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의 GM, 이를 실천한 쉐보레 이쿼녹스 [시승기]
스크롤 이동 상태바
다양성의 GM, 이를 실천한 쉐보레 이쿼녹스 [시승기]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2.07.04 11:4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쉐보레 수입차 물꼬 트더니…이번엔 여성 특화 SUV 장점 내세워 ‘새 도전’
다운사이징 가솔린 엔진 단 부분변경 이쿼녹스, 디젤 뺨치는 실연비 ‘눈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지난달 30일 시승한 쉐보레 이쿼녹스 AWD 프리미어 모델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지난달 30일 시승한 쉐보레 이쿼녹스 AWD 프리미어 모델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GM이라 하면, 국내에선 상품성과 연관된 '미국차', '남성적'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양성·포용’ 등의 가치 지향적 키워드가 더 익숙해진 듯 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포용적인 기업을 목표로 기업 문화 개선에 나서며, 유달리 대대적 홍보를 펼치고 있는 덕분일 수 있겠다.

하지만 GM의 다양성 가치는 보기에 좋은, 말로만 그럴싸한 이미지 메이킹 차원이 아니었다. 차량 그 자체에서도 자연스레 드러나서다. 기자는 지난달 30일 중형 SUV 쉐보레 이쿼녹스를 시승하면서, 이 차량이 전달하는 다양성의 가치와 메시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우선 이쿼녹스는 '다양성'을 가장 먼저 실천한 모델로 그 의미가 깊다. 지난 2018년 여름, 국내 생산이 아닌 미국산 수입 차량을 들여오는 시도로, 신선한 충격을 안겼기 때문이다. 한국 고객에게 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 동시에,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은 수입 모델들이 뒤이어 한국에 들어올 수 있는 물꼬를 터줬다.

이쿼녹스가 전달한 다양성의 의미는 지난달 새롭게 출시된 부분변경 모델 '쉐보레 더 넥스트 이쿼녹스'를 통해 더욱 굳건해졌다. 이번엔 파워트레인의 '다양성'을 내세웠다. 디젤이 아닌 고효율, 친환경의 다운사이징 가솔린 엔진(1.5 터보)을 새롭게 탑재함으로써, 고객들이 기존 디젤 모델과 비슷한 연비를 누리면서도 향상된 파워, 저공해차 3종 인증에 따른 공영주차장 할인 등 부가적 혜택까지 누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쉐보레 이쿼녹스 1열 실내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쉐보레 이쿼녹스 1열 실내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시승에서도 이쿼녹스는 이전보다 한층 개선된 주행성능을 뽐냈다. GM 라이트사이징(Rightsizing) 기술이 적용된 1.5 가솔린 V4 직분사 터보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은 최고출력 172마력, 최대토크 28kg·m의 성능을 발휘하며, 경쾌한 주행 질감을 보장한다. 기존 1.6 디젤 대비 약 36마력 높은 수치로, 제법 부드럽고 민첩한 반응성을 보인다.

다운사이징 성격에 맞게끔 토크를 폭발적으로 발휘토록 허용하기 보다는, 억제한 듯한 세팅임은 분명했다.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안정감있는 가속을 지원한다. 급가속 시에는 rpm을 충분히 끌어올리기까지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지만, 그 부밍음이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정숙성도 준수한 편이다. 기본 적용된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이 소음을 효과적으로 상쇄하며 편안한 주행에 일조한다.

연비도 수준급이다. 서울 삼각지와 경기 양평의 한 펜션을 오가는 179.6km를 주행하는 동안, 11.4km/ℓ의 실연비를 확인한 것. 스스로의 공인연비(AWD 기준)인 10.6km/ℓ를 상회한 것은 물론, 이전 디젤 모델의 복합 연비 12.9km/ℓ와 견줘도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다운사이징의 잘된 예, 모법 답안으로 봐도 좋겠다.

이날 서울 삼각지와 경기 양평의 한 펜션을 오가는 179.6km를 주행하는 동안, 11.4km/ℓ의 실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이날 서울 삼각지와 경기 양평의 한 펜션을 오가는 179.6km를 주행하는 동안, 11.4km/ℓ의 실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이쿼녹스는 전체적으로 다루기 쉬운 모델이라는 점에서 여성 친화적 성격도 부각된다. 핸들만 잡아봐도 알 수 있는데, 가볍고 부드럽게 돌릴 수 있다. 묵직함이 덜해 고속 안정성이 떨어질 것 같다는 우려는 필요치 않다. 호우 경보 속에서의 시승이었지만, R-EPS 타입의 속도 감응형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과 스위처블 AWD 시스템은 정확한 핸들링과 조종성을 보장했다.

디자인도 쉐보레 최신 패밀리룩을 적용해 날렵함과 세련미를 겸비하게 됐다. 날카롭게 뻗어 나온 헤드램프부터 보타이 위치, 크롬 마감 등에 더욱 신경을 쓴 덕분이다. 이전 모델이 뭉뚝한 느낌이었다면, 부분변경 이쿼녹스는 도회적인 이미지가 연상된다. 근육질의 볼륨감, 강인한 모습만을 강조한 게 아니어서, 여성 고객들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겠다. 여담이지만 선바이저 안쪽 거울에 나있는 램프도 화장대 거울 조명을 닮도록 해 활용성을 높였다.

한국지엠은 이쿼녹스의 여러 장점들을 고려해 타겟 고객층을 2030 여성으로 설정했다. 광고 역시 젊은 여성들의 워너비 격인 패션모델 최소라를 기용, 감각적인 영상미로 저만의 뚜렷한 색깔을 구현했다. 판매량에만 급급했다면 하기 어려운 시도로, 이 역시 '다양성'의 GM답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앞선 이쿼녹스 디젤 모델의 흥행 참패에도 불구하고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은 선택에는 얼마나 치열한 고민이 필요했을까. 단종까지 점쳐졌던 모델을 다시 되살린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지엠 스스로도 알고 있다. 하지만 다수가 아닐지라도, 이쿼녹스를 원하는 고객들의 선택권을 존중해주기 위한 행보는 칭찬해주고 싶다. 향후 전기차로 전환되기 이전까지 이쿼녹스 브랜드의 명맥을 1.5 가솔린 모델이 잘 이어나가길 바란다.

이쿼녹스의 2열 풀플랫시 적재공간은 최대 1800ℓ로 늘어난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이쿼녹스의 2열 풀플랫시 적재공간은 최대 1800ℓ로 늘어난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정용 2022-07-04 15:09:54
차는 좋은 차임....미국서는 잘팔리는차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