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보호법에 꽉막힌 외제차 수리비 개선…정부·업계 노력도 '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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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보호법에 꽉막힌 외제차 수리비 개선…정부·업계 노력도 '허사'
  • 서지연 기자
  • 승인 2015.08.13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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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업체, 대체인증부품 막기위해 자사 순정부품 디자인보호권 등록에 '열'
손보업계, "대체부품제도 활성화 선행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먼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서지연 기자)

과도한 수리비로 문제시 되고 있는 외제차 수리비가 정부와 업계의 노력에도 제대로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수입차업체들의 적극적인 방어 전략과 디자인보호법이라는 벽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13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 41만8000대였던 외제차는 2012년 60만4000대, 2014년 92만대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량 중 외제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16.9%에 달한다.

▲ 외산차의 연평균 증가추세는 21.8%로 전체 자동차 증가추세의 약 8배 수준이다.ⓒ보험연구원

외제차의 경우 대수 구성비가 작은데도 불구하고 사회적비용 유발 효과가 매우 크다는 지적이다. 손해보험사의 2014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80.1%로, 영업적자는 1조1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외제차 사고 시에는 렌트비와 부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2010년 외제차 렌트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9.5%에서 2014년 31.4%로 급증했다. 사고 발생 시 기본적으로 비슷한 수준의 외제차를 렌트하기 때문이다. 부품비 역시 2010년 17.0%에서 2014년 27.4%로 증가했다.

이에 국토부는 올해 1월부터 외제차 수리비 개선을 위한 ‘대체부품제’를 시행했다.

대체부품제는 KAPA가 부품 제조사와 공장, 성능 등을 점검한 뒤 성능이 거의 동일한 제품이라고 인증해주면 부품 제조사는 순정부품의 50∼60% 가격에 팔 수 있는 제도다.

대체부품으로 인증 받은 첫 제품은 BMW 5시리즈의 앞 펜더(좌우)다. 대만 업체 TYG가 생산한 제품으로 106만7880원짜리 메르세데스벤츠 ‘E350’ 앞 범퍼는 대체부품을 사용하면 60만 원 안팎, 120만6040원짜리 BMW ‘530i’ 보닛은 60만∼70만 원대에 각각 교체할 수 있다.

국회도 팔을 걷어부쳤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병석 의원은 지난달 열린 정책토론회를 통해 "외제차 등 고가 차량이 늘어나면서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며 "외제차 보험료 관련 제도가 합리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국정감사 등의 자리에서 관심 있게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도 동참하고 나섰다. 신속한 제도 개선을 위해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 대체부품 특약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대체부품 특약은 자동차 수리 시 대체부품을 활용할 경우 고객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다.

▲ 국산차와 외제차의 충돌사고ⓒ뉴시스

하지만 이러한 정부와 업계의 노력이 무용지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외제차회사들이 공식매장에서 대체부품을 판매하지 않거나 대체부품 제작 자체를 못하도록 방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부품제가 실시된 이후 처음으로 출시된 대만 TYG사의 BMW 5시리즈 전방 좌우 펜더는 현재 수입차회사의 공식매장에서 판매되지 못하고 있다. 다른 수입차회사들도 대체부품에 대해서 BMW코리아와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수입차회사들은 아예 대체인증부품을 만드는 것 자체를 막고자 자사 순정부품 디자인보호권 등록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디자인보호법은 등록된 제품의 디자인을 20년간 보호하게 돼 있어 사실상 대체인증부품을 만들 수 없는 구조다.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이 자동차부품의 디자인 보호기간을 미국이나 유럽과 마찬가지로 3년으로 줄이는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했지만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시행되기까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지는 미지수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업계가 전반적으로 외제차 수리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있다”면서도 “대체부품제도가 활성화가 선행돼야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먼저 조성돼야 보험사가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은행, 보험, 저축은행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Carpe Diem & Memento M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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