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성완종 파문'에 휩싸인 이완구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 건의가 정치권에서 빗발치고 있다. 이 총리에 대한 거취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벌써부터 차기 총리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 이목이 쏠린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16일 "계속 이 총리가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고 버티는 상황이 이어지면 해임건의안을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정청래 최고위원은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총리가 자진사퇴 하지 않으면 탄핵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여당 내부에서도 이 총리에게 등을 돌렸다.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은 15일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공무원의 최고 수장인 이 총리는 본인이 진퇴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내세웠다.
이재오 의원도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대통령이 없는 동안 직무대행이 총리인데, 수사를 받느냐 마느냐 하는 이 총리가 직무를 대행할 수 있겠느냐"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또 김용태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완구 국무총리는 명명백백한 진실 규명을 위해 국무총리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물망' 오른 김문수·오세훈…朴의 선택은?
일각에선 김문수 혁신위원장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차기 총리 후보 물망에 올랐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안대희·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들 낙마에 이어 겨우 총리 타이틀을 얻은 이 총리까지 자리에서 물러난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총리로 내정할 카드가 많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 위원장과 오 전 시장은 큰 그림을 그리는 만큼 차기 총선보단 행정직에 더 관심이 많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차기 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오 전 시장은 지난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서울시장에서 자진사퇴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시작으로 여당 내부에서 선별적 급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오 전 시장에 대한 재평가도 이뤄지고 있다. 오 전 시장의 주장이었던 선별적 급식이 여당 내부에서 제기되면서 정계 복귀도 한 발 당겨졌다.
오 전 시장이 총리 카드로 거론되는 이유는 친박계 중심을 잡을 인물이 부재하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현재 '성완종 파문'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은 대부분 친박계다. 이 총리도 성완종 파문으로 자리에서 물러난다면 사실상 친박계의 당내 입지는 좁아진다. 박 대통령도 위태로워 질 수 있다.
치명타를 입은 박 대통령이 새롭게 꺼낼 카드는 오 전 시장이 제격이라는 것. 오 전 시장은 54세로, '50대 기수론'을 실현할 수 있다. 또 오 전 시장은 미래연대 출신으로, 비박계 지도부인 K·Y라인을 견제할 수 있는 개혁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오 전 시장이 활동 보폭을 넓히자 지난 3월 <한국갤럽>이 발표한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오 전 시장이 5위에 올라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김문수 혁신위원장의 경우, 이완구 총리가 내정되기 전 김무성 대표와 이인제 최고위원과 함께 총리 후보로 물망에 오른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사실상 총리로 내정됐다는 소문이 여의도 정가에 돌았다. 김 위원장도 차기 총리로 지명되는 것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경기도지사 퇴임을 앞두고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총리 후보자로 떠오른 것에 대해 "김 실장(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와 가까운데 반대할 이유가 있겠느냐"고 답했다.
그는 이어 "청문회를 지켜보면 주민등록 옮긴 것이 제일 많이 얘기되는 데 나는 봉천동과 부천 딱 두 번 이사했다"며 "청문회에 나가더라도 걸릴 것은 없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최대 장점은 행정 경험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경기도지사를 8년 역임하면서 탄탄한 능력을 쌓은 것이 총리 후보자로 떠오르기에 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16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총리 후보로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별로 없다"라며 "이제까지 총리로 지명된 인사들은 논란을 몰고 왔다. 김문수와 오세훈은 논란될 사안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특히 청와대 일각에서 오세훈에 대한 이름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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