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종투사 남은 퍼즐 ‘3500억’…‘자산 재평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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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종투사 남은 퍼즐 ‘3500억’…‘자산 재평가’에 달렸다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4.01.29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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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 2조6503억…장부상 토지 750억
본사 매각 시 약 4000억 차익 예상…마스턴투자운용 등과 협상 中
종투사 이어 올해 안에 초대형 IB 도전…이어룡 회장 “연내 목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대신증권이 자산 재평가 등을 통해 자기자본을 확보한 뒤 오는 4월 금융위에 종투사 신청을 할 계획이다. 사진은 대신증권 사옥 전경. ⓒ사진제공 = 대신증권
대신증권이 자산 재평가 등을 통해 자기자본을 확보한 뒤 오는 4월 금융위에 종투사 신청을 할 계획이다. 사진은 대신증권 사옥 전경. ⓒ사진제공 = 대신증권

대신증권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다. 사옥 매각이 한 차례 불발되긴 했지만, 자산 재평가 등 ‘플랜B’를 통해 부족한 자기자본을 확충하는 데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해 4분기 순이익과 함께 토지 재평가를 통해 자기자본 3조 원을 달성한 뒤 오는 4월 금융위원회에 종투사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지난해 3분기 말 별도 기준 대신증권의 자기자본은 2조1702억 원이다. 같은 시기 △대신에프앤아이 △대신저축은행 △대신자산운용 △대신자산신탁 △대신프라이빗에쿼티 등 총 5개 자회사로부터 받은 4801억 원의 중간배당을 합친 자기자본은 2조6503억 원으로, 3조 원까지 약 3500억 원 가량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앞서 대신증권은 사옥 매각을 통해 자기자본 3조 원 달성을 향한 여정에 마침표를 찍으려 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을 사옥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약 두 달 반이라는 기간 동안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 한 채 양해각서 계약기간이 만료됐다.

사옥 매각이 무산된 후 대신증권의 선택은 자산 재평가였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시장 유동성이 부족해짐에 따라 사옥을 헐값에 매각하기보다는 순이익과 자산 재평가 등을 통해 종투사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사옥 매각은 종투사 달성을 위한 여러 방안 중 하나일 뿐”이라며 “계열사 배당을 실시한 상황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수익이 조금씩 쌓이고 있고,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산들에 대한 재평가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유형자산 중 재평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자산은 토지”라며 “감가상각이 발생할 수 있는 건물 등과 달리 토지는 재평하기 적절한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대신증권의 유형자산은 2385억3501만 원 규모이며 이 중 토지가 746억 원을 차지한다.

실적 결산 시기를 고려했을 때 대신증권은 2023년 4분기 순이익과 토지 재평가를 통해 자기자본 3조 원을 달성해야 한다. 단순 계산상 토지 재평가의 경우 기존 가치보다 4배 이상의 가치를 평가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대신증권은 자기자본 3조 원 달성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는 눈치다. 증권업계에 닥친 위기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도 그 같은 대신증권의 자신감에 한몫한다. 여타 증권사들이 차액결제거래(CFD) 사태로 인해 미수금·충당금 문제에 직면했을 때 대신증권은 그렇지 않았다. 애초 CFD 거래를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지스자산운용과의 협상 결렬 당시 업계에서 본 대신증권 사옥 가치는 약 6000억~7000억 원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매각이 이와 유사한 수준에서 이뤄진다면 2400억 원을 들여 지은 본사 건물로 약 4000억 원의 차익을 얻게 될 전망이다. 이는 대신증권이 토지 재평가를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대신증권은 마스턴투자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등과 사옥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기자본 3조 원 달성을 위해 토지 재평가를 하겠다는 것 자체가 어느정도 자신감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종투사 자격 요건 충족 이후 초대형 IB(자기자본 4조 원) 입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실제로 이어룡 대신파이낸셜 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이 같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회장은 “올해 대신파이낸셜그룹의 전략목표는 대신증권의 자기자본 4조 원 달성”이라며 “각 사업부문이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한다면 올해 말 자기자본 4조 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종투사로 지정되면 자기자본 대비 100%이던 기업신용공여 한도가 200%로 두 배 확대된다. 이와 동시에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대차, 증권 대여, 컨설팅 등의 프라임브로커리지 서비스(PBS)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7월 외국환거래 자격 요건이 자기자본 4조 원에서 3조 원으로 하향 조정되기도 했다.

자기자본 4조 원 달성 후 초대형 IB로 지정될 경우 발행어음 업무가 가능해진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발행어음 전체 잔고 규모는 35조3734억 원이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증권·핀테크 담당)
좌우명 : 닫힌 생각은 나를 피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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