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민의 의학 이야기>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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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민의 의학 이야기>궁합
  • 이창민 자유기고가
  • 승인 2013.12.2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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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이창민 자유기고가)

족발과 새우젓, 마늘과 쌈장, 찐계란과 소금, 신선한 생선회와 짠내나는 간장, 쓰디쓴 블랙커피와 달달한 케이크….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분명 별개로만 먹으면 밍밍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인상을 찌푸릴 정도로 고약한 맛을 내지만 이 둘을 함께 취하여 먹으면 신기하게도 맛이 어우러져 미소를 짓게 하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다. 이들은 홀로 있을 때보다는 같이 있을 때 더욱 빛을 발하는 서로 궁합이 맞는 존재들이다. 반대로 커피와 간장, 쌀밥과 흰 우유처럼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같이 취한다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속이 울렁거린다.

이렇게 같이 있을 때 더욱 빛을 발하는 궁합이 맞는 존재들은 우리 주변에 널려 있으며 서로 궁합이 맞지 않는 존재들이 같이 부대끼며 지내는 통에 온갖 마찰이 일어나기도 한다. 우리가 무심코 복용하는 의약품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같이 취하는 것의 종류에 따라 약효를 저하시키거나 심한 경우 우리 몸에 해를 미칠 수도 있다. 식약청 자료에 따른 대표적인 약품별 주의사항은 다음과 같다.

◇우리가 흔히 복용하는 해열 진통 소염제는 많이 복용할 경우 위장과 간에 손상을 주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데 만성적으로 술을 섭취하는 사람은 이러한 부작용의 위험성이 증대된다. 대부분 약물의 경우 술과 궁합이 맞지 않지만 특히 이러한 해열 진통 소염제를 복용할 때는 음주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평소에 술을 자주 섭취한다면 의사 또는 약사와 반드시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무좀약은 유제품이나 제산제와 함께 복용할 경우 약효 성분이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배출되어 약효가 떨어진다. 따라서 이러한 식품들은 무좀약을 복용한 후 2시간 이후에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케토코나졸 계통 무좀약을 복용하면서 술을 마실 경우에는 오심, 구토, 복부경련, 두통, 홍조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이 약을 복용할 때는 최소 3일간은 음주를 피해야 한다. 참고로 무좀약 중 케토코나졸이 함유된 약은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성 때문에 현재 판매 금지된 상태이니 혹시라도 이러한 약물은 복용을 하지 말아야 한다.

◇많은 경우 변비약은 복용 후 변형 없이 고스란히 위장과 소장을 통과한 다음 비로소 대장에 도착한 뒤 녹아야 제대로 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약물이 대장에 도달하기도 전에 녹아버리지 않도록 변비약에는 특수 코팅이 되어 있는데, 약알칼리성인 우유는 위산을 중화시켜 약의 코팅막을 손상시킴으로써 약물이 대장으로 가기 전 위장에서 녹아버리게 만든다고 한다. 이 경우 약효가 떨어지거나 위를 자극시켜 복통, 위경련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유제품 섭취 시에는 1시간쯤 후에 약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국식약청은 권고하고 있다.

◇성분명의 뒷글자가 ~스타틴인 고지혈증 치료제는 자몽이나 자몽주스와는 같이 복용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자몽이나 자몽주스가 이 약물의 혈중 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약물 복용 후 부득이 자몽이나 자몽주스를 먹고자 할 때는 약 복용 후 2시간 이후에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고혈압 치료제 중 칼슘채널 차단제(~디핀)도 이러한 이유로 자몽이나 자몽주스와는 같이 복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며 같이 복용 시 일부 환자에서는 혈압이 급하게 저하되어 위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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