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주총]소액 주주 열기 ‘후끈’…마라톤 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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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주총]소액 주주 열기 ‘후끈’…마라톤 총회
  • 방글 기자
  • 승인 2016.03.11 1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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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천리 주총 방식 곳곳서 비난에 마찰…활발한 논의 '마라톤 주총' 눈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 권오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11일 주주총회가 진행된 삼성 계열사 곳곳에서 마찰이 벌어졌다. 곳곳에서 주총 진행방식에 문제를 제기했고, 이의 제기로 인한 찬반투표 진행으로 일명 ‘마라톤 주총’이 목격되기도 했다. 그간 일사천리로 진행됐던 것과 다른 상황이라 소액주주들의 주총 참여도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주주 친화 정책’에 나섰던 삼성의 작전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 상태다. 이날 서울 곳곳에서 열린 삼성 계열사의 주총 현장을 분석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물산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화재 △삼성SDI △삼성카드 △삼성전기 △에스원 △제일기획 △호텔신라 등 삼성의 12개 계열사는 이날 동시에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주총에서 주주들을 상대로 각 사업부문의 지난해 성과와 올해 계획, 전망을 설명하는 시간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그간 안건 처리에 급급했던 주총 분위기와 달리 회사와 관련된 열린 창구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외이사 선임 건 등에서 몇몇 주주들과 부딪치며 마찰을 빚었다.

검찰총장 출신 송광수 사외이사를 재선임 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김앤장 법률 사무소 소속인 송광수 사외이사가 경쟁사 대리를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받았고, 박재완 후보도 성균관대학교 교수직을 맡고 있는 만큼 회사에 집중할 수 없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신종균 대표이사 사장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나오면서 이날 표결은 세 차례나 진행됐다.

결국, 선임 안건은 원안대로 통과됐지만 9시 시작된 주총은 3시간을 넘긴 12시 22분이 돼서야 끝났다.

이 외에는 이인호 사외이사, 윤부근・이상훈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이 통과됐다.

이사 보수한도는 지난해와 같은 390억 원으로 동결됐고, 배당은 보통주 기준 주당 2만1000원으로 결정됐다.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삼성SDI 정기 주총에서는 소액주주들의 다소 격앙된 모습이 목격돼 이목을 끌었다.

삼성SDI 주주들은 이사 보수한도는 물론, 실적 부진, 그에 따른 주가 하락, 사업 진행 방향 등 다양한 부분에서 답변을 요구했다.

무엇보다 주총 진행 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지점하는 목소리가 높았고, 주가 하락에 따른 반발심도 엿보였다.

이날 주총에서 발언한 한 주주는 “회사 직원들이 많이 왔나 보다”며 안건을 통과 방식에 불만을 나타냈고, 다른 주주는 “주가 하락의 책임은 조남성 사장에게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 사장은 “지난해 사업구조가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라며 “소형배터리 중심에서 중대형 배터리로 사업을 집중하고 있고, 이는 TV시장보다 5배가 더 크다. 최소 3년 앞선 선행 연구개발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만큼 긴 호흡을 갖고 성과를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임원 보수 한도에 대해서도 “지난해 250억 원을 설정했지만, 104억8000만 원 집행에 그쳤다”며 “올해 보수 한도도 150억 원 정도로 줄여야 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주총에서는 지난해 보다 20억 원 줄어든 230억 원으로 결정됐다.

삼성물산 주총에서도 주가 하락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새어나왔다.

주주들의 발언이 수차례 이어지며 총회 시작 후 40분이 지나서야 1호 안건이 통과되기도 했다.

이날 계열사 곳곳에서 마라톤 주총이 이어지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기업의 주주총회 분위기가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사외이사가 100% 찬성만 하는 거수기 역할을 한다’는 직접적 비판이 나온 것부터가 주목할 부분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 계열사 주총 곳곳에서 소액 주주들의 주총 진행 방식에 대한 문제가 지적됐다”며 “이는 수년 내에 다른 기업에서도 목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수저 논란의 연장 선에서 상장 회사의 대물림 등에 대한 비난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기업과 주주들 간 소통이 점점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주총의 주요 안건으로 여겨지던 삼성 계열사들의 대표이사‧이사회의장 분리 건은 무리 없이 통과됐다.

삼성은 이사회 독립성 강화 차원에서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가 맡는다’는 기존 정관을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 이사 중에 선임한다’고 개정을 추진해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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