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새 3번 '앓는 소리' 담화문 내는 현대重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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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새 3번 '앓는 소리' 담화문 내는 현대重 속내는?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6.04.29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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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감 부각시켜 노조 압박, 인력감축 합리화 위한 언론플레이 '지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현대중공업 CI ⓒ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경영난을 돌파하고자 각오를 다지는 CEO 담화문을 연이어 발표하는 가운데 그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이 일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2일부터 이달 26일까지 근 한 달 사이에만 총 3차례의 담화문을 발표, 회사를 살리기 위해 전사적 차원의 협력을 당부하고 나섰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지난 한해 동안 6월과 11월 총 2번에 걸쳐 담화문을 발표한 것과는 다르게 올해 들어 담화문 발표가 잦아지며 경영 사정이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됐음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식이 됐음은 물론 위기감만 증폭시켰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에는 현대중공업이 담화문 입장을 반년도 지나지 않아 번복하는 해프닝을 벌이며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6월 권오갑 사장 명의로 발표한 담화문에는 회사의 체질을 바꾸려는 노력이 마무리 단계에 와있다며 인력 구조조정을 중단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채 5개월도 지나지 않은 11월 말 긴축경영체제에 돌입한다는 내용을 발표, 모순되는 상황을 연출한 것.

이로 인해 연초 1300명이 떠난 회사의 뒤숭숭한 분위기를 상쇄하기는 커녕 불안감만 가중시켰으며, 최고 임원진들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이어 지난달 22일에는 창사 44주년 관련 담화문을 발표, 노조를 직설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가 내부 잡음에 시달렸다. 담화문 골자는 수주잔량이 11년만에 최저라며 지금의 현실을 직시하고 회사를 살리겠다는 의지와 각오를 다 함께 다지자는 것인데 중간 중간에 노조가 회사를 분열과 대립의 구도로 끌고 가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삼성중공업 노조는 선주사를 상대로 직접 수주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대우조선 노조는 채권단에 쟁의 활동 자제와 임금동결 내용을 담은 동의서까지 제출하고 있는데 우리 노조는 어떻냐는 식으로 몰아세웠다.

때문에 내부 역량을 집결하려고 발표한 담화문은 오히려 노사간 갈등의 골만 키웠다는 비난이다. 또 회사와 CEO의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근로자들에 설파하는 한편 노조를 압박하기 위한 언론플레이를 펼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게다가 10분기 만에 흑자전환을 이뤘다고 실적을 공시한 지난 26일에는 조선 관련 5개 계열사 대표 담화문을 발표, 실적 개선의 공이 주로 외부 요인에 있었다며 근로자들에 생존을 위한 뼈깎는 노력에 동참해달라고 전했다.

업계는 현대중공업이 1분기 실적 흑자전환으로 인한 노조의 올해 임금 인상 요구가 본격화될 것을 의식해 우선은 일감 회복과 고통 분담에 나서달라는 취지의 담화문을 발표한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2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조선업 불황으로 3000명 추가 인력감축 얘기마저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중공업이 담화문을 통해 인력 감축을 합리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또한 자신들에 쏟아지는 비난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내부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노조를 비난하는 등의 잦은 언론플레이를 펼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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