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기다린 값 했다’…日 미래차 전환 본격 신호탄 [일본 모빌리티쇼 이모저모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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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기다린 값 했다’…日 미래차 전환 본격 신호탄 [일본 모빌리티쇼 이모저모①]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3.10.2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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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차 시대 맞아 명칭 바꾸고 심기일전…시대 뒤처졌다는 평가 뒤짚어
토요타·혼다 등 세계 최초 콘셉트카로 눈도장…고객 경험 확대 자신감
수입 브랜드 참가는 저조…다양한 국산 브랜드와 부품사로 아쉬움 상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일본 도쿄/장대한 기자]

지난 25일 일본 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 관계자 및 취재 인파가 몰린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지난 25일 도쿄 빅사이트엔 이른 아침부터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날 프레스데이 행사를 시작으로 그토록 기다렸던 '2023 재팬 모빌리티쇼'(이하 일본 모빌리티쇼)가 성대한 막을 올리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일본에선 홀수 해마다 격년으로 도쿄 모터쇼가 개최돼 왔는데, 2019년 이후론 코로나 19 어려움를 겪으며 행사를 치르지 못했다. 그렇다보니 4년 만에 열리는 이번 행사에 취재진과 더 많은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었다.

우리의 서울 모빌리티쇼와도 닮은 구석이 많았다. 미래차 전환기를 맞아 모터쇼 대신 모든 탈 것을 아우를 수 있는 모빌리티쇼로 명칭을 바꿨다면, 일본은 앞에 붙던 '도쿄'마저 '일본'으로 바꾸는 초강수를 뒀다. 세계 유수의 모터쇼였던 일본 모빌리티쇼가 국지적 행사로 전락하지 않도록 힘을 실어주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일본 모빌리티쇼란 거창한 이름에 걸맞게, 전시장 내부도 다채롭게 꾸며졌다. 도쿄 빅사이트 동관 1~6번 홀을 완성차 브랜드들이 다양한 신차와 미래 전기차들을 전시해 채웠고, 서관 3~4번 홀에선 부품사들이 기술력을 과시하며 변혁기를 맞은 자동차 시장에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음을 알렸다.

'일본은 보수적이다', '스스로가 자부하는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에서 벗어나지 못해 전기차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세간의 평가가 무색할 정도로, 행사장은 미래차 시대를 향한 도전 정신으로 똘똘 뭉쳐있었다.

사토 코지 토요타자동차 사장이 프레스데이 행사 발표를 하는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일례로 일본 대표 브랜드인 토요타는 '당신의 미래를 토요타 부스에서 찾으세요'라는 표어를 내걸고, 사토 코지 사장부터가 "자동차의 미래를 바꿔나가자"고 목소리 높였다.

새로운 소프트웨어 플랫폼 '아린'을 통한 연결성 강화부터 △픽업 콘셉트 'IMV 0' △스몰 전기밴 '카요이바코' △전기 SUV 콘셉트 'FT-3e' △ 전기 스포츠카 콘셉트 'FT-Se' 등을 선보이며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혼다의 경우엔 모터사이클과 자동차를 비롯해 국내에선 익숙치 않은 사업 부문인 항공기까지 포괄하는 폭넓은 라인업을 선보이며 취재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실물 크기의 인테리어 모형으로 제작된 소형 비즈니스 항공기 혼다제트 엘리트2에는 직접 탑승해보려는 이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 외에도 세계 최초로 공개한 경형 전기차 '서스테이나-C' 콘셉트카와 자율 주행이 결합된 전기차 'CI-MEV' 등은 이동의 제약을 극복하는 솔루션 격으로 제시됐다.

혼다 부스에 전시된 혼다제트 엘리트2의 모습.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업 부문이다. 모터쇼가 아닌 모빌리티쇼로 확장된 덕분에 항공기 전시가 어색하지 않다. 직접 탑승해보려는 이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한국시장에서 철수한 브랜드들도 여럿 보였다. 과거 스바루와 미쓰비시를 비롯해 가장 최근 철수한 닛산은 대형 부스를 갖추며, 자국에서 열린 모빌리티쇼 효과를 십분 누리는 모습이었다. 

수입차 브랜드로는 BMW와 벤츠, 비야디(BYD) 등이 참가했다. 한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참여율이 저조한 점은 서울 모빌리티쇼가 안고 있는 숙제와도 맞닿아 있었다. 일본의 경우엔 다양한 국산 브랜드들을 앞세워 이를 효과적으로 상쇄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완성차 부스만큼이나 전동화 및 자율주행 기술들로 무장한 부품사와 테크 기업들의 열기도 뜨거웠다. 부스에 들어서면 관계자 또는 큐레이터가 자연스레 다가와 친절하게 응대하며 기술 및 제품들을 소개했다. 한국에선 현대모비스가 참가해 부품관에 부스를 차리고, 고객사 유치와 판로 확대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일본은 이번 모빌리티쇼를 계기로, 미래로의 진보와 이동 확장성에 분명히 눈 떴음을 알렸다. 내연기관 시장과 달리 미래 전기차 시장의 기술격차는 1~2년새로 좁혀진다. 미래차 시장에서 영원한 승자는 없는 셈이다. 후발주자로만 평가받던 일본의 힘찬 도약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또 다른 울림이자, 이야깃거리를 선사할 전망이다.

일본 모빌리티쇼 부품관 전경. 현대모비스 부스가 자리하고 있어 반갑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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