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밥 이어 화장품까지…쿠팡-CJ ‘악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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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밥 이어 화장품까지…쿠팡-CJ ‘악화일로’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3.07.25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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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올리브영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신고
‘햇반 전쟁’ 확전 양상…양 사 분위기 최악 치달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CJ올리브영 오늘드림 캡쳐 이미지
CJ올리브영 오늘드림 서비스 안내 화면에 '로켓보다 빠른 배송'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CJ올리브영 화면 캡처

쿠팡이 CJ제일제당에 이어 CJ올리브영과도 갈등을 빚으며, 대립 양상을 지속하고 있다. ‘햇반’에서 피어오른 불씨가 ‘화장품’으로까지 번진 셈이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햇반 납품가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CJ올리브영과의 사실 관계 다툼도 장기화될 조짐이다.

쿠팡은 지난 24일 CJ올리브영을 ‘납품업체 갑질’(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신고서에 적시된 내용은 △거래상 우월적 지위 성립여부 △배타적 거래를 하도록 하거나 다른 사업자와 거래하는 것을 방해했는지 여부 △부당성 성립 여부다.

쿠팡 측은 “CJ올리브영은 쿠팡이 화장품 판매 등을 본격적으로 개시한 2019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쿠팡을 경쟁상대로 여기고, 뷰티 시장 진출과 성장을 지속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며 “납품업자가 쿠팡에 납품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거나, 쿠팡에 납품할 경우 거래에서 불이익을 주는 등 납품업자에게 배타적인 거래를 강요하거나 다른 사업자와 거래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명백히 대규모유통업법 제13조 위반행위”라며 “악의적인 법 위반행위로 쿠팡은 납품업자로부터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공급받는 데 방해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어 신고를 결심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더불어 쿠팡은 수많은 납품업체들이 CJ올리브영의 압박에 못 이겨 쿠팡과 거래를 포기했다며 거래 중단 강요 사례를 구체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쿠팡 측 주장에 따르면 A사는 쿠팡에 납품 계획을 알리자 CJ올리브영이 매장을 축소하겠다고 협박해 쿠팡 납품을 포기했다. B사 역시 쿠팡에 납품 사실을 알리자 CJ올리브영이 ‘인기제품’을 쿠팡에 납품할 수 없는 ‘금지 제품군’으로 지정했다. 또한 CJ올리브영은 C사에게 쿠팡에 납품할 경우 입점 수량과 품목을 축소하겠다고 협박해 C사가 쿠팡 납품을 포기했다고도 했다.

쿠팡이 이처럼 강경 대응에 나선 데는 최근 화장품 상품 카테고리를 적극적으로 늘려가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그동안 쿠팡은 식품, 공산품류를 중심으로 몸집을 키워왔지만, 최근 온라인 시장에서 성장세가 예상되는 화장품 품목을 공략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쿠팡은 CJ올리브영이 자사를 경쟁업체로 보고 고의적인 방해행위를 펼쳤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쿠팡 측은 “CJ올리브영의 배타적 거래 강요행위는 납품업체들의 거래상대방 선택의 자율권을 박탈하고, 경쟁사업자인 쿠팡의 뷰티 시장으로의 진출과 성장을 방해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CJ올리브영이 뷰티 시장에서 온라인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한 과정 △CJ올리브영이 쿠팡의 사업의 핵심 영역이자 브랜드 가치라고도 볼 수 있는 ‘로켓배송’과 서비스를 직접 비교한 ‘오늘드림’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납품업체·소비자들에게 이를 적극 홍보하고 있는 점 등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CJ올리브영이 쿠팡을 뷰티 시장에 진출한 시점부터 직접적인 경쟁사업자로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방해행위를 해온 사실이 명백하다는 것이다.

CJ올리브영은 쿠팡이 주장하는 ‘갑질’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CJ올리브영 측은 “공정위 신고 여부에 대한 확인은 어렵다”면서 “다만, 올리브영은 쿠팡에 협력사 입점을 제한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향후 쿠팡과 CJ 간 냉전은 더욱 길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쿠팡은 CJ올리브영뿐만 아니라 CJ제일제당과도 꼬인 매듭을 풀지 못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부터 납품가를 두고 대립을 거듭하며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CJ제일제당은 쿠팡에 햇반을 비롯한 대표 제품 납품을 중단한 상황이다. 이번 CJ올리브영 공정위 신고 건으로 분위기가 오히려 더욱 악화돼 양사의 확전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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