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캐피탈 6개월 째 매각 진행 중…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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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캐피탈 6개월 째 매각 진행 중…왜?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4.10.24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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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예상보다 크게 낮아진 인수 제시가격…대부업체 반대하는 노조도 한 몫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업계 2위의 아주캐피탈 매각이 난항을 예고 하고 있다. 아주캐피탈은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중. 현재 2개 업체에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고 최종 결정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 그런데 일정이 엿가락처럼 늘어지고 있다.

비슷한 금액대에 매각된 LIG손보도 매각일정을 발표한 지난 3월부터 KB금융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지난 6월까지 3개월여 밖에 걸리지 않은 점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주산업은 지난 4월 아주캐피탈 지분 74.16% 전량을 매물로 내놨다. 매각 발표 당시인 1분기 말 아주캐피탈 장부가는 6999억 원으로 지분율을 고려하면 매각 가격은 5190억 원이 된다. 

▲ 아주캐피탈 로고 ⓒ홈페이지

아주캐피탈은 금융업계의 불황에도 1분기 영업이익 154억 원, 당기순이익 98억 원을 내는 등 알짜매물로 손꼽혀 DGB금융지주와 스페인 기업인 산탄데르 등 여러 곳의 러브콜을 받았다.

특히 일본 금융그룹인 J트러스트가 6000억 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견 없이 인수자가 결정되는 듯 했다.

이에 매각 주관사인 씨티증권도 아주캐피탈을 장부가의 1.3배(6700억 원)로 프리미엄을 붙여 팔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막상 본 입찰에 들어서자 J트러스트는 5000억 원대 초반, 아프로서비스 그룹은 4000억 원대 후반의 금액을 제시해 계획이 완전히 어긋나 버렸다.

씨티증권의 입장에서는 최소한 장부가의 1배를 넘겨야 매각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해 우선협상권을 순순히 넘길 수 없게 된 것이다.

아주캐피탈 매각은 개별협상을 통해 가격 경쟁을 유도하는 '프로그래시브 딜'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일정이 길어지면서 더 이상의 협상은 사실상 무의미해 보인다.

아주캐피탈 노조 등은 아주캐피탈이 대부업체로 매각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어 협상 난항을 시사하고 있다. 인수자로 참여한 업체들이 모두 대부업체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

아주캐피탈 노조는 지난달 22일 "높은 금리와 무분별한 대출로 수많은 국민들을 신용불량자로 전락시키고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뜨린 대부업체에 업계 2위의 캐피탈사를 매각한다면 서민금융생태계는 지금보다 더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경우 임직원은 물론 전국사무금융서비스 노조와 함께 매각 반대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J트러스트는 지난 2012년 친애저축은행을 인수하며 국내 제도권 금융에 진출한 일본 금융그룹이다. 지난 6월에는 SC저축은행까지 인수에 성공했다. 하지만 대부업체인 '네오라인크레디트'로 국내 첫 발을 내딛은 이후 KJI대부금융(원더풀론), 하이캐피탈대부 등을 연이어 인수해 대부업체라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러시앤캐시 등을 소유한 유명한 대부업체다. 지난 7월 예주·예나래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제도권 금융으로 진출했다.

반면 아주캐피탈은 급할게 없다는 분위기다.

본입찰이 시작된지 겨우 20일인데 서둘러 결정할 필요가 있겠냐는 것.

아주캐피탈 관계자는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고 어떤 업체가 우세하다는 등의 구체적인 현상은 전해지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연내 마무리를 위해 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캐피탈사는 저축은행과 달리 금융위원회에 지분인수를 통보만 하면 돼 입찰자에 대한 제한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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