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M’으로 세상 놀래킨 현대차…글로벌 완성차 참전, 시장 태동 앞당겨 [I AM, UAM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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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M’으로 세상 놀래킨 현대차…글로벌 완성차 참전, 시장 태동 앞당겨 [I AM, UAM②]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3.06.17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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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지 않은 하늘길 연다’…현대차 정의선의 미래 비전
기체 제작부터 통신·인프라 건설까지…1900조 파급력
GM·폭스바겐도 참전…기술 표준 선점·정부 지원 중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2020년 1월, CES 무대였던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선 자동차 역사의 한 획이 새롭게 쓰여졌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당시 수석부회장)이 도심 항공 모빌리티인 UAM 사업 전략을 전격 발표하며,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에 힘찬 발걸음을 내딛은 것.

아이들의 머릿 속과 상상화 그림 속에서나 존재할 줄 알았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 UAM의 시대 도래와 사업화 착수 계획은 온 세상을 놀래키기 충분했다. 자동차 시장의 흐름이 100년 내연기관 시대에서 순식간에 전동화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지만, UAM까지 이리 빨리 다뤄질 줄은 그 누구도 예측하기 못했던 게 사실이다. UAM은 경영 혁신을 대표하는 아이콘이자,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이끌어 갈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잡게 됐다.

 

‘휴머니티’ 강조한 현대차 인재경영…그룹사 시너지로 경쟁 우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 왼쪽, 당시 수석 부회장)이 'CES 2020' 개막 하루 전 열린 '현대차 미디어 행사'에서 혁신적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공개하는 모습. ⓒ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 왼쪽, 당시 수석 부회장)이 'CES 2020' 개막 하루 전 열린 '현대차 미디어 행사'에서 혁신적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공개하는 모습.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가 꿈꾸는 모습은 사람들이 UAM을 통해 하늘길을 오가며 교통체증에서 벗어나고, 허브라 불리는 환승거점에서 쇼핑·병원 등 다양한 인프라를 누리고, 허브 1층에 위치한 도킹스테이션에선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로 원하는 목적지까지 편리하게 이동하는 것이다. 인류를 위한 진보라는 원대한 비전 아래 만인에게 이동의 자유로움과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UAM은 도심 혼잡과 교통 체증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증가를 예방할 수 있는 대안 격으로도 제시된다. 수직이착륙이 가능해 활주로가 필요치 않고, 하늘길을 통해 막힐 염려가 없는 등 자동차와 항공기의 단점을 상호 보완하는 특성이 갖추고 있다. 현대차도 이를 주목, UAM이 도심 교통체계에 새로운 혁신을 가져올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분야로 평가하고 나섰다.

현대차는 △안전성 △저소음 △경제성과 접근 용이성 △승객 중심 키워드로 구성된 UAM 4대 원칙 아래, UAM 제품 라인업 출시 계획도 구체화했다. 이에 따르면 2028년에는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 출시를 기점으로 사업 상용화에 나서고, 2030년에는 인접 도시를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 제품을 선보인다.

이같은 사업 계획과 진행에 있어선 정의선식 인재경영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2019년부터 UAM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미국 항공우주국 항공연구총괄본부 본부장 출신 신재원 박사를 영입하는 등 초석을 닦았다. 신 박사는 UAM 사업의 성공적 실현을 이끌고 있는 미국 UAM 법인 ‘슈퍼널’의 수장이기도 하다. 이어서는 항공우주 산업 스타트업 회사인 오프너 CEO를 지내 벤 다이어친 최고기술책임자를 영입하고, 이지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 부교수를 사외이사로 앉히며 사업 방향성과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의 그룹사간 시너지 효과도 강력한 무기라는 분석이다. 기체 제작을 담당할 완성차 제조업체부터 이착륙 장소인 허브(버티포트) 및 인프라 구축을 주도할 건설·엔지니어링 업체를 거느리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대규모 복합 사업을 벌이는 과정에선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한 속도감있는 사업 전개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감돈다.

 

2040년엔 1900조 시장…‘무궁무진’ 잠재력에 글로벌 경쟁 격화


왜 UAM이어야 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높은 성장 전망성과 함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노다지 사업으로 부각된다. 현대차의 경우처럼 자동차 회사라서 자동차만 만들기 보다는 향후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와 솔루션 제공을 통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UAM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5년 13조 원에서 오는 2040년 755조 원 규모로 60배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술 더 떠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 해당 시장 규모가 19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단순 기체 제작과 운용을 넘어, 이를 구성하는 통신과 배터리, 인프라 구성을 위한 건설 분야 등에 미칠 파급효과는 상상 이상이란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현대차 외 내노라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UAM 시장 참전을 알리고 있다. 우선 GM의 경우엔 탄소 배출과 교통 체증, 교통 사고 제로를 뜻하는 트리플 제로 비전 아래 미래 교통과 물류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를 선보였다. 

GM이 공개한 캐딜락 퍼스널스페이스 콘셉트의 모습.
GM이 공개한 캐딜락 퍼스널스페이스 콘셉트의 모습. ⓒ GM 한국사업장 제공

2021년 CES를 통해 공개된 해당 콘셉트 모델은 2022년 CES에서 ‘캐딜락 퍼스널스페이스’란 이름으로 보다 구체화됐다. 드론과 유사한 외관에 4개의 프로펠러를 갖췄으며, 90kW 리튬 이온 배터리 팩으로 구동된다. 최대 속력은 90km/h다. GM 측은 퍼스널스페이스가 비즈니스 미팅 등의 스케줄을 빠른 시간 내 소화해야 하는 사업가에게 최적화된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경우에도 지난해 UAM 프로토타입 모델인 V.MO을 선보였다. 폭스바겐 그룹 차이나가 개발한 해당 프로토 타입 모델은 자율주행 솔루션과 배기가스 없는 이동을 위한 배터리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최대 200km의 거리에 걸쳐 4명의 승객과 수하물 운반이 가능하다. 지속가능한 모빌리티의 개념을 새롭게 개척하기 위한 전략 아래 상용화가 목표다.

아직 시장 선도 기업이 없는 만큼, 전문 강소기업들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토요타가 손잡은 조비 에비에이션이 대표적이다. 토요타는 이곳에 5000억 원을 넘게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다. 조비 에비에이션은 내년 기체 인증을 마친 후 2025년 상용화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통신사인 SK텔레콤과도 손잡고 한국 및 글로벌 시장 공략을 꾀하고 있다.

지난 2022년 폭스바겐 그룹 차이나가 공개한 UAM 프로토타입 ‘V.OM’의 모습.
지난 2022년 폭스바겐 그룹 차이나가 공개한 UAM 프로토타입 ‘V.MO’의 모습. ⓒ 폭스바겐코리아 제공

 

 

정부 지원 속도 붙을까…K-그랜드챌린지 실증사업에 쏠린 눈


시사오늘 이근
UAM 시장은 높은 성장 전망성과 함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노다지 新사업으로 부각된다. ⓒ 시사오늘 이근

이같은 초기 경쟁에서부터 승기를 잡으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중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시장 선점을 위한 산업 표준 매뉴얼 작성부터 활발한 신기술 적용 등을 위한 시장 여건 조성 등의 제도적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UAM 선도국가 도약을 위한 국토부의 역할이 커진 셈이다. 민관학연 주도의 실증사업 추진과 생태계 확대에 강드라이브를 지속해야 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은 지난해 11월 발간한 ‘글로벌 항공 모빌리티 산업 동향 및 국내 경쟁력 현황 이슈’ 리포트를 통해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실었다. 연구소는 “국내 항공기 제작 산업은 비교적 경쟁력이 높지 않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항공 모빌리티 제작은 해외 기업에 대한 투자, 협력, 인수합병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KDB미래전략연구소도 지난 5일 ‘UAM 생태계 조성 동향’ 리포트를 통해 “정부 및 기업들은 UAM 시장 개화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산업표준 마련 및 선도 기업 간 협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선 오는 8월부터 K-그랜드챌린지 실증사업이 이뤄진다. 여기서 두각을 나타낸 업체는 향후 글로벌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늘 것이란 설명이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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