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략적 모호성’ 외교로 국익 챙겨야 [주간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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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전략적 모호성’ 외교로 국익 챙겨야 [주간필담]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3.07.19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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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냉전 기류, 세계적으로 짙어져
한국, 친미? 친중? 어떤 외교하나
실익 중시하는 ‘중립 외교’ 펼쳐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픽사베이
신냉전의 돌풍이 점차 거세지고 있습니다. 쉬이 얼어붙은 분위기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한반도가 이 눈보라를 견뎌내려면 어떤 외교가 필요할까요?ⓒ픽사베이

신냉전의 돌풍이 점차 거세지고 있습니다. 쉬이 얼어붙은 분위기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한반도가 이 눈보라를 견뎌내려면 어떤 외교가 필요할까요?

초강대국 미국 패권에 도전하는 중·러의 도전. 이 살얼음과 같은 분위기에서 편 가르기가 시작됐습니다. 주변국의 외교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다자주의’ 외교에 입각했던 미국은 공통된 가치를 추구하는 소수의 국가들과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소다자주의’로 기조를 선회했습니다.

반면 중국은 다자주의적 외교를 택했습니다. UN과 G20을 활용해 비서구권 국가들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하고 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중국의 다자주의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미국이 추구했던 외교에 가깝습니다. 

반면 지금의 미국 외교방식은 자칫하면 비동맹 국가들의 국익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습니다. 중국도 다자주의를 택하고 있어도 전랑외교라 불리는 공격적인 외교와 상대 국가를 배려하지 않고 자국의 이익만 추구하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어 국가 간의 신뢰 형성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이와 같은 미중 갈등의 정 가운데 위치한 한반도는 대략남감이란 표현이 잘 어울립니다.  특히 한국의 지정학적 특성 상, 미중이 추구하는 외교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북한이라는 위협이 도사리고 있어 그 위기감은 말로 이룰 수 없습니다. 북핵 위기에 맞서 미국·일본과의 협력은 필수적입니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억제하고, 나아가 가상적국으로 분류되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응하는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동시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선 중국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오늘날의 북한을 실질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국가는 중국입니다. 따라서 중국과 협력을 통해 북한의 돌발적인 행보를 막고 ‘코리아 리스크’를 최소화시킴으로서 국익을 증진시킬 수 있습니다.

세계가 이토록 어지러우나 국내에선 외교 방향을 두고 논란이 여전한 것으로 보입니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모습을 보면 국민의힘은 친미, 더불어민주당은 친중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미일 동맹 강화 △NATO 회의 참석 △쿼드 참여 시도 등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시도하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민주당에서는 중국과의 관계 복원을 시도하며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하지만 한쪽으로 편중된 외교는 독이 되기 마련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끝나면 한쪽과 이미 갈라선 우리나라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략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서로 신뢰를 쌓아 올리긴 어려워도, 한번 갈라서면 다시 회복하긴 어려운 것이 국제 정치이기 때문이죠.

만일 미국과의 거리가 멀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선 안보적인 측면에서 대한민국은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됩니다. 미군에 의존하는 정찰 자산으로 북한의 움직임을 탐지하기 어려워질 것이며, 설상가상으로 주한미군이 철수하게 된다면 우리 스스로만의 힘으로 북·중·러의 위협에 맞서게 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또한 경제적으로도 좋을 것이 없습니다. 미국을 위시한 서구권 국가들과의 경제, 기술적 협력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한국무역협회가 내놓은 한국무역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대중국 수출액은 전체 수출총액의 22.8%에 이릅니다. 우리의 의도와 관계없이 중국과의 경제관계는 현재로서는 뗄래야 뗄 수 없습니다. 중국과의 급작스러운 관계경색은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중국의 팽창주의적 행보로 인해 군사적인 긴장감 또한 팽배해질 것입니다. 나아가 북한과의 연대를 통해 한국을 압박할 수도 있습니다.

과거 조선시대, 광해군은 기존 조선왕조가 취했던 명나라에 대한 일방적인 사대외교가 아닌, 당시 신흥 세력이었던 청나라와의 줄타기 외교를 통해 최대한 국익을 확보하고자 노력했던 사례를 찾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날의 대한민국도 별 다르지 않습니다. 여전히 한반도 주위에는 강대국들이 위치해 있으며 대한민국을 두고 경쟁합니다. 양측에서 러브콜과 강요를 동시에 받는 상황이죠.

실리를 챙기는 외교를 취하기 위해선 ‘전략적 모호성’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이는 피해를 최소화 하고 국익 증대를 추구하는 방안입니다. 전략적 모호성 외교를 통해 대한민국은 자유 진영과 중·러를 이어주는 소통창구 역할을 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략적 모호성을 취할 때는 세심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과거 박근혜 정부의 실패 사례가 있습니다. 등거리 외교를 위해 2015년에 자유진영 국가 중 유일하게 중국의 열병식에 참여하고 친중 행보를 보였으나 서방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또한 사드 배치를 함으로서 한한령이라는 중국의 보복을 고스란히 받아야 했습니다. 나아가 오늘날의 미국과 중·러는 아군이 아니면 배척하는 배타적인 외교 정책을 펼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됩니다.

19세기 세계를 호령했던 영국의 파머스턴 외교장관은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 다만 영원한 국가 이익이 있을 뿐이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는 2세기가 지난 현대 정치사에도 여전히 통용되는 말입니다. 우리의 외교는 어떨까요? 진중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담당업무 : 정경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확실하고 공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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