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빵값 내리긴 했는데…“보여주기식 인하” 소비자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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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빵값 내리긴 했는데…“보여주기식 인하” 소비자 비판↑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3.06.29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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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율 낮고 대상 품목서 주력제품 빠지기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28일 오후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라면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 제공=뉴시스

식품업계가 정부의 가격 인하 권고에 오는 7월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내리기로 한 것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뜨뜻미지근한 분위기다. 소비자단체는 추가 인하 목소리도 내고 있다.

최근 라면·제과·제빵업체들은 줄줄이 가격 인하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선 대상 제품과 인하율을 두고 미미한 수준이라는 비판 여론이 형성된 눈치다. 가격을 인상할 때와는 달리 인하폭이 크지 않고, 그마저도 주력 제품이 제외됐다는 이유에서다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소협)는 “라면업체의 가격 인하 결정에 대해 우선 환영한다”면서도 “인하율과 제품 종류 측면에선 아쉬움이 크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소협이 사례로 내세운 농심의 경우 지난해 9월 신라면 10.9%, 너구리 9.9% 등 라면 26개 품목을 인상한 바 있으나, 이번 인하 품목은 신라면 하나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앞선 인상폭 대비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농심은 다음달부터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6.9% 인하할 예정이다.

다만, 농심 측은 “이번 가격 인하로 연간 200억 원 이상의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농심의 이번 결정은 지속적인 원가부담 상황속에서도 소맥분 가격 인하로 얻게 될 농심의 이익증가분 그 이상을 소비자에게 환원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삼양라면,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열무비빔면 등 12개 대표 제품 가격을 평균 4.7%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대표 제품인 ‘불닭볶음면’을 대상 품목에서 빼 눈총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삼양식품 측은 “불닭볶음면은 해외매출 비중이 더 큰 품목으로 국내와 해외 가격을 맞춰서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가격 인하 시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커 쉽게 가격을 인하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소협은 “농심과 삼양 모두 이번에 실시한 가격 인하율이 지난해 가격 인상률의 약 50%에 그친 상황이라 여러모로 아쉬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SPC삼립도 이 같은 비판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이들은 오는 7월 초부터 식빵류와 크림빵, 바게트 등 대표제품을 포함한 30개 품목 가격을 내리기로 했는데, 평균인하율은 5%다. SPC삼립의 경우 앞서 2022년, 2023년 주요 제품 출고가 평균 인상률이 각각 12.1%, 12.2%를 보인 만큼, 인하폭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어 보인다.

소비자들은 생색내기식이 아닌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번 식품업계의 가격 인하는 정부의 강력한 권고가 발단이 돼 어쩔 수 없이 실시하게 된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기도 하다.

소협 측은 “기업들은 모두가 힘든 고물가 시기, 자신들의 원가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했다면 이제는 원가 인하로 인한 이익을 소비자에게 돌려줘야 할 것”이라며 “업체들은 지난해 인상했던 가격 인상률과 제품 종류들에 걸맞은 가격 인하를 결정해 원재료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에게 부담시켰던 경제적 부담을 확실히 회복시켜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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