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아닌 상생’…교통약자 이동권 진정성 돋보여 [일본 모빌리티쇼 이모저모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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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아닌 상생’…교통약자 이동권 진정성 돋보여 [일본 모빌리티쇼 이모저모③]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3.10.27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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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모빌리티쇼내 토요타 발표 무대에 전동 휠체어 올라
혼다는 체험 공간 따로 두기도…체중 이동만으로 운전 가능
세련된 미래 전기차 ‘경쟁의 장’과는 거리…약자 이동성 돌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일본 도쿄/장대한 기자]

토요타가 선보인  '제이유유'(JUU) 모델의 모습. 계단도 오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일본 모빌리티쇼가 약자들의 이동권(移動權) 향상에 대한 남다른 통찰을 제시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회사라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이동의 자유와 보장을 부르짖지만, 사회적 책임 수행에 얽매인 공헌활동들에만 집중하기 일쑤다. 하지만 이번 모빌리티쇼에선 전동 휠체어 등이 메인 무대에 함께 오르며 그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자리로 꾸려졌다.

지난 25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일본 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선 토요타 발표 무대에 다양한 전기차 모델들과 함께 전동 휠체어가 당당히 올랐다. '제이유유'(JUU)로 명명된 해당 제품은 신체가 불편한 사람이 타인의 도움 없이 어디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전동 휠체어보다 한 단계 진화한 수준으로, 계단을 오르기까지 한다. 제이유유에 달린 두 개의 큰 동력 바퀴로 계단을 이동할 때는 등받이 뒤에서 접이식 꼬리가 동시에 펼쳐져 기울어짐을 방지한다. 자동으로 최적의 자세를 유지해 최대 16cm 높이의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다는 게 토요타코리아 측 설명이다.

우리로 치면 현대차가 약자를 위한 신개념 전동 휠체어를 서울 모빌리티쇼에서 선보인 셈이다. 직접적인 스피치 설명까진 이뤄지지 않았지만, 토요타가 내다보는 미래 고객들의 이동 경험 확장의 한 축이라고 내세우기 충분한 기술로 평가된다.

혼다는 행사장 내 핸즈프리 전동 휠체어 '유니원'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물론 일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토요타 다음으로 인지도 높은 혼다의 경우에도 균형 제어 기술을 접목한 핸즈프리 전동 휠체어를 선보인 것. 해당 모델의 이름은 '유니원'이다. 

유니원의 특징은 사용자가 유니원에 앉아 엉덩이 체중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행위만으로 조정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동이 불편한 약자들의 이동권을 넓혀주기에 손색 없는 모델로, 혼다의 로봇 공학 연구가 뒷받침됐기에 실현 가능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혼다는 아예 전시장 내 넓은 공간을 할애, 관람객들이 유니원을 직접 타볼 수 있도록까지 했다. 많은 사람들이 해당 모델을 타며 탄성을 내지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해당 전시를 담당하는 일본인 큐레이터는 기자에게도 보지만 말고 직접 타볼 것을 권하며 미소지었다.

토요타는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의 기능을 스티어링 휠에 통합한 네오 스티어 기술 체험공간에 휠체어석을 따로 마련하기도 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이러한 모습들은 강한 잔상으로 남았다. 과장을 보태면 일본 모빌리티쇼에선 전기차 모델보다 전동 휠체어들이 더욱 기억에 남았다 해도 무방할 정도다. 지난 4월 열린 서울 모빌리티쇼를 복기하자니 부끄럽기까지 했다. 더 세련되고 미래지향적인 전기차를 앞다퉈 경쟁적으로 선보이는 자리일 뿐이지 않았을까.

일본 모빌리티쇼가 제시한 이동권 향상의 의미야말로, 미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진짜 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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