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설계사 구조조정도 입맛대로…갑질 횡포?
스크롤 이동 상태바
삼성생명, 설계사 구조조정도 입맛대로…갑질 횡포?
  • 김유현 기자
  • 승인 2014.12.11 15: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계사 "사측 협박으로 대리점 옮겨가지도 못해"
사측 "이직 자유로운 업종인데 압력 가한들 못 옮기겠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유현 기자)

삼성생명이 SA(Samsung Advisor)사업부 조직개편 과정에서 갑의 횡포를 부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해 8월 삼성생명은 고비용·저효율 지적을 꾸준히 받아온 남성 설계사 조직 SA사업부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그 결과 600여명의 인력이 150명으로 대폭 축소됐다. 해촉된 인원은 회사를 나가거나 독립 보험대리점(GA) 등으로 이동해야 했다.

이처럼 대규모 해촉을 진행하면서도 삼성생명은 설계사들과 사전 논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건 하루아침에, 일방적으로 이뤄졌다는 게 당시 피해자들의 전언이다.

더 큰 문제는 남은 150명이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사측의 협박'으로 본사에 잔류하게 됐다는 사실이다. 사측이 150명을 선정한 기준은 '영업성과'였다.

▲ 삼성생명이 SA(Samsung Advisor)사업부 조직개편 과정에서 갑의 횡포를 부렸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뉴시스

해촉할 땐 '개인사업자'…잔류 강요할 땐 '직원' 명분 들어
''갑' 위치에 있는 삼성생명 입맛대로 설계사 조정' 비난도

보험설계사는 개인사업자다. 때문에 이렇듯 부당하게 해고당해도 사측으로부터 어떠한 지원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영업력이 확인된 직원들은 예외였다. 삼성생명은 이들에 대해 '직원'임을 강조하며 회사에 남을 것을 강요했다. 개인사업자와 직원은 한 끗 차이였다.

이렇게 남은 SA사업부 인력은 WM사업부(Wealth Management)로 편입돼 VVIP를 대상으로 영업을 진행했다. 그럴싸해 보이지만 일부 설계사들은 사측의 이 같은 조치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WM사업부는 임직원이다. 때문에 평가를 받아 급여를 챙긴다. 3개월 연속 계약이 없으면 회사 규정에 따라 해촉된다. 금액보다 꾸준히 계약을 따내는 게 중요하다.

그에 반해 대리점은 전체 월 보험료를 기준으로 실적을 산정한다. 계약 횟수의 연속성보다 금액 크기가 더 중요하다. 금액이 큰 계약을 중점으로 영업해온 설계사들 입장에선 WM사업부보다 대리점이 더 유리하다.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실적 상위권 설계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본사에 남았다. 혹여 부당함에 항의를 했다간 보복을 각오해야 했기 때문이다.

당시 SA사업부에서 일했던 설계사는 "삼성생명은 실적 상위 150등에 든 설계사들에게 대리점으로 이직할 경우 해촉하겠다고 압박을 가했다"며 "그럼에도 이들이 회사를 나갈 경우, 남아있는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지금까지 모집한 고객 또한 이관해 줄 수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삼성생명은 상위 150명 설계사를 받아준 대리점에도 1년 간 지원금을 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때문에 실적이 좋은 설계사들이 모든 권리를 포기하도 이동하려 해도 실질적으로 받아주는 곳을 찾기 어려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기다 사측은 해촉된 설계사들이 6월 내 삼성생명 직영 대리점에서 근무할 수 없도록 막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삼성생명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사측이 설계사들의 이동을 막았다는 건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대리점 취업 건은 설계사나 보험 대리점 내규 등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사측이 압력을 가했다는 건 비약"이라고 일축했다.

본사를 떠나길 원하는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 등을 해 주지 않은 이유를 묻자 삼성생명 관계자는 "고객이 보험계약을 할 때 설계사 개인을 볼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삼성생명이라는 회사 이름을 보고 계약할 가능성이 크다"며 "때문에 계약을 이관해줄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설계사 개인이 고객정보를 갖고 나갈 수 있다면, 여기저기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요즘처럼 민감한 시기에 이 같은 조치는 말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실제 피해자들은 "계약이 가장 중요한 보험 설계사들에게 계약 이관도 안 된다 하고, 계약에 대한 수수료도 지급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이게 압박이 아니면 무엇이겠느냐"면서 "지금도 대리점 이동을 원하지만 삼성생명 횡포로 WM사업부에 묶여있는 설계사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측은 혹시라도 이런 논란이 일까 실적 상위 150명 설계사에게 회사 회의실에서 '잔류를 희망한다'는 서류에 서명까지 받았다"고 성토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