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행정수도 이전론’에 깔린 ‘필승 방정식’…“충청 잡아야 재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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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행정수도 이전론’에 깔린 ‘필승 방정식’…“충청 잡아야 재미 본다”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0.08.1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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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맹주’ JP 잡아 집권한 DJ…충청 행정수도 공약으로 ‘재미 본’ 盧
‘필승 방정식’ 학습한 민주당 vs ‘정권심판론’만 바라보는 통합당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정부 여당의 '행정수도 이전론' 주장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얻은 '승리 방정식' 계산이 깔려 있다. ⓒ뉴시스
정부 여당의 '행정수도 이전론' 주장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얻은 '승리 방정식' 계산이 깔려 있다. ⓒ뉴시스

최근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청와대와 정부, 국회 등 주요 공공기관을 세종시로 이전하자는 ‘행정수도 이전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야권에서는 ‘부동산 정책 실패 면피용’이라고 반발하고 있으나, 사실상 정부 여당의 행보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얻은 ‘승리 방정식’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충청 맹주’ JP 잡아 집권한 DJ…충청 행정수도 공약으로 ‘재미 본’ 盧


DJ의 집권은 한 마디로 ‘DJP연합’의 결과였다. DJ는 1997년 대선을 앞두고 표를 확장하기 위해 충청지역권을 대표하는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와 손을 잡았다. 

DJP연합을 통해 DJ는 97년 대선에서 △대전 45.0% △충남 48.3% △충북 37.4%의 표를 얻어 승리할 수 있었다. 이는 지난 92년 대선 당시 DJ의 충청 득표율과 비교해볼 때, 각각 16.3%p, 19.8%p, 11.4%p나 증가한 수치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2002년 대선 후보 시절 지방분권의 형태로 ‘국가균형발전론’을 내세우면서 ‘충청권 행정수도 건설’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결국 △대전 55.1% △충남 52.2% △충북 50.4%의 득표율로 충청권에서 과반수가 넘는 지지를 받고 당선됐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대선 직후 이를 두고 “행정수도로 재미 좀 봤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필승 방정식’ 학습한 민주당 vs ‘정권심판론’만 바라보는 통합당


대권을 염두에 둔 김대중은 김종필과  ‘DJP연합’을 통해 일종의 연합 전선을 맺게 된다. 사진은 1997년 DJP 연합에 서명하는 김대중과 김종필. ⓒ김대중평화센터
대권을 염두에 둔 김대중은 김종필과 ‘DJP연합’을 통해 일종의 연합 전선을 맺게 된다. 사진은 1997년 DJP 연합에 서명하는 김대중과 김종필. ⓒ김대중평화센터

충청권은 유권자 비중이나 의석수에선 전체 권역의 약 10%를 차지하지만, 앞선 대선에서 소위 ‘캐스팅 보터’ 역할을 수행하면서 정치적 비중을 키워 왔다는 분석이다. 이에 정치 전문가들은 “충청 민심을 잡아야 대권을 잡는다”면서 전체적인 선거 승패에 충청 표심이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고 조언하고 있다. 

정세운 시사평론가는 1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DJ와 노무현의 사례를 통해 나름대로 ‘승리 방정식’을 도출해낸 것”이라면서 “이를 두고 ‘정치적 술수’라고 비난만 한다면 통합당은 충청 표심을 놓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충청권 최다선 정진석 의원(5선)은 지난달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집값 폭등에 대한 불만여론을 잠재우려고 수도이전카드를 이용하는 얄팍한 정략적 술수”라면서도 “그럼에도 어차피 마주하게 될 수도이전 논의를 당장 애써 외면하는 것은 상책이 아니다”라고 당 차원의 대응을 촉구했다.

한편 야권 일각에선 통합당의 안일한 태도에 대해 비판도 제기된다. 민주당이 연일 정치공학적인 행보를 보이는 데 비해, 통합당은 중원 확장 노력 없이 정권심판론으로만 대응한다는 것이다. 

통합당 장제원 의원은 지난달 “국면 전환용이라는 이유로 일축하고 있다면 결국 손해보는 쪽은 우리”라면서 “오히려 민주당보다 더 강한 목소리를 내며 (지방분권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것도 프레임이겠지만 과거 보수는 부패하지만 유능하고, 진보는 도덕적이지만 무능하다는 말이 있었다. 지금은 완전 반대”라면서 “민주당은 부패해지면서 똑똑해졌다. 선거를 본인에게 유리하게 치를 줄 안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통합당은 부동산 역풍이 대선 결과를 결정할 것이라고 자만하지만, 정권심판론에만 매달린다면 정치 공학적 계산을 마친 민주당에게 또 패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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