 수리와 보수에 대한 수요도 자연스레 늘고 있는 상황이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도 집수리 자체에 대한 필요성, 그리고 앞서 말했든 직업으로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가 늘고 있지 않느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집수리 수요도 늘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그건 아파트든, 단독이든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실습 위주인지라 수강료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안다. 수강료에 부담을 느껴 등록을 망설이는 경우가 종종 있을 것 같다.

"그렇다. 사실 수강료가 고가여서 당연히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집수리는 하나의 안정적인 고수익 직업군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우리는 확신한다. 점점 자동화되고 무인화되는 첨단시대에도 '사람이 직접 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또한 집이라는 건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평생을 지내야 하는 곳이다. 적어도 '내 집은 내 손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마지막으로 자신만의 경영철학과 회사 이념 등이 있다면.

"한국주택환경연구원은 주거공간과 생활환경 개선을 통해 편안하고 건강한 삶을 만든다는 이념을 갖고 있다. 최고의 기술력으로 사람과 주거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건강한 일류기업이 되고자 한다. 또한 교육 분야에서는 기술교육, 기술이전, 기술교류를 통해 개개인들의 기술역량 강화와 기술인 발전을 도모해 취업, 창업, 직업전환 등 사회적 이슈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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