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나는 험지출마 안 한다고 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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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나는 험지출마 안 한다고 전해라'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12.24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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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金, 부산 영도 '국민공천제' 시험대로 삼아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 뉴시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험지출마론'에 여권이 요동치는 모양새다. 김 대표는 "당의 소중한 자산이 되는 명망가들이 20대 총선에서 수도권 등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가 험지출마를 제안한 배경에 당내 친박(친박근혜)계를 견제하려는 의중이 깔려있다고 보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그는 지난 22일 안대희 전 대법관, 23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연쇄 회동을 갖고 험지출마를 권유했다. 청와대와 친박계는 안 전 대법관, 오 전 시장을 '김무성 대항마'로 내세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친박 핵심 홍문종 의원은 23일 CBS<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험지출마를 이야기하려면 본인 스스로가 험지 출마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어야 한다"며 김 대표를 겨냥해 날 선 발언을 했다.

반면, 비박계이자 김 대표의 최측근인 김성태 의원은 24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김 대표가 부산에서 30년이나 정치를 했으니 그나마 '총선 지원유세를 하니 좀 봐 달라'고 영도에서 양해를 구할 수 있는 것이다. (김 대표의 험지출마는) 당대표가 전국적인 총선 지원을 하면서 선거판 전체를 이끌어야 하는데 손을 놓으라는 소리"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에 재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정치 공학적 이해관계를 논외로 하더라도, 홍 의원의 말은 십분 일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인은 편한 길로 가면서 남들에게 험난한 길로 가라는 주장은 '강변'에 불과하다.

더욱이 김 대표는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다.'나는 험지출마 안 한다고 전해라'라는 식으로 일거에 일축하기보다는 당의 미래는 물론, 자신을 위해서도 '당을 위해 고려해 보겠다'는 통 큰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기자는 김무성 대표가 자신에 대한 당내 일각의 험지출마 요구를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험지출마를 선택한다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정치적 명운을 걸고 '국민공천제(오픈프라이머리, 완전국민경선제)'를 추진했지만, 친박계의 견제와 야당의 거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김 대표가 수도권 또는 비례대표 출마를 선택한다면, 국민공천제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부산 영도를 국민공천제의 시험대로 삼아 새누리당 소속으로 이곳에 출마하고픈 모든 정치인들을 받아들이고, 영도의 모든 유권자가 참여하는 예비선거를 통해 후보자를 선출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김 대표는 기득권을 포기함으로써 국민공천제에 대한 당내 반발 여론을 최소화할 수 있고,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국민과의 약속 또한 이행할 수 있게 된다. '통 큰 정치인', '혁신 정치인' 이미지는 덤이다.

또한 김 대표가 수도권 또는 비례대표 하위순번으로 출마하고, 부산 영도에 국민공천제의 깃발을 꽂는다면 새누리당은 후보자 선출 단계부터 세간의 관심을 끌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전국적 총선 지원이 아닐까.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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