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D-DAY②] 실적·변화 넘나든 현대차증권 이용배 사장, ‘여의도 인사태풍’ 잠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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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D-DAY②] 실적·변화 넘나든 현대차증권 이용배 사장, ‘여의도 인사태풍’ 잠재울까
  • 정우교 기자
  • 승인 2019.11.27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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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상승세…올 3분기 누적 순이익, 이미 과거 연간 수준 돌파 
신용등급 A+ 유지…등급 전망,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승
과감한 직급·호칭 체계 변화…역량·전문성 갖춘 인재에 ‘기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연말이 다가오면서 금융권 CEO들의 거취가 거론되고 있다. 일찍이 연임 소식을 알린 곳이 있는가 하면, 애매한 성적표를 받은 CEO들은 불확실한 미래가 점쳐지고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증권·보험·카드업계 CEO들은 늦어도 내년 3월말까지 임기가 끝난다. 앞으로 120여일 남은 현 상황에서, 이들이 이뤄온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거취를 예측해본다. <편집자 주>

현대차증권 외부 전경 ©시사오늘 정우교 기자
현대차증권 외부 전경 ©시사오늘 정우교 기자

현대차증권은 올 한해 인상적인 성적을 남긴 증권사 중 하나다.

실적 오름세와 함께 장기 신용 등급이 한 단계 상향됐고, 업계 내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조직체계 변화를 선언하면서 대내외적으로 여러 변화를 맞고 있다. 이 가운데, 2017년 3월부터 현대차증권을 이끌어온 이용배 사장도 그간 '성과'와 '안정'을 동시에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사장 취임 이후 현대차증권은 HMC투자증권, 현대차투자증권 등 2차례 사명이 바뀐데다가 사옥까지 이전하는 등 여러 변화를 겪었다. 게다가 국내외 증시의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안팎으로 쉽지 않은 상황들이 계속됐다. 하지만 IB등에 힘입은 실적이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실적 상승세…올 3분기 누적 순이익, 이미 과거 연간 수준 돌파 

현대차증권은 지난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당시 연결기준 순이익 304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기간(102억원)과 비교해 197% 증가하는 호실적을 시현했다. 누적순이익도 507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274억원보다 85.1% 성장했다

올 3분기에도 현대차증권의 개선세는 계속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분기 연결기준 누적순이익은 642억원으로, 473억원의 2018년 3분기보다 35.8% 늘어났다. 이는 2018년과 2017년의 연간 순이익 수준을 이미 넘어선 성적이다. 

3분기 손익계산서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현대차증권의 경제적인 살림살이를 엿볼 수 있다. 우선, 영업이익은 다소 누그러졌지만, 영업수익의 경우 3분기 16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86억원과 비교해 7.8% 늘어났다. 이자수익과 외환거래수익이 증가하면서 다른 항목의 감소분을 줄이고 전체 수익을 이끈 모양새다.

또한 비용운영도 준수한 모습이다. 3분기 현대차증권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판관비는 347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382억원에 비해 9.24% 감소했다.

신용등급 A+ 유지, 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바뀐 이유

현대차증권은 실적뿐만 아니라 최근 신용등급에서도 준수한 평가를 받았다. 지난 22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현대차증권의 장기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고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한신평이 설명한 현대차증권의 '등급전망 상향 사유'는 총 4가지였다. 

우선, IB 및 퇴직연금 부문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한신평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해당 부문을 비롯한 여러 사업영역에서 그룹의 영업 네트워크 및 고객을 활용한 '양호한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지난달 제3자배정 방식으로 1036억원 규모의 RCPS(상환전환우선주)가 발행됐는데, 이는 채권처럼 약속한 기간이 되면 발행회사가 만기 때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상환권과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이다. 국제회계기준(IFRS)상 부채로 분류되지만 회사가 상환권을 가지면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한신평은 이같은 자본 확충을 통해 영업기반이 확대되고 재무안전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었다. 

또한 최근 평균 영업순수익 커버리지가 161.1%에 이르는 등, 우수한 수익성과 함께 낮은 이익변동성을 시현하고 있는 상황도 낙관적인 전망에 힘을 보탰다. 이와 함께, 우발부채를 그룹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다는 점과 자본적정성 및 유동성이 양호하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한신평은 "우발부채 규모는 감축됐으나, 질적 구성은 후순위 PF비중이 높아 고위험 투자 성격을 띄고 있다"면서 "최근 유상증자로 늘어난 투자여력이 과도한 위험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자본적정성을 양호하게 관리할 수 있는 지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현대차증권 이용배 사장 ©현대차증권
현대차증권 이용배 사장 ©현대차증권

직급체계 변화…수평적 문화 강조한 '매니저' 호칭

실적 및 신용등급 상승뿐만 아니라, 현대차증권의 변화는 최근 내부에서도 있었다. 이달부터 직급 및 호칭체계를 바꾸는 새로운 인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이번 인사제도 개편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인사설명회 등 직원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추진됐다.

또한 현대자동차그룹 차원의 기업문화 혁신 활동의 일환으로 알려져 있는데, 구체적으로 기존 6단계의 직급 체계를 차장과 부장을 통합해 5단계로 축소했다. 

아울러 수평적인 문화조성을 위해 직원간 호칭도 사원에서 대리까지는 '매니저', 과장부터 부장까지는 '책임매니저'로 간소화했다.

특히 과장 이상의 책임매니저는 누구나 팀장 보임이 가능하도록 개편돼,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이 조기에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다. 

과장, 부장 등 직급체계 대신 '매니저'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는 곳은 현재 미래에셋대우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현대차증권의 이같은 변화는 증권업계 내에서도 아직은 생소한 모습으로, 변화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이용배 현대차증권 사장의 지난 '2년 8개월'은 실적과 변화를 챙기는 기간이었고, 관련 업계에서는 대체로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임기만료까지는 여전히 3개월 가량 남아있는 상황으로, 앞서 언급된 실적·신용등급·조직체계 변화 등이 연말·연초에 휘몰아칠 증권가 '인사 태풍'을 잠재울 지 귀추가 주목된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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