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R&D 감소세…디벨로퍼는 말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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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 R&D 감소세…디벨로퍼는 말 뿐?
  • 최준선 기자
  • 승인 2016.04.0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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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최준선 기자)

▲ 10대건설사 R&D 투자액 및 매출액 대비 투자액 비율

대형 건설업체들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단순 시공사에서 탈피해 디벨로퍼(developer)로서 탈바꿈 하는 등 고부가가치화를 추구하겠다는 주장이 결국엔 ‘말 뿐’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시공능력평가순위 상위 10개 건설사의 사업 보고서를 기반으로 지난해 R&D 투자규모를 분석한 결과 연결기준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평균 0.45%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0.46%), 2013년(0.62%)보다 줄어든 것이다.

이는 2014년 국내 전체 기업 평균의 6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지난 1월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96%다. 이 가운데 건설업은  0.77%로 집계됐다. 업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10대 건설사 중 가장 많은 비용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기업은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048억 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그러나 19조에 달하는 매출액과 비교하면 0.54%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추세다.

R&D 투자비용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현대엔지니어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4년 30억7300만 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으나 지난해의 연구개발 비용은 전년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7억6600만 원이다. 당초 투모규모가 적어 감소폭 자체의 의미는 비교적 크지 않다.

그러나 롯데건설의 투자규모 감소추세는 보다 뚜렷하다. 2013년 연결기준 매출액의 1.9%에 달하는 817억여 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던 롯데건설은 그 다음해인 2014년, 전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05억여 원을 투자했다. 이어 지난해 투자액도 215억여 원으로 전년 대비 47% 가까이 줄어들었다. 2년 사이 4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이외에 지난해 대비 투자비용이 줄어든 기업은 △현대건설(-15.1%) △포스코건설(-2.2%) △GS건설(-7.2%) △현대산업개발(2.5%) 등이다. 포스코건설을 제외하고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용 비중도 모두 감소했다.

투자비용이 늘어난 기업도 있다. △대우건설 △대림산업 △SK건설 등이다. 대우건설과 SK건설의 R&D 비용은 전년대비 각각 22%, 27%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도 각각 0.57%, 0.83%로 10대 건설사의 평균을 상회했다. SK건설도 전년 대비 5% 이상 R&D 투자를 확대했다. 매출액 대비 비중은 0.74%다.

그러나 업계 평균(0.77%) 수준을 크게 넘어서진 못했다. 삼성물산도 제일모직과의 합병 등의 영향으로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10배 이상 급증했지만 매출액 대비 비중은 0.31%에 그쳐 10대 건설사의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많은 건설사 경영진들이 ICT 융·복합 등 기술혁신을 말하면서도 사실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서 “국내 건설업계가 기술 혁신에 직접 뛰어들지 않는다면 빅데이터를 통해 건설관련 업무까지 넘보고 있는 글로벌 IT기업들에 의해 단순 하도급업체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 및 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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