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채권 vs 간접채권'…태영건설 워크아웃이 몰고 온 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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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채권 vs 간접채권'…태영건설 워크아웃이 몰고 온 파장은?
  • 우한나 기자
  • 승인 2024.01.10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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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워크아웃 여부, 오는 11일 확정될듯
제2금융권, ‘시공 지연’으로 인한 리스크 우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워크아웃 관련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사진 캡션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워크아웃 관련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신청하면서 태영건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투자한 상호금융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대적 소액 채권자인 제2금융권의 우려가 큰 탓이다. 시중은행을 비롯한 직접 채권자에 가려 2금융권 간접 채권자들의 목소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9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두고 한때 법정관리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채권자와 태영건설 측 갈등은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 이날 태영건설이 발표한 자구책 이행 약속 등이 채권단과 금융당국 등으로부터 우호적 반응을 이끌어내면서다. 갈등 국면을 지켜보던 제2금융권에서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지만 복잡한 심정도 감지된다. 직접 채권자와는 사뭇 다른 이해관계로 얽혀있기 때문이다. 

앞서 태영건설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1549억원의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대금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 등 4가지 자구책을 제시한 바 있다.

이후 태영건설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전액을 납부하면서 워크아웃 개시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커졌다.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는 오는 11일 개최될 예정으로, 이르면 이날 워크아웃 개시 여부가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현재 태영건설의 부동산PF 보증 채무는 9조5000억원에 달한다. 태영건설에 직접 PF 대출을 내준 금융사는 시중은행을 비롯해 자본력이 튼튼한 곳이지만, 570여개 협력사와 400여개 금융 채권자들 중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캐피탈 등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들의 채권액 비중은 시중은행 등 주요 채권단 대비 규모가 작다.

금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금융권 태영건설 부동산PF 관련 위험노출액 총 4조5800억원 가운데 비은행권 위험노출액은 여신전문금융사(카드·캐피탈사) 5000억원, 새마을금고 4700억원, 상호금융 1800억원, 저축은행 70억원 등 2금융권 전반에 분산돼 있다.

워크아웃이 개시되려면 채권액 기준 75%의 동의율을 받아야 하는데, 상대적 소액 채권자인 2금융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태영건설에 유형자산이나 주식 등 직접적으로 담보를 취득한 직접 채권자들의 입김이 세기 때문에 태영건설이 직접 채권자들 설득에만 치중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상호금융기관이나 저축은행, 캐피탈 등 간접 채무자인 2금융권이 주목하는 것은 태영건설이 손 놓고 있는 건설 사업장을 제때 시공 완료할 수 있는지 여부다. 공사 지연으로 인한 리스크 확대를 우려하는 것이다.

시중은행의 경우 자체 대손충당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태영건설이 부도 상황에 몰려도 손실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기관들의 경우 워크아웃으로 시공이 지연되면 치명적인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상호금융업계 관계자는 “태영건설이 빨리 시공을 완료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워크아웃에 대한 리스크는 털어버리고 시공에 집중했으면 한다”며 “직접 채권자는 돈을 못 받는 게 걱정이지만 간접 채권자들은 시공 지연으로 발생하는 부가적인 리스크가 걱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같은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신년 금융현안 간담회’에서 “채무자 측이 회사를 살리려는 의지가 확인될 경우 채무자의 직접 채무뿐만 아니라 직간접 채무, 이해관계자에 대한 지원 등도 폭넓게 고려하는 것이 워크아웃 본래 취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보험·저축은행 담당)
좌우명 : 아는 것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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