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적자’ 이마트, ‘가격 역주행’ 프로젝트 의미는 [안지예의 줌-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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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적자’ 이마트, ‘가격 역주행’ 프로젝트 의미는 [안지예의 줌-아웃]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4.02.20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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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공동 판매로 통합 소싱 능력 극대화 추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 트렌드 속 기업들이 어느 때보다 발 빠르게 경영 전략을 세우고 있다. 기업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생존 날갯짓이 되는 가운데, 오늘 그들의 선택이 현재 시장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내일의 모습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 [줌-아웃] 코너에서 분석해본다. 때로는 멀리서 보아야 잘 보이는 만큼, 나무가 아닌 숲으로 시각을 넓혀 업계의 ‘큰 그림’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15일 오전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가격 역주행'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다. ⓒ이마트
15일 오전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가격 역주행'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다. ⓒ이마트

이마트가 올해 가격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건다. 대형마트들이 지속적으로 ‘초저가’ 등을 내세워 소비자 발길을 이끌려 한다는 점을 미뤄볼 때 가격 경쟁력 강화는 크게 특별할 게 없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이마트가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본 상황에서 오프라인 계열사들을 통합해 소싱 경쟁력을 대폭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된 첫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새해 고물가 부담 줄이기 선포

이마트는 새해를 열며 ‘2024 가격파격’을 예고했다. 본업 경쟁력 강화를 천명하면서 필수 먹거리와 생필품을 최저가 수준으로 제공하겠다는 선언이었다.

가격파괴 선언을 통해 이마트는 우선 매월 식품들 중에서 ‘Key 아이템’ 3가지를 뽑아 초저가로 판매한다. 동시에 구매 빈도가 많은 주요 가공식품-일상용품 40개 카테고리 상품을 월별로 초저가에 제공한다. 40개 상품 카테고리는 유지하되 카테고리 내 상품은 시즌·트렌드에 맞춰 새롭게 정해진다. 이마트는 특정 브랜드에 국한되지 않아 더 많은 제조업체가 부담 없이 가격파격 선언에 동참할 수 있고 그만큼 지속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달부터는 ‘가격 역주행 기획상품’을 선보인다. 정식 명칭은 ‘가격역주행 1993’으로, 물가는 오르지만 이마트의 가격만은 거꾸로 가겠다는 목표를 앞세웠다. 또 이마트가 처음 문을 연 1993년을 프로젝트명에 넣어 이마트 30년 업력을 총망라한 가성비 상품을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마트는 소싱 노하우와 유통구조 혁신 그리고 제조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정상가 대비 30~50% 저렴한 가격으로 한정판 상품을 준비했다. 2월 1차 상품 출시를 시작으로 4월, 7월, 10월 총 네 차례에 걸쳐 분기별로 50개 이상의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계열사 통합 시동…“소싱 노하우 총동원”

특히 이번 가격 역주행 1993은 이마트가 이마트에브리데이와 손잡았다는 데서 의미가 크다. 이마트는 신규 공급처 발굴과 제조업체와의 콜라보 등 소싱 노하우를 총동원해 54개 상품을 최저가 수준에서 기획했다. 이 중 32개는 에브리데이에서도 동일한 가격에 판매된다. 

특히 양사가 공동 판매하는 상품들은 쌀, 라면, 치즈, 고추장, 샴푸, 주방세제 등 고객들이 일상적으로 빈번하게 사는 아이템으로 선별했다. 집과 좀 더 가까운 슈퍼에서 이마트 특가 상품을 살 수 있다면 소비자가 얻는 편익이 더 클 것이라는 복안이다. 본업인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도 노릴 수 있다.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상품본부장을 겸임하는 황운기 본부장은 “가격역주행은 산지 직거래, 제조업체와의 콜라보 등 이마트가 오랫동안 쌓아온 상품 기획 노하우가 집약된 프로젝트”라며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의 공동 판매를 통해 판로가 한층 넓어진 것도 물량을 대량 확보하고 가격을 낮춰 고객 혜택을 늘린 비결”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슈퍼마켓), 이마트24(편의점)는 한채양 대표 부임과 함께 공동체제로 묶이게 됐다. 사업 효율성을 높여 상품과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대표를 모두 맡고 있는 한 대표는 “독보적인 가격 리더십으로 고객 혜택을 극대화하겠다는 ‘가격파격 선언’의 비전은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가 힘을 합침으로써 더욱 큰 효과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기능 통합을 통한 시너지는 이마트의 본업 경쟁력을 높이고,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성장을 가속화시키는 무기가 된다”며 “이마트 3총사는 앞으로도 협업을 적극 도모해 시너지를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 시너지, 수익성 개선 열쇠 될까

이마트가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와의 협업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형마트는 업황 악화 등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46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순매출은 29조47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본업인 할인점 사업부의 경우 연간 매출액이 12조871억 원으로 2.6%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929억 원을 기록하면서 48% 가량 하락했다.

이에 이마트는 소싱 능력을 극대화해 수익 개선 효과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상품 통합매입과 원가 개선, 물류 효율화 등을 도모해 가격 경쟁력이 확보되면 본업 경쟁력도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이라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앞서 지난해 12월 ‘통합추진사무국’을 설립하고 통합 구매 시스템을 구체화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가에서도 이마트의 상품 통합매입, 물류 효율화 전략에 대해 긍정적인 평을 내놓고 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각기 다른 유통 업태의 통합 운영 영역을 넓혀 시너지를 창출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인데, 단기적인 실적 개선 시그널은 아직 부족하지만 조직 개편 이후 신규 점포 출점, 기존점 리뉴얼, 통합 운영 등 본업의 경쟁력 강화를 시도하고 있어 변화가 감지된다”고 진단했다.

실제 롯데쇼핑의 경우 이 같은 방식으로 수익성 제고에 성공했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0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31.6%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롯데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873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80.4%나 늘었다. 이는 지난 2014년 이후 10년 만의 최대 규모 흑자다. 롯데슈퍼와의 통합 소싱 작업에 공을 들인 게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마트도 올해 3사 통합 소싱을 강화해 매출 강화와 수익 개선을 모두 잡겠다는 구상이다. 이마트 측은 “오프라인 3사 기능 통합 시너지가 본격화되고, 온라인 사업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어 올해 연말 사상 첫 연매출 30조 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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