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디폴트옵션 1위?…국민은행 “수익률” 신한은행 “적립액” [고수현의 금융속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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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도 디폴트옵션 1위?…국민은행 “수익률” 신한은행 “적립액” [고수현의 금융속풀이]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3.07.26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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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2분기 디폴트옵션 판매·운용실적 공시
적립액 상위 10곳·수익률 상위 10개 상품 집계
국민은행, 4개 상품 5개 부문 수익률 상위 기록
신한은행, 적립액 1위…수익률 상위권은 1개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디폴트옵션 판매·운용실적에서도 맞붙었다. 사진은 국민은행 신관 전경(사진 왼쪽)과 신한은행 본점 전경이다. ⓒ사진제공 = 각사

최근 금융사들이 타사 대비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며 자사의 디폴트옵션 상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는 금융권 맏형인 은행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특히나 디폴트옵션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커지면서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에도 불이 붙었죠. 실제로 올해 1분기 약 3000억 원 수준이던 디폴트옵션 적립금은 2분기 약 1조 1019억원으로 8000억 원 가량 증가했습니다. 

디폴트옵션은 사전지정운용제도라고도 불립니다.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 도입돼 지난 12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죠. 정식 시행이 된 뒤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았지만, 앞서 1년 간의 유예기간을 둬 이미 금융권에서는 다양한 디폴트옵션 상품이 나온 상태입니다.

지난 5월 첫 공시(3월 말 기준)가 이뤄졌으며 이달 19일 정식 시행 후 첫 성적표(6월 말 기준)도 나왔습니다. 관련 공시를 담당하는 고용노동부는 이날 관련 자료를 배포했죠. 이후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해당 공시를 바탕으로 자사 상품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홍보에 나섰습니다.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두 은행이 ‘디폴트옵션’ 상품에서도 맞붙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특히나 ‘1위’라는 타이틀을 선점하면 고객 유치 효과도 크기 때문에 두 은행은 모두 자신들이 ‘1위’라고 내세우죠. 다만, 강조하는 부분이 다릅니다.

국민은행의 경우 수익률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디폴트옵션이 투자상품인 만큼 ‘수익률’은 당연하게도 고객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부분이죠. 고용부 공시에 따르면 고위험 상품의 6개월 수익률 부문에서 ‘KB국민은행 디폴트옵션 고위험 포트폴리오 1’은 14.16%의 수익률을 내며 ‘1위’를 차지했죠. 3개월 수익률 부문에서도 해당 상품은 5.83% 수익률로 역시 1위를 기록했습니다.

신한은행은 다른 방향에서 접근했습니다. 바로 적립액이죠. 적립액은 달리 말해 판매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적립액이 가장 많다는 건 소위 말해 ‘잘 팔린 상품’이라는 것이죠. 신한은행은 올 2분기 기준으로 퇴직연금사업자 중 적립액 1위를 기록했습니다. 상품을 가장 많이 팔았다는 말이죠. 공시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DC 797억 원, IRP 2535억 원 등 총 3333억 원 어치를 팔았습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이렇게 저마다 다른 지점에서 ‘1위’라고 내세울 수 있는 건 고용부 공시도 크게 ‘수익률’과 ‘적립액’이라는 두 지점으로 나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각 은행이 1위를 차지한 부문이 아닌 다른 실적을 살펴보면 결과는 어떨까요?

먼저, 적립액을 살펴보면 국민은행은 신한은행에 밀린 적립액 3118억 원을 기록하며 2위에 머물렀습니다. 국민은행은 올 하반기 3종의 추가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적립액 부문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습니다.

수익률 부문에서 신한은행의 성적표는 국민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쉽습니다. 적립액 1위를 전면에 내세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신한은행의 경우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디폴트옵션 상품은 ‘신한은행 디폴트옵션 저위험 포트폴리오 1(6개월, 수익률 3.74%)’, 단 하나 뿐이죠.

고용부는 주요 공시내용 가운데 수익률 부문을 위험등급별로 각각 6개월, 3개월 나눠 안내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수익률 순위 집계는 총 8개 부문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국민은행은 이 가운데 2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죠. 수익률 상위 10개 상품 포함 여부로 범위를 넓히면 총 4개 상품이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KB국민은행 디폴트옵션 고위험 포트폴리오 1(3개월, 6개월)’, ‘KB국민은행 디폴트옵션 저위험 포트폴리오 2(3개월)’, ‘KB국민은행 디폴트옵션 중위험 포트폴리오 1(3개월)’, ‘KB국민은행 디폴트옵션 고위험 포트폴리오 2(3개월)’가 모두 수익률 상위 10위 안에 들었습니다. 신한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고 볼 수 있죠.

이처럼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각자 ‘1위’를 주장하는 기준이 다르지만, 디폴트옵션의 도입 취지를 고려한다면 아무래도 국민은행이 내세운 1위라는 타이틀이 더 타당해보입니다.

고용부와 금융당국의 정책도 수익률에 무게를 두고 있죠. 목표수익률(1년 수익률 6~8%)을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관리가 이뤄지고 있으니까요.

이 같은 관점에서 첫 성적표를 받아든 신한은행은 수익률 제고에 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해보입니다. 퇴직연금사업자 중 가장 많은 상품을 팔았으니 수익률로 고객들에게 보답해야겠죠.

이미 수익률 제고를 위해 관련 역량을 집중하는 신한은행이 디폴트옵션 판매 부문과 운용 실적 부문에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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