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시장 전쟁 서막 오를까?…통신사 vs. 금융권 ‘격돌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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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시장 전쟁 서막 오를까?…통신사 vs. 금융권 ‘격돌 초읽기’
  • 편슬기 기자
  • 승인 2023.04.05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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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막대한 자본 업고 원가 이하 ‘약탈적 요금제’ 형성
알뜰폰 업계, “거대 금융 자원 통한 출혈 경쟁 이뤄질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편슬기 기자]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이 은행 부수업무 지정으로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다. ⓒ 픽사베이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이 은행 부수업무 지정으로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다. ⓒ 픽사베이

알뜰폰 서비스의 은행 부수업무 지정 승인이 코 앞에 다가오면서 관련 업계의 밥그릇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통신업계마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결과적으론, 금융권의 알뜰폰 사업 진출 확정 시 기존 알뜰폰 업계가 고사 위기에 처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혁신금융심사위원회는 지난 4일 전체회의를 열고 알뜰폰 업무를 은행의 부수업무로 지정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부수업무 지정은 오는 12일 금융위 정례회의를 통해 판가름난다. 통신 3사의 시장 독점 해소와 알뜰폰 사업 확대를 밀어주는 정부 기조를 미뤄 볼 때, 사실상 확정됐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KB국민은행은 이같은 결정을 반기고 있다. 특히 자사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을 통해 알뜰폰 인식 개선 및 제고가 이뤄졌으며, 저렴한 가격의 요금제로 소비자 혜택을 강화했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리브엠의 가입자 유치 성과를 통해 명확히 드러난다. KB국민은행의 리브엠은 지난 2021년 5월 10만 회선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3배 증가한 30만 회선을 돌파했다. 순조로운 성장세 배경에는 리브엠이 제공하는 서비스 품질 우수성과 저렴한 가격의 요금제가 꼽힌다.

다만 요금제를 둘러싼 시장 반응은 분분하다. KB국민은행 리브엠이 알뜰폰 사용자 증가에 기여하곤 있지만, 시장을 약탈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리브엠은 통신3사 회선을 통해 동일 품질을 제공하면서, 기존 알뜰폰 시장에 형성된 요금제 보다 더 싼 가격을 내세워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윤영덕 의원실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리브엠은 지난 2020년에는 139억 원, 2021년에는 184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를 두고 전국이동통신연합회는 KB국민은행이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원가 이하의 약탈적 요금제에만 의존해 사업을 전개해 왔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달 28일엔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진입을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문을 발표했다. 리브엠은 원가 이하의 ‘약탈적 요금제’로 이동통신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으며, 만약 알뜰폰 사업이 은행의 부수업무로 지정된다면 알뜰폰 중소 유통 업체들은 고사 위기에 빠질 것이란 주장이다.

업계는 오죽하면 '약탈적 요금제'라는 표현까지 썼겠냐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의 리브엠 알뜰폰 서비스 이후 알뜰폰 사용자가 늘어나는 등 전반적인 이미지 개선에 공헌이 어느 정도 있었다”면서도 “출혈 경쟁으로 피해를 보게 된 현장에서 당연히 불만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알뜰폰 업계에 종사 중인 한 관계자는 “기존 알뜰폰 시장은 이통3사 자회사와 KB국민은행의 리브엠, 중소사업자들의 구도로 이미 파워게임이 진행 중”이라며 “금융권 및 대기업 규모의 사업자가 신규 진출하는 경우 거대 자원을 활용해 출혈경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통신 업계도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지금 이통자 자회사들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도 규제해야 한다는 법안이 오고 가는 상황인데, 금융권이 진출해서 원가 이하의 요금제로 시장을 흔들면 정상적 시장 생태계를 유지하는 게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를 둘러싼 밥그릇 싸움 속 상생 방안을 마련해달라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알뜰폰 중소 사업자와 통신 유통 소상공인들은 금융권의 알뜰폰 사업 진출에 앞서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점유율 제한 △도매대가 이하 상품 출시 금지 등 기존 규제를 동일하게 적용해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알뜰폰 시장 생태계 불균형을 최대한 방지해 달라고 요구했다.

담당업무 : IT, 통신, 전기전자 / 항공, 물류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Do or do not There is no 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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