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스톱 인수’ 끝낸 세븐일레븐, CU·GS25 잡을 카드는
스크롤 이동 상태바
‘미니스톱 인수’ 끝낸 세븐일레븐, CU·GS25 잡을 카드는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4.04 09: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니스톱 인수 작업 ‘완료’…통합비용 등으로 영업손실 1025%
저효율 점포 정리해 수익성 제고…시장점유율 1년 새 3%p↓
‘킬러 콘텐츠’ 발굴 안간힘…‘글로벌’, ‘PB상품’ 카테고리 강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세븐일레븐(왼쪽), 미니스톱. ⓒ코리아세븐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 흡수 작업을 2년 만에 끝냈다. 이로써 점포 수가 1만3000개점을 돌파해 CU, GS25와 함께 편의점업계 ‘빅3’에 확실히 묶이게 됐다. 인수 과정에서 수백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이 발생한 가운데, 올해 영업 전략으로 내세운 ‘글로벌 식품’과 ‘자체 브랜드(PB)’ 강화로 반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최근 미니스톱과의 통합을 실질적으로 완료했다고 밝혔다. 2022년 5월부터 시작, 약 2년 만이다. 이번 인수로 세븐일레븐 점포 수는 1만3000여 개로 늘었다. 인수 전 세븐일레븐 점포 수는 1만2000여 개, 미니스톱은 2600여 개로 집계된다.

업계 관계자들에 의하면 세븐일레븐에게 미니스톱 인수 외 다른 선택지는 없었던 걸로 보인다. 당시 약 6000여 개 점포를 가진 이마트24가 미니스톱을 더해 추격하는 것을 막는 동시에, 1만6000여 개 점포를 보유한 CU, GS25를 턱밑까지 따라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수 효과로 세븐일레븐의 2022년 시장점유율은 전년(22%)보다 5%p 상승한 27%로 뛰어올랐다.

몸집을 불리면서 시장의 파이를 끌어오는 덴 성공했으나, 인수 작업으로 발생한 영업손실을 메꿔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4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의 지난해 매출은 연결 기준 5조6918억 원, 영업손실 55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이 4.3% 느는 동안 영업손실은 1025%, 10배 넘게 불어났다. 

실적 하락 여파로 신용등급도 내려앉았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기업평가는 코리아세븐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세븐일레븐 측은 “인수 작업 비용 탓”이라며 “이제는 더 이상 관련 비용이 들 일이 없는 만큼 올해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사는 악화된 살림을 관리하기 위해 ‘투자’보단 ‘내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먼저 매출이 안좋은 저효율 매장을 정리했다. 이에 인수 직후 27%까지 끌여올렸던 시장점유율은 이듬해엔 24%로 밀려났다. 그 사이 CU와 GS25의 점포수는 더 늘어나 격차가 다시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1만7762개인 CU와 1만7390개인 GS25에 비해 세븐일레븐은 1만3130개로 약 4000개 가량 차이가 난다.

당장은 뒷걸음질치는 모양새라도 외형 성장보단 수익성 관리를 우선순위에 둔 것으로 보인다. 올해엔 상품 카테고리를 대폭 확대해 내실화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세븐일레븐을 대표하는 ‘킬러 콘텐츠’를 발굴하려는 전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 점포 수가 1만 개 이상이면 더 이상 숫자가 중요하지 않다”면서 “상품 카테고리가 좋으면 300m 앞의 A사보다 500m 앞의 B사를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븐일레븐이 새로운 모멘텀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세븐일레븐은 그 승부수로 ‘글로벌’과 ‘PB’를 꼽았다. 회사는 지난해 1월 ‘PB개발·글로벌소싱팀’을 신설한 바 있다. 이들은 올 들어 본격적으로 해외 인기 식품들을 대거 들여오는 동시에 PB 상품을 개발, 수출에 나선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29일 올해 ‘글로벌 콘텐츠’의 첫선으로 일본 관동지역에서 인기인 ‘페양구 야끼소바’를 선보이기도 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인 세븐일레븐에게 ‘글로벌’은 양날의 검과 같다. 20개국에 뻗어 있는 해외 지점을 기반으로 인기 상품을 소싱하기 쉽다는 강점이 있지만, 그 만큼 미국 본사에 상표와 기술사용료 명목으로 로열티(매출의 0.6%)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곳간을 채우기 까다로운 구조다. 

이에 세븐일레븐은 ‘PB’ 상품을 직접 개발해 수출하는 것으로 약점을 보완하려는 복안이다. 올 초까지 세븐일레븐은 하와이·대만·말레이시아 등에 40여 개 품목을 65회 수출했다. 새로 출범한 팀은 해외 지점 세븐일레븐과의 네트워크를 넓히며 PB 상품 수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니스톱의 인기 콘텐츠도 활용한다. 기존 미니스톱의 대표적인 인기 식품은 ‘소프트아이스크림’과 ‘치킨’이다. 세븐일레븐은 미니스톱의 소프트아이스크림을 ‘세븐소프트’로 이름을 바꾸고 판매를 그대로 이어간다. ‘매콤넓적다리’ 등 치킨도 미니스톱과 같은 방식으로 제조해 선보인다. 특히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미니스톱 매장의 경우, 세븐일레븐의 ‘푸드드림’ 서비스를 적용해 점포 내 시식 공간을 마련할 방침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인수 작업을 2년 만에 끝낸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린 건 아니라 생각한다”면서 “이제 성장만 남았다”고 했다.

이어 “60~70명에 이르는 MD(상품기획자)들이 콘텐츠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며 “미니스톱과의 시너지 창출, 킬러 콘텐츠 발굴 등으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올해 실적 개선을 이룰 것”이라고 자신했다.

담당업무 : 의약, 편의점, 홈쇼핑, 패션, 뷰티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Enivrez-vous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