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추미애 서울시장 출마설’에 관심이 모아진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미지는 평면적이나 행보로 보면 입체적 면모를 보여온 인물이다. 대표하는 별명은‘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다. 여성 정치인 중 진격에 앞장서는 강경한 투사적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DJ의 정치적 수양딸로 불리며 정계 입문했다. 구(舊)민주당 시절에는 최연소 최고위원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잘 나가다가 역풍을 맞던 때도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 당시다. 탄핵 찬성을 주도했던 전력으로 말미암아 삼보일배를 통해서나마 가까스로 정치 생명을 이어갈 수 있었다.
친노(노무현) 진영과는 한때 물과 기름처럼 여겨지던 때도 있었지만 현재는 다르다. 친문(문재인)으로 이어지는 더불어민주당 주류 진영의 대표적 인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당 대표 시절에는 ‘드루킹 댓글 조작사건’을 수면위로 올려놓는 원인자가 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오점으로 인식되지 못할 만큼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는 듯하다.
당 내에서는 이미 ‘검찰개혁의 상징적 아이콘’으로 인식되고 있다. 법무부 장관 취임 후 1년 여간 초유의 지휘권 발동부터 검찰총장 직무 배제 및 징계 청구 등을 무릎쓰고 윤석열 검찰총장을 물러나게 하기 위해 애써온 이유에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수사권 및 권력기관 개혁 등도 추 장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지지자들이 보내는 평가다.
추 장관이 지난 16일 사의를 표명해 2차 개각 교체 대상에 올라 있음에도 친문 등 강경파들 사이에서는 “윤석열과 대적할 적임자는 추다르크밖에 없다”는 주장이 빗발치고 있다. ‘추미애 재신임 국민청원’만 40만 명이 넘어설 정도다.
이들은 당 일각에서 나오는 ‘윤석열 탄핵론’주장에 대한 역풍을 우려하는 지도부에도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이 윤 총장의 징계가 무산된 것에 대해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사과한 것에도 불만을 드러낼 정도다. 또 그 같은 집토끼들의 마음은 추 장관에 대한 기대로 더욱 모아지는 분위기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가졌던 기대감이 추 장관으로 옮겨지며, 친문 강성 지지자들(문파)의 리더로 부상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 같은 상황에서 추 장관 교체가 현실화될 경우 강성 진영에서는 내년 4·7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검찰개혁의 제2라운드로 여길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비록 윤 총장에 대한 징계 건이 사법부 제동에 좌초됐지만, 추 장관을 등판시켜 선거에서 이긴다면 검찰개혁 과정이 옳았다는 여론상의 명분을 획득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특히 강성파 중심으로 추진되는 ‘윤석열 탄핵론’도 선거에서 이긴다면 충분한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진짜 역풍이 어느 쪽에 불 것인지, 진검승부를 통해 검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이것은 당위론적 수순일 수밖에 없다는 견해도 나온다.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지난 28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강성 친문 진영에서 ‘추미애 서울시장 등판론’이 유력시될 수밖에 없는 데는 이유가 있다”며 “대통령과 여당이 추 장관의 사의 표명을 받아들이는 늬앙스를 보이면서 ‘토사구팽’ 논란이 일고 있다. 장관직에서 물러나게 된다면 끈 떨어진 퇴장만이 추 장관 앞에 놓여 있다.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친문 진영 입장에서는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대안이 서울시장 출마일 수 있다”며 “만약에 이긴다면 한방에 ‘윤석열과의 싸움’을 제압해버릴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돼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만회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상호 국민대 교수도 같은 날 통화에서 “추 장관이 서울시장에 나오면 고전을 면치 못할 거라는 얘기도 있지만, 그것은 야당 쪽 분위기일 뿐”이라며 추 장관의 서울시장 등판론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데 무게를 뒀다. 강 교수는 “진보 쪽 진영에서는 다수가 침묵하고 있지만, ‘추미애니까 이 정도라도 싸웠다’고 보는 분위기가 상당하다”고 전했다. 즉 “조국 전 장관도 못 버틴 강도 높은 검찰개혁 과정을 헤쳐온 공을 높이 평가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출마하게 된다면 검찰개혁 취지에 기본적으로 공감하는 많은 이들로부터 지지를 얻게 될 것”이라며 “추 장관 본인도 선거를 통해 자기 의사를 많이 피력할 기회를 얻게 돼 왜 강하게 밀어붙일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길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평소 검찰개혁을 외치며 추 장관 행보에 힘을 보태온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29일 통화에서 추 장관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 “법사위 등 산적한 현안이 많아 내년 재보선 문제까지 생각을 못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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