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한의 총선진단>유승민, 새누리당 입당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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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한의 총선진단>유승민, 새누리당 입당하지 않는다
  • 김재한 국제경영전략연구소장
  • 승인 2016.04.04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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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당선자 중심의 원내교섭단체 만들어 정계개편 시도할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재한 국제경영전략연구소장)

대부분의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무소속으로 대구 동구을에 출마한 유승민 의원이 20대 총선 이후 새누리당에 입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유승민 의원과 그와 뜻을 같이하는 대부분의 출마자들은 새누리당 재입당을 전제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도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31일 ‘유승민계’로 분류돼 이번 공천에서 배제된 조해진 의원(밀양·의령·함안·창녕) 지원 유세에서 “3선 조해진 후보가 여의도에 가서 우뚝 선 정치인으로 밀양과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결의하자”며 “제가 조 후보와 함께 당선돼서 지금 막말하고 무너지는 새누리당에 돌아가 새누리당을 개혁하는 데 앞장설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유승민·조해진 의원은 물론,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재오·주호영 의원 등 비박계의 새누리당 입당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유승민 의원 등 비박계의 새누리당 재입당으로 당내 지분구조가 달라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최경환·원유철·홍문종 의원을 비롯한 친박계가 필사적으로 유승민 의원과 비박계의 재입당을 막으려고 시도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대부분의 언론과 정치권에서 보는 것처럼, 유승민·이재오 의원 등 비박계 의원들은 20대 총선 당선 후 새누리당 재입당을 전제로 정치권의 변화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현실적으로 많은 난관이 있다. 그렇다면 유승민·이재오 의원 등 새누리당 탈당 무소속 출마자들은 당선 후 어떤 정치적 행로를 취할 것인가?

유승민 의원 등 무소속 출신 당선자들 입장에서는 4·13총선 이후에 새누리당에 재입당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 현실적으로 새누리당 입당이 어렵고, 앞으로 대선 이후의 정계 개편은 물론 차기 총선까지 4년이나 남아 있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새누리당 재입당을 추진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당내 공천과정에서 나타났듯이 새누리당에 입당한다고 해서 자신의 정치적 미래가 담보되는 것이 아닌 상황에 굳이 환영도 받지 못하는 새누리당 재입당을 노크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총선 전과 총선 후의 무소속 당선자들의 입지는 판이하게 달라진다. 오히려 새누리당에서 SOS(구원요청)를 해야 할 입장이다. 무소속 당선자들의 정치적 입지는 상대적으로 커질 것이다. 새누리당 공천자의 낙선으로 지역민의 민의를 대변할 지구당 위원장이 없는 상태에서, 중앙당 차원에서 당선자 영입을 추진해야 할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도 있다. 또한 내년 12월로 다가온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잠재적 대선주자들의 정치적 지원 요청을 바라는 노크가 많아질 수도 있다. 따라서 무소속 당선자의 정치적 입지는 지금과 달리 더 커질 것이다.

그렇다면 유승민 의원 등 당선자들은 과연 어떤 정치적 스탠스를 취할 것인가? 지금처럼 선거과정에서 자신들을 떨어뜨리기 위해 혈안이 됐던 새누리당에 묵은 감정 없이 바로 재입당을 노크하려고 할 것인지, 선거과정처럼 순수 무소속으로 남아서 의정활동을 하려고 할 것인지를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유승민·이재오 의원 등 비박계는 새누리당이 아닌 새로운 정치실험을 시도하는 것이 당사자들에게는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것은 바로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비박계 친여 무소속 출신들의 백색연대(무소속)들의 원내 교섭단체 구성이다. 이들은 6월 국회 개원 이후 무소속으로 받을 정치적 소외감을 막기 위해 상호연대의 한 방법으로 백색 연대(무소속)를 묶어 원내교섭단체를 만들려고 할 것이다. 현재는 대구 등 영남권의 정서와 수도권의 정서 차이를 감안, 총선 전략 차원에서 서로 큰 차원의 연대를 시도하지는 않고 있으나 선거 후에는 양상이 달라질 것이다.

친박 세력들은 총선 이후에도 현재처럼 당내 기득권 확보를 위해 김무성 대표를 물고 늘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는 총선 공천 과정에서 최경환·원유철·윤상현·홍문종·조원진 의원 등 친박 세력들이 보여준 일련의 김무성 대표 공격에서도 잘 나타난다.

김무성 대표 및 비박계 차원에서도 유승민 의원 등 비박계 당선자들의 새누리당 재입당을 위해 당내 갈등을 하는 것보다는 이들이 당 외곽에서 원내교섭단체로 활동하는 것이 더 큰 우군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유승민·이재오 의원 등 비박계와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당내 비박계가 상호 협력해 당내·외에서 친박 세력을 쫒아 들어가는 형국을 연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따라서 대구의 동을 유승민, 동갑 류승걸, 북갑 권은희, 그리고 수성구의 주호영, 경남 밀양·창녕의 조해진, 경북 포항 북구의 박승호, 구미을의 김태환, 부산 사상의 장제원, 울산·울주의 강길부 등 영남은 물론, 서울 은평을의 이재오, 송파을의 김영순, 마포갑 강승규, 인천의 중동·강화·옹진 안상수, 부평갑 조진형, 경기 성남 분당을의 임태희, 강원 태백·평창·정선의 김진선 등 친여성향의 무소속 당선자들은 그들만의 원내교섭단체를 만들어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지켜볼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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