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올 1분기 실적 부진…연체율 증가에 대손충당금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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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올 1분기 실적 부진…연체율 증가에 대손충당금 ‘껑충’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3.05.03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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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전업 카드사, 당기순익 전년比 23% 줄어
고금리 부담에 1개월 이상 연체율 1%대 진입
대손충당금 규모 전년比 66% 늘어난 7665억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국내 카드사들의 올 1분기 실적이 부진한 원인으로 자금조달 비용 상승, 대손비용 증가 등이 꼽힌다. ⓒ픽사베이

국내 전업 카드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변이(오미크론) 확산세가 절정을 보이던 지난해 1분기 때와 비교해도 실적이 반토막 난 카드사도 있어 금리상승기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증가가 카드업계에 상당한 부담을 안겨줬던 것으로 해석된다.

3일 국내 전업카드사 중 실적이 공개된 5개사(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를 살펴보면 총 당기순이익은 460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8% 감소했다. 모든 카드사가 전년보다 순익 면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업계 최상위권 카드사보다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카드사의 실적 감소폭이 더 컸다.

카드사별로 보면 하나카드가 전년 동기 대비 63.0% 감소한 20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모든 카드사 중 순익 감소폭이 가장 컸다. 우리카드는 46.5% 감소한 460억 원, KB국민카드는 31.0% 줄어든 820억 원을 각각 시현했다.

다만,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한자릿수 감소폭에 그쳤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전년 대비 5.2% 감소한 1667억 원, 삼성카드는 9.5% 줄어든 145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각각 시현했다. 업계에서는 비용 통제와 건전성 관리 등을 통해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나름 선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카드업계가 전반적인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건 코로나 엔데믹과 함께 주춤했던 여가소비, 해외여행 수요 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조달비용 상승과 연체율 증가에 따른 대손비용 등이 순익 성장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카드 승인 금액은 277조 5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했다. 소비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긍정적 지표지만, 문제는 조달비용과 대손비용 증가였다.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영업시 자금을 조달해 운용한다. 그러나 고금리 영향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급증하면서 수익성이 급격하게 악화됐다.

자금조달 비용 증가는 금리 인상으로 이어졌고 카드론 등 차주들의 금리 부담으로 확대됐다. 고금리에 연체가 늘어나면서 카드사들은 손실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늘려야만 했다.

카드사들의 1개월 이상 평균 연체율의 경우 올해 1분기 기준 1%대로 진입한 상태다. 연체율이 가장 높은 신한카드는 1.37%까지 올랐는데 이는 전년 대비 0.49%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우리카드는 0.56%포인트 늘어난 1.35%로 신한카드의 뒤를 이었다. 앞서 2022년 1분기 기준 5개 카드사 중 연체율이 1%대를 넘는 곳은 없었다. 연체율 증가가 카드업권 전반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란 말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카드사들은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해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 실제로 5개 카드사의 대손충당금 전입액 총 규모는 7665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66% 이상 늘어난 규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은 자금조달 비용 상승과 대손비용 이슈 등이 발생한 영향이 크다”면서 “연체율 등이 급격하게 증가하지는 않겠지만, 건전성 관리가 한층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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