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으로 몰려간 이커머스…충성고객 잡기 각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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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으로 몰려간 이커머스…충성고객 잡기 각축전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4.04.08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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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 확장 위해 뷰티 취급 늘려…경쟁 강도도 높아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이커머스업계가 화장품 카테고리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시장에 뛰어든 수준을 넘어 플랫폼 고유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상품과 서비스를 늘리는 단계에 진입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화장품 카테고리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지 오래지만,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와 다이소 등도 화장품 진입을 노리고 있는 데다 기존 강자인 CJ올리브영의 기세도 이어지고 있어 각축전이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일 오후 서울 시내 화장품 매장에서 고객이 화장품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단독 상품·혜택 강화…화장품도 ‘락인’ 노려


최근 이커머스 기업들은 단독 상품과 화장품 구매 고객을 위한 혜택 등을 늘리고 있다. 화장품 카테고리에서도 ‘락인 효과’를 극대화해 플랫폼의 성공을 좌우하는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롯데온은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 ‘비브이엠티’와 손잡고 8일 단독 뷰티 브랜드 ‘쿼터노트’(QUARTER NOTE)를 론칭한다. 유통사 롯데온과 제조사 비브이엠티가 공동으로 기획·개발한 브랜드, NPB(National Private Brand)다. 첫 상품으로는 쉐이딩 2종과 하이라이터 1종 등 색조 메이크업 3종을 단독으로 출시하며, 론칭을 기념해 최대 43%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번 상품은 차별화된 브랜드와 상품을 선호하는 2030세대 고객을 겨냥해 개발됐다. 쿼터노트는 기존 상품들과 달리 한 번의 사용만으로 색상이 피부에 착색돼 오래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롯데온 측은 “최근 경쟁이 치열한 커머스·뷰티 업계에서, 세상에 없던 단독 상품을 선보임으로써 고객 관심과 유입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SNS 활동에 적극적인 2030세대를 위해 해당 상품을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는 요소를 가미했다. 최근 SNS에서는 메이크업 방법을 알려주거나, 이전과 이후의 모습을 비교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30초 이내의 짧은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같은 기능을 통해 쉽게 지워지지 않는 상품의 콘셉트가 담긴 영상과 콘텐츠가 자발적으로 제작될 것으로 회사 측은 내심 바라고 있다.

11번가는 뷰티 카테고리 구매고객을 위한 혜택을 강화하기 위해 ‘뷰티라운지’ 프로그램을 오픈했다. 뷰티라운지에서는 60개 인기 뷰티 브랜드가 발급한 쿠폰이 제공된다. 10%부터 25%까지의 할인 쿠폰이 ID당 32장까지 발행되며, 최대 5만 원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1번가에서 지난 3개월 동안 뷰티 카테고리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고객이라면 뷰티라운지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별도 신청 과정은 없으며, 구매 이력을 기반으로 매월 자동으로 선정된다. 구매 경험이 없더라도 11번가에서 한 번이라도 뷰티 카테고리 제품을 구매한다면, 다음 날 바로 뷰티라운지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이영진 11번가 마케팅담당은 “2월부터 두 달 동안 뷰티라운지를 시범 운영한 결과, 참여 브랜드 수가 75% 증가하고 할인 쿠폰을 사용해 구매한 고객 수는 28% 증가하는 등 반응도 좋은 편”이라며 “뷰티라운지를 통해 11번가의 뷰티 충성 고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뷰티 제품의 재구매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했다.

쿠팡은 인기 뷰티 브랜드 제품을 혜택과 함께 선보이는 ‘메가뷰티쇼’를 개최한다.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열리는 메가뷰티쇼는 쿠팡이 1년에 세 번 진행하는 대표적인 뷰티 행사다. 특히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온라인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화장품은 상품 특성상 직접 체험해보고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번 행사에서는 에스트라, 닥터지, 라로슈포제, 아벤느, 에뛰드 등 국내외 인기 브랜드를 최대 70% 특가에 선보인다. 선크림, 틴트, 폼클렌징, 쿠션, 마스크팩, 파운데이션 등 봄철에 특히 인기가 높은 제품의 라인업도 강화했다. 

 

올리브영에 다이소·알리까지 침투…차별적 경쟁력 갖춰야


이커머스 기업들은 온라인 성장세가 주춤해지자 화장품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너도나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기존 공산품 판매에서 식품 카테고리로 영역을 넓혀 왔고, 그 다음 단계로 바로 화장품을 낙점한 것이다. 

이는 온라인 소비 영역이 확장된 데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기도 하다. 통계청이 지난 1일 발표한 ‘2024년 2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 동월보다 11.0% 많은 18조976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12.1% 증가한 14조2039억 원을 기록, 그 비중이 74.8%로 전년 동월 대비 0.6%포인트(p) 늘었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선호하고 모바일 쇼핑에 익숙한 1020세대가 온라인 뷰티 시장의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다.

하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오프라인 H&B(헬스앤뷰티) 시장을 평정한 CJ올리브영은 당일배송 서비스 ‘오늘드림’을 통해 온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오늘드림은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3시간 이내 배송해 주는 서비스다. 올리브영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이 전년 대비 39% 증가한 3조8612억 원, 영업이익은 약 70% 급증한 4660억 원이다. 

최근엔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계 이커머스와 다이소도 뷰티 시장에서 새롭게 뜨는 유통채널로 주목받고 있다. 다이소의 경우 화장품이 주력 상품은 아니지만 기초·색조 등 몇몇 뷰티 제품들이 입소문을 타고 품절 대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다이소 뷰티 상품은 다른 균일가 상품과 마찬가지로 1000~5000원이라는 가격에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국내 주요 화장품 제조사가 만들어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알리익스프레스도 국내 화장품 시장에 본격 뛰어드는 모습이다. 한국 상품을 판매하는 ‘K-베뉴’를 중심으로 취급 상품을 늘리려는 움직임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알리익스프레스는 1000억 원 상당의 쇼핑 보조금을 지원하는 ‘1000억 페스타’에 참여할 한국 뷰티 입점사를 모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화몰, 일명 버티컬 몰을 강화하는 추세 속에서 온라인 화장품 카테고리도 함께 확대될 수밖에 없는 흐름”이라며 “이커머스업계도 빠른 배송, 저렴한 가격, 상품 소싱 등 특수한 경쟁력을 갖춰야 화장품 카테고리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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