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그린수소 ‘속도’…정책 뒷받침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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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업계, 그린수소 ‘속도’…정책 뒷받침은 ‘숙제’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3.03.24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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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롯데케미칼 등 수전해 설비투자
블루수소보다 유인 낮은데 수요 전망 밝아
“제도 손질 등 정책적인 지원 필요” 제언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롯데케미칼의 수소 산업 로드맵 ⓒ 롯데케미칼 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롯데케미칼의 수소 산업 로드맵 ⓒ 롯데케미칼 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석유화학업계가 수전해 기반 '그린수소'(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 생산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다만, '블루수소'(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줄인 수소)와 비교했을 때 관심과 투자가 미흡한 수준인 만큼, 기업 유인을 높이기 위해 제도 개선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최근 강원도,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평창 소재 그린수소 실증 생산단지 구축 사업에 본격 나서고 있다. 그린수소 생산 연료인 신재생에너지 발전 전력은 강원도의 풍력 발전 전력으로 해결하고, 수전해 설비는 한화솔루션이 제공하는 게 해당 프로젝트의 골자다. 아울러 한화솔루션은 수전해 기술 등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블루수소는 거치는 단계일 뿐이다. 그린수소로 넘어가려고 하는 건 대부분 기업의 목표일 것”이라며 “특히 우리는 신재생에너지에 강점이 있는 기업이라, 시너지 낼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2030년까지 블루수소 16만 톤, 그린수소 44만 톤을 합쳐 총 60만 톤을 생산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 포스코홀딩스 등과 함께 말레이시아 사라왁에 20만 톤 규모 수소를 생산하는 ‘사라왁 프로젝트’를 위한 업무협약에 나선 바 있다. 3사는 생산된 그린수소 중 7000톤은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사용하고, 이외 생산량은 전량 암모니아 형태로 국내에 들이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처럼 몇몇 국내 기업들이 그린수소 산업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생산단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블루수소에만 집중하는 업체들이 대다수다. 그린수소 생산단가는 연료인 신재생에너지 발전 전력의 가격에 비례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그레이 수소 등보다 비싸다.

그러나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의 그린수소 수요는 점차 늘어나는 모습이다. EU 등 탄소국경세 논의에 석유화학 산업 역시 포함될 것으로 예견되는 데다, 장기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늘어나면서 그린수소의 발전단가가 그레이수소 등보다 저렴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IEA(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그린수소의 생산단가가 오는 2030년까지 그레이 및 블루수소 수준인 kg당 1.3~3.5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2050년도에는 역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회계법인
IEA 발표 생산방식별 수소에너지 생산원가 변동 예측치를 나타낸 그래프 ⓒ 삼일회계법인 '밝아오는 그린수소의 미래'보고서

이 같은 흐름에 따라, 국내 수소 산업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그린수소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현재는 블루수소와 그린수소간 인센티브 차이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 정부 발의 후 통과된 수소법 개정안은 청정수소의 정의 및 인증 등 제도화 방안을 정한 것이 골자다. 청정수소에 일종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 청정수소 판매 및 사용의무량도 정했다. 다만, 청정 수소의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하겠다며 공백으로 남겼다. 이는 올해 3분기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한 화학업계 관계자는 “수소법 안팎으로 친환경 수소에 대한 정의가 애매하지 않나. 정의 등이 먼저 정해져야 회사들도 사업하기에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동재 기후위기솔루션 연구원은 정부의 수소경제활성화 로드맵에 그린수소의 자리를 더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린수소 산업이 국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청정 수소 계획에 있어서 화석연료 기반 수소를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등 정책 유인이 있어야 한다”면서 동시에 “이번에 공개된 수정 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를 보면, 수소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는데 온실가스 배출이 같이 늘어나지 않나. 이런 식으로 수소 의존도를 높이는 게 맞는지 생각해 볼 때”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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