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전기차, UAM 문 두드리는 K-배터리 [I AM, UAM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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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전기차, UAM 문 두드리는 K-배터리 [I AM, UAM③]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3.06.18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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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한화 ‘맞손’…SK온 배터리는 조비와 시험비행
플레이어 역할 ‘아직’…차세대 배터리 연구로 시기 노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조비 에비에이션의 eVTOL 항공기. 조비사는 시험비행에 SK온 배터리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 조비 에비에이션
조비 에비에이션의 eVTOL 항공기. 조비사는 시험비행에 SK온 배터리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 조비 에비에이션

배터리 산업에서 UAM이 제2의 전기차가 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기체(eVTOL, 전기수직이착륙기)의 윤곽이 먼저 드러나야 배터리사의 역할이 생기는 만큼, 배터리 업계가 시장 주요 플레이어로 나서려면 아직 1~2년은 남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럼에도 높은 잠재력이 있는 UAM 시장을 향한 구애는 이어진다. 각 업체마다 필요 시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기술 고도화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美조비·한화 UAM에 등장한 K-배터리…업계 “확정된 것 없어”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AUM 배터리 개발에서 한화와 손을 잡았다. 지난 1월 한화와 배터리 관련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UAM 등에 활용할 수 있는 특수목적 배터리 개발 협업에 나서기로 한 것. 

한화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은 미국 오버에어(Overair)와 손잡고 오는 2025년 미국 연방항공청(FAA) 인증을 목표로 UAM 기체인 버터플라이(Butterfly)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SK온 역시 공식적으로 진출 의사를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그 이름이 UAM 시장에서 꾸준히 거론된다.

특히 미국 기체 제작사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 이하 조비사)이 지난 1월 CES2023에서 테스트 비행에 SK온 배터리를 활용한다고 밝힘에 따라 시장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됐다.

조비사는 기체 상용화가 가장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제작사 중 하나다. 국내에서는 대표모델 S4를 통해 SKT 주도 컨소시엄(K-UAM 드림팀)과 국내 실증사업(K-UAM 그랜드 챌린지)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자체 기술력을 통해 기체 오파브(OPPAV)를 개발 중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역시 테스트 기체에 국내 배터리사의 배터리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우연 관계자는 “업체는 밝히기 어렵지만, 현재 개발 중인 기체에 국산 원통형 셀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화시스템과 오버에어가 공동개발 중인 UAM 기체 버터플라이 모형. ⓒ 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과 오버에어가 공동개발 중인 UAM 기체 버터플라이 모형. ⓒ 한화시스템

다만, 배터리사와 기체 제작사는 시험 비행 단계의 협업이 ‘최종적’ 협업으로 비춰지는 데 대해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인다.

일례로 LG에너지솔루션과 한화시스템은 양사 MOU가 버터플라이 배터리 탑재 등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아직은 시제기를 제작 중인 상황이라 배터리를 뭘 넣을지는 연말 이후에야 결정될 것 같다. 아직 논의 중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도 연초 한화와의 MOU가 있었지만, UAM은 협업상 최우선 순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SK온은 UAM 사업에서 SKT와 조비사가 협업하고 있을 뿐, 배터리 관련 공식적인 논의가 오간 상황은 아니라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아직 전기차 사업도 완벽하지 않은데 다른 사업으로 넘어가기는 조금 빠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UAM 시장서 배터리 플레이 결정 아직…UAM 선택에 달려


조심스러운 시장 반응이 이어지는 배경엔 배터리사와 기체사 간 ‘관계’를 논할 만큼 시장이 성장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자리한다. 특히 기체사의 경우 더 많은 배터리나 더 새로운 기술이 필요할 때 배터리사를 찾는데, 지금은 어떤 부품이 얼마나 필요한지 확정하지 어려운 상황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지금 중요한 것은 UAM 업체의 선택”이라며 “더 유리한 배터리가 아니라 더 많은 동력으로 에너지를 만드는 기체를 개발할 수도 있고, 더 적절한 폼팩터도 기체 형태에 따라, UAM 업체에 따라 또 달라질 수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 학과 교수 역시 “이미 일반 전기차를 개발하면서 배터리 관련 기술이 많이 나와있고, 일단 그걸 응용해서 쓰면 되기 때문에 당장 배터리 공급사를 논하는 건 시기상조”라며 “해외에서도 배터리 관련 얘기는 크게 없다”고 말했다.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 VX4 모델에 탑재된 몰리셀 배터리. ⓒ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
영국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 VX4에 대만 몰리셀 배터리가 탑재된 모습. ⓒ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

실제로 해외시장 현황을 살펴보면, 영국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Vertical Aerospace)와 공급계약을 맺은 대만 몰리셀(Molicel), 독일 릴리움(Lilium)과 파트너십을 맺은 스타트업 이온블럭스(Ionblox) 등을 제외하면 UAM 시장에서 배터리사 이름이 언급되는 경우는 아직 많지 않다.

자체 기체를 개발 중인 항우연 역시 현재 국내 배터리 업체가 제작한 배터리를 구매해 쓰고 있다면서도, 같이 연구개발을 하는 것은 아니란 입장을 내비쳤다.

 

리튬황에서 리튬에어까지…‘시장’ 앞서 ‘기술’ 주목하는 배터리사


때문에 배터리사는 공급을 위한 관계설정에 앞서 기술 개발에 역량을 쏟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차기 전지인 리튬황 배터리를 오는 2027년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리튬황 배터리는 무게당 에너지 밀도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2배 가량 높은 것이 특징이다. 무게는 더 가볍고 주행거리는 더 길어진다는 뜻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0년 항우연 개발 장기체공 태양광 무인기에 자사 리튬황 배터리를 탑재해 13시간 시험비행에 성공한 바 있다.

삼성SDI는 차차기 배터리 ‘리튬에어’(Li-Air) 배터리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과 공기를 조합한 배터리 중 하나로,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출력 및 효율이 높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지금은 기체 완성도, 버티포트, 정거장 시스템 등에 대한 게 우선이고, 아직까지는 배터리의 역할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는 이른 시간”이라면서도 “1~2년 후 정도부터 본격 수면 위로 올라오면 핵심적인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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