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중형세단 시장, 年 10만 대 겨우 ‘턱걸이’…믿을 건 아이오닉6? [장대한의 데: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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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중형세단 시장, 年 10만 대 겨우 ‘턱걸이’…믿을 건 아이오닉6? [장대한의 데:자보]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3.05.17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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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전후 시장 위축세 ‘뚜렷’…18만 대 규모서 3년 새 반토막
“세단 몰락, 피할 수 없는 현실…고객 입맛 맞춘 新전기차 필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기자가 활동하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통계를 이해하면 좁게는 각 차급별, 모델별 고객 수요와 니즈를, 넓게는 시장 트렌드 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 [데:자보] 코너는 이 같은 맥락에서 기획됐다. 데자보는 '이터로 동차시장 기' 줄임말이다. 자동차 시장의 유의미한 데이터를 찾아, 흥미로운 사실들을 짚어내고자 한다. 〈편집자주〉

국산 중형 세단 시장 규모가 지난해 10만 대를 겨우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 직전과 비교하면 시장 규모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국산 중형 세단 시장 규모가 지난해 10만 대를 겨우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 직전과 비교하면 시장 규모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국산 중형 세단 시장 판매 규모가 지난해 10만 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로나 전만 하더라도 18만 대 규모에 달했으나, 고객 수요가 급격하게 SUV로 기울면서 부진이 심화된 결과다. 그나마 지난해 가세한 전기세단 아이오닉6 덕분에 10만 대 판매선을 겨우 지켜냈다는 평가다. 내연기관이 주를 이루는 중형 세단 시장에 후속 전동화 모델 투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17일 국내 완성차 실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중형세단 시장 규모는 코로나 직전인 2019년 연간 18만5119대 에서 지난해 10만2909대 수준으로 3년 새 44.4% 급감했다. 시장 규모가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으로, ‘세단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업체별로도 SUV 생산 집중 전략을 펼치면서 중형 세단 시장의 판매 약화를 부채질했다. 반도체 수급난 여파로 생산 가능 물량은 한정된 가운데 고객 수요가 몰린 SUV 차종을 우선 생산·판매하는 유연화 정책을 펼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중형 세단 모델들의 자체 상품 경쟁력 저하도 고객들의 외면을 불렀다. 대표적인 게 르노코리아 SM6와 쉐보레 말리부다. 

SM6는 2016년 출시와 동시에 소위 ‘대박’을 터뜨리며 쏘나타 대항마로 부상했지만, 토션빔 서스펜션을 탑재했다는 약점에 발목을 잡혔고, 페이스리프트도 늦어지면서 그 인기가 사그라들었다. 판매량은 지난 2020년 페이스리프트 이후 오히려 더 쪼그라들었고, 지난해엔 3198대 수준에 그쳤다.

쉐보레 말리부의 경우에도 쏘나타를 견제하며 K5, SM6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시기가 있었으나, 결국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며 지난 3월 단종 조치되는 아픔을 맛봤다.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 K5도 신차효과를 오래 지속하진 못하는 형편이다. 쏘나타는 지난 2019년 8세대 모델 출시를 통해 판매량을 10만 대까지 끌어올렸으나 디자인 지적이 이어지며 신차효과가 빠르게 식었다. 지난해 판매량은 4만8308대다. K5도 판매 뒷심이 크게 떨어졌다. 2020년 3세대 모델 출시 때는 판매량을 8만5000대 수준까지 높였지만, 2년 만인 지난해엔 3만1498대를 파는 데 그쳤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믿을 구석은 전기 세단 모델인 아이오닉6다. 지난해 아이오닉6 판매량은 1만1289대로, 데뷔 첫해부터 중형 세단 시장 내 11%에 이르는 비중을 당당히 점했다. 특히 아이오닉6 판매량을 제외하면 지난해 내연기관 중형세단 판매량이 10만 대를 넘지 못한다는 점(9만1620대)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해 1~4월 국산 중형 세단 판매량은 2만8597대로, 전년 동기간 대비 1.9% 줄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올해 1~4월 국산 중형 세단 판매량은 2만8597대로, 전년 동기간 대비 1.9% 줄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올해 판매량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올해 1~4월 국산 중형 세단 판매량은 2만8597대로, 전년 동기간 대비 1.9% 감소했다. 이중 아이오닉6를 제할 경우엔 판매량이 2만3425대로, 19.5% 줄어들게 된다. 전기차 모델의 입지 확대와 그 중요성이 부각되는 셈이다.

업계도 아이오닉6같은 전동화 모델이 계속해서 나와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쏘나타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디엣지의 본격 판매와 연내 K5 페이스리프트 모델 투입이라는 호재가 존재하지만, ‘반짝 신차효과’라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세단을 살려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단, SUV·전동화 트렌드에 부합하면서도 높은 상품성을 갖춘 모델들을 속도감있게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SUV 쏠림 현상과 소비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지면서 더 크고 고급스러운 모델이나 콤팩트하면서 저렴한 모델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졌다”며 “어중간한 중형 차급과 세단이라는 키워드는 먹히질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단의 장점을 SUV가 모조리 흡수한 상황임은 분명하다”며 “메이커들은 당장 선보일 수 있는 페이스리프트 세단 모델 등의 신차효과를 최대한 끌고 가야 한다. 동시에 차량 형태보다는 신기술과 우수한 상품성에 중점을 둔 전기차를 지속 선보이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전했다.

현대차 아이오닉6. ⓒ 현대자동차
현대차 아이오닉6. ⓒ 현대자동차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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