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한계 생보업계…“돌파구 찾아라”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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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한계 생보업계…“돌파구 찾아라” [현장에서]
  • 우한나 기자
  • 승인 2024.02.29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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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연구원 ‘생명보험 산업의 미래’ 세미나
2015년부터 성장 멈춰…인구수·경제성장 둔화
단기납 종신보험 경쟁 대신 새로운 상품 개발해야
해외진출·요양산업 등 신성장동력 확보도 필수적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보험연구원 컨퍼런스룸에서 ‘생명보험 산업의 미래, 경영자가 말한다’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개최됐다. 민기식 前KB생명보험 부회장이 주제 발표를 맡았다. ⓒ시사오늘 우한나 기자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보험연구원 컨퍼런스룸에서 ‘생명보험 산업의 미래, 경영자가 말한다’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개최됐다. 민기식 前KB생명보험 부회장이 주제 발표를 맡았다. ⓒ시사오늘 우한나 기자

생명보험의 성장 동인과 새로운 생태계를 구현하기 위해선 변화될 시장에 대한 색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보험업계 안팎에서 힘을 얻고 있다. 단순 보험 판매만으로는 생보산업을 발전시키기 어려운 한계점에 이미 도달했다는 냉철한 판단도 나온다. 

29일 보험연구원이 개최한 ‘생명보험 산업의 미래, 경영자가 말한다’ 세미나에서 민기식 전(前) KB라이프생명 부회장은 보험만 판매해선 안 되는 시대가 왔다며 차별성을 갖고 새로운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해외진출이나 요양산업 등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산업의 성장요인은 인구변화와 경제성장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인구가 증가하고 경제성장이 활발할 때 생보산업도 활성화된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최저 수준의 출생률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 경제성장률도 OECD 국가 평균보다 낮아지기 시작했다. 이런 관점에서 생명보험업계는 2015년부터 성장을 멈춘 상태다.

보험연구원은 이처럼 정체기에 들어선 생보업계를 살리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대응전략을 제시했다. 인구수나 경제성장률과 같은 외부 요인이 아닌 내부 변수를 변화시키는 게 핵심이다.

민 부회장은 우선 과도한 신계약 위주의 경영을 지적했다. 보험사들이 보험계약마진(CSM)을 도입한 이후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가 급증했다. 해당 보험을 팔면 바로 당기순이익에 반영돼 수익 창출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생보사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단기납 종신보험의 환급률을 경쟁적으로 올리는 등 과열 양상을 보였다. 금융당국은 과열경쟁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와 보험사들의 재정건전성을 우려해 생보사 제재에 나서기도 했다.

민 부회장은 “단기납 종신보험이 CSM을 확보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건 맞지만 당장 판매가 잘 된다는 이유로 단기납 종신보험에 매몰되면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는 데 방해 요소가 된다”며 “시장 대세에 묻히지 않도록 새로운 상품 개발에 적극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생보사들이 투자보다 비용절감에 치중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개척에는 미흡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생보사 입장에서는 미래에 대한 투자보다 즉각적으로 효과가 나오는 상품 판매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민 부회장은 해외진출, 요양산업, 연금보험 등 신성장동력 개척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주재원을 파악하고 현지 보험시장 정보를 파악하는 데 최소 3~4년이 소요된다. 아울러 요양산업도 기대수익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려면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데 이에 따른 비용부담을 감내하면서 투자를 감행하기에는 생보사들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해외진출이나 요양산업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줄어드는 인구수와 둔화하는 경제성장 속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민 부회장은 “생보사의 해외진출은 꼭 해야 할 이슈”라며 “인구와 경제성장 측면에서 국내는 성장동력이 사라지고 있으므로 회사 규모와 관계없이 동남아시아 등 해외진출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보험·저축은행 담당)
좌우명 : 아는 것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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