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대형차 맞아? 19.8km/L 미친 연비’…토요타 크라운, 전동화 의문에 사이다 해답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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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대형차 맞아? 19.8km/L 미친 연비’…토요타 크라운, 전동화 의문에 사이다 해답 [시승기]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3.06.1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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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전통 위에 품질·기술 혁신 아이콘 자리매김
실내 공간 아쉬워도, 주행성능·연비 만큼은 ‘탁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지난 7일 강원도 정선에서 시승한 토요타 크라운 2.5 하이브리드 모델의 모습.
지난 7일 강원도 정선에서 시승한 토요타 크라운 2.5 하이브리드 모델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얼마 전 대한민국 첫 양산형 승용차 포니의 전신 격인 포니 쿠페 콘셉트카가 복원되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를 기념하는 기획전까지 성대하게 열리면서 자동차 팬들은 향수에 잠겼다. 미래차 시대를 맞아 자동차 업체들은 고유 정통성을 내세워 앞으로의 브랜드 정체성과 방향성을 정립할 기회를 가지려는 추세다.

우리에게 포니의 자부심이 있다면, 옆 나라 일본엔 토요타 크라운이 존재한다. 토요타 크라운은 포니의 반세기 역사보다 20년을 더 앞서는 모델로, 지난 1955년 브랜드 최초 양산형 승용차로 등장했다. 더욱이 놀라운 점은 지금까지 16세대에 걸친 변신을 거듭하며 브랜드 플래그십 모델로서, 그 명맥을 이어 나가는 데 있다.

크라운의 존재 자체가 안겨주는 의미는 상당할 수밖에 없다. 지금껏 탄탄한 품질과 고객들 사이의 인기가 뒷받침되지 못했다면 70년 가까운 역사를 지속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혁신과 도전의 상징 격이었던 크라운이 항상 새로운 가치와 기술을 바탕으로 담금질을 계속해 나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토요타 크라운 실내 모습.
토요타 크라운 실내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기자는 이러한 크라운 역사의 새 페이지를 마주하게 됐다. 지난 7일 강원도 정선에서 열린 토요타 크라운 미디어 시승 행사를 통해 최신 16세대 풀체인지 모델을 몰아보게 된 것. 한국에선 50년 만의 재출시라 한다. 이름값 때문인지, 출시 전 이뤄진 사전 계약에서부터 600명의 고객이 몰렸다고 한다. 큰 기대를 안고 차에 올랐다.

16세대 크라운은 중후함 대신 세련미를 택했다. 플래그십 모델에 크로스오버 형태를 과감히 적용한 것만으로 알 수 있다. 세단에 가깝게 느껴지다가도, 차에 오르내리다 보면 SUV의 지상고를 느낄 수 있어 더 편하다. 글로벌 시장에선 4가지 차체 형태로 출시가 된다는 데, 국내는 크로스오버가 투입됐다.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세단과 SUV의 중간 격으로 누구나 좋아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있다.

전면부는 거대한 그릴과 범퍼부, 전면 헤드램프를 수평으로 이어주는 일자형 주간 주행등을 적용해 공격적이고 스포티한 인상을 꾸렸다. 보수적인 일본차란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는다. 여기에 왕관 모양 엠블럼은 크라운이란 차명을 자연스레 드러냄과 동시에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후면부도 일자형 테일램프로 통일성을 갖췄다. 덕분에 저중심의 안정된 차세도 부각된다.

토요타 크라운 2열 모습. 레그룸은 넉넉한 편이지만, 헤드룸은 다소 비좁게 느껴졌다. 우뚝 솟아있는 센터터널도 거주성 측면에선 아쉽다.
토요타 크라운 2열 모습. 레그룸은 넉넉한 편이지만, 헤드룸은 다소 비좁게 느껴졌다. 우뚝 솟아있는 센터터널도 거주성 측면에선 아쉽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실내는 슬림한 대시보드를 통해 전방 시인성을 높였고, 큼직한 12.3인치 클러스터와 동일 크기의 터치 디스플레이를 이어지게 배치해 미래지향적 감성을 구현했다. 기존의 올드한 느낌을 지워낸 덕분에, 동급 경쟁모델들과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 상품성을 갖췄다. 다만 차량 가격 대비 마감재 구성은 다소 아쉽다. 가죽 대비 플라스틱 사출 소재들이 지나치게 많이 쓰인 느낌이다. 조작부는 직관적 사용이 가능토록 배치가 잘 이뤄졌다는 생각이 든다.

2열은 거주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 싶다가도, 다소 애매한 부분들이 눈에 띈다. 레그룸 공간은 충분한 데 비해, 센터터널이 심하게 올라와있어 사실상 2열 가운데 좌석 활용이 어렵다. 4륜 구동 E-Four 시스템의 조향 안전성과 뛰어난 접지력을 생각한다면, 양보해야 할 부분이긴 하다. 헤드룸은 위에를 살짝 파놓아 키 큰 탑승객을 배려한 듯 보인다. 그런데도 180cm 신장의 기자가 앉았을 때 머리가 닿을 듯 말 듯 한 답답한 느낌을 준다. 

주행 성능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 앞서 언급한 부분들만 제하면 토요타 크라운은 크게 흠잡을 데가 없겠다. 우선 탑승한 2.5 하이브리드 모델은 차분한 주행감과 우수한 연료 효율성을 내비친다. 시스템 총출력 239마력을 바탕으로 힘이 크게 달린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만 속도를 급격히 올릴 때만큼은 투박한 엔진음이 유입된다. 탄력이 붙고 나면 정숙하면서도 부드러운 승차감을 쉽사리 잃지 않는다.

지난 7일 시승한 토요타 크라운 2.4 듀얼부스트 모델의 외관 모습.
지난 7일 시승한 토요타 크라운 2.4 듀얼부스트 모델의 외관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뛰어난 퍼포먼스를 기대한다면, 2.4 듀얼 부스트 모델이 제격이다. 정선에서 강릉 사천진해변을 오가는 구간별로 2.5 하이브리드와 2.4 듀얼 부스트를 번갈아 시승했는데, 그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났다. 2.4 듀얼 부스트는 액셀을 밟는 대로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시스템 총출력만 348마력에 달하기에 거칠 것이 없었다. 모터 개입 없이 엔진 만으로도 272마력을 낼 수 있으니 달리기 성능에 초점을 맞춘 모델임은 분명하다. 공력 계수를 높인 크로스오버 모델에도 알맞은 감성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근간에는 e-CVT 대신 다이렉트 시프트 자동 6단 변속기를 탑재하고, 후륜 구동력을 높여주는 e-Axle이 도입된 E-Four 어드밴스 시스템을 적용한 것이 주효했다. 머뭇거림 없는 직결감은 달리는 즐거움을 배가하고, 플랫폼 자체 태생이 전륜 구동용임에도 후륜 구동 차량 특유의 안정감까지 제공한다. 실제로 앞뒤 구동력은 100:0에서 20:80까지 조절된다는 게 토요타 코리아의 설명이다.

2.4 듀얼 부스트 모델 시승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활성화한 모습.
2.4 듀얼 부스트 모델 시승 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활성화한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주행 간에는 첨단 안전 시스템인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TSS)의 정확한 반응성도 두드러진다. 차선 중앙을 부드럽게 잘 잡아주면서도 앞차와의 간격을 정확히 읽어낸다. 작동법도 시선 분산 없이 간편하다. 커브길에서 손을 살짝 떼봤는데도 불안하지 않았다.

물론 일본차의 최대 강점인 연비를 논하지 않을 수가 없다. 2.5 하이브리드의 시승간 평균 연비는 19.8km/L(주행거리 74.5km)를 기록했다. 공인 복합연비 17.2km/L, 고속도로 연비 16.6km/L를 모두 상회했다. 큰 차임에도 탁월한 경제성을 제공하는 셈이다. 달리는 즐거움을 제공한 2.4 듀얼 부스트 모델은 연비가 11.9km/L(주행거리 75.6km)로 나왔다. 고속도로 공인연비 12.5km/L 보단 소폭 낮았고, 복합 기준 11.0km/L보단 높았다. 준대형 차급을 감안하면 감지덕지인 수치로,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유감없이 입증했다.

토요타 크라운 2.5 하이브리드의 시승 간 평균 연비는 19.8km/L(주행거리 74.5km)를 기록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토요타 크라운 2.5 하이브리드의 시승 간 평균 연비는 19.8km/L(주행거리 74.5km)를 기록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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