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리볼빙 또 증가세…금융당국, 규제 강화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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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리볼빙 또 증가세…금융당국, 규제 강화 카드 만지작?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3.12.12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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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잔액 급증…8개 전업카드사 10월말 기준 7.5兆 육박
이용 수수료율도 고공행진…중저신용자 수수료 부담 증가
KB국민카드 19.24% 비씨카드 19.16% 현대카드 19.01%
금융당국, 잔액·연체율 증가 카드사 주시…상생압박 이중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8개 전업카드사 리볼빙 이월잔액이 10월 기준 7.5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수수료율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픽사베이

총부채상환비율(DSR) 등 규제로 대출 창구가 막힌 금융소비자들이 카드사 리볼링 서비스로 내몰린 가운데 이용 수수료율마저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금융당국이 소비자경보를 발령하는 등 대처에 나섰다. 특히 일부 카드사 연체율 증가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건전성 관리 여부를 예의주시하는 상황에서 당국발(發) 상생금융 압박도 커지고 있다. 

12일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업계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 규모가 지난 9월에 이어 10월에도 7.5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금융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리볼빙 잔액은 7조502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가운데 10월 7조 4697억원으로 소폭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전체적인 추세는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형국이다. 10월 기준 리볼빙 잔액은 역대 2번째 기록이다. 

이월 잔액 규모가 커졌다는 건 시중대출을 이용하지 못하는 고객들이 리볼빙 서비스로 내몰리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더해 리볼빙 수수료율이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불편한 시선이 강해졌다. 특히 신용점수 700점대 이하 중저신용자의 금리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고금리 대출성 계약’으로 정의내린 리볼빙 급증은 결국 가계부채 증가, 서민 금리 부담으로 연결된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8개 전업카드사의 700점 이하 회원 평균 리볼빙 수수료율은 18.61%에 달한다. 대출 법정금리 이자인 20.0%에 육박하는 셈이다. 7월 말 기준 18.41%와 비교하면 3개월 사이 0.2%포인트 증가했다.

10월 기준 리볼빙 평균 수수료율이 가장 높은 카드사는 17.88%인 롯데카드였으며, 신용점수 700점 이하 평균 기준으로는 KB국민카드가 19.24%로 수수료율이 가장 높았다. 이외에도 현대카드(19.01%), 비씨카드(19.16%)가 중저신용자에 타 카드사 대비 높은 수수료율을 부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카드업계 평균 수수료율도 16.7%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카드사 리볼빙 광고실태 점검을 진행한 뒤 지난 11일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리볼빙 이용시 소비자가 알아야할 유의사항도 함께 안내했다.

또한 금융당국은 리볼빙 잔액이 급증 또는 연체율이 높은 카드사들을 대상으로 건전성 리스크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카드사 리볼빙 서비스를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자 카드업계도 내심 긴장하는 모양새다. 카드사의 전통적 수익원인 신용카드 수수료 부문 수익성이 급격히 저하된 상황에서, 리볼빙마저 대대적인 규제를 당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고금리 장기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DSR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리볼빙으로 갈아타는 건 고객(이용자)의 선택이라는 볼멘 소리도 일각에서 나온다.

실제로 카드업계는 지난해 11월1일부터 리볼빙 관련 설명을 강화한 개정약관을 시행 중이다. 해당 약관에는 리볼빙 수수료율, 최소결제비율 및 약정결제비율, 일시상환방법 등을 비롯해 이월잔액이 발생할 경우 신용도가 하락할 수 있는 위험성도 담겨있다.

이처럼 불완전판매 소지 여부를 최소화한 카드업계 입장에서 리볼빙에 대한 추가 규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다만,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확대 취지 자체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상생금융 규모와 대상이다. 더이상 인하여력이 없는 신용카드 수수료율 대신 리볼빙이나 카드론 등이 대상이 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는 것도 부담이다. 수익성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달 중 여신업계 CEO들과 만나 간담회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금융지주 회장단, 은행장과 보험업계 CEO와의 간담회는 마무리했으며, 앞서 열린 간담회 모두 ‘상생금융’이 화두였다. 카드업계 역시 주요 논의 안건 중 하나가 ‘상생금융’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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