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늦었어도 걱정 없겠네’…원천은 ‘다양성’ [일본 모빌리티쇼 이모저모④-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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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늦었어도 걱정 없겠네’…원천은 ‘다양성’ [일본 모빌리티쇼 이모저모④-기자수첩]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3.10.2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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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추앙’ 한국과 달리 국산 브랜드로도 다양한 선택권 제공
전기차 전환기 ‘제2의 메이지유신’ 재현?…다양성·포용성의 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일본 도쿄/장대한 기자]

일본 모빌리티쇼(구 도쿄 모터쇼)가 열린 도쿄 빅사이트 초입에 사람들이 들어서는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도쿄 모터쇼가 일본 모빌리티쇼로 이름을 바꿔달고 새출발에 나섰는 데, 그 모습이 마치 우리네 서울 모빌리티쇼와 닮았다. 구성이나 컨셉도 비슷하다. 미래차 승부수가 없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당면 시대에서 제시할 방향성은 결국 전기차와 자율주행으로 귀결되는 듯 보였다.

우리처럼 그 한계도 명확했다. 모터쇼가 글로벌 브랜드들이 더 이상 참여하지 않는 이른바 '그들만의, 자국민들의 축제'로 전락하고 있단 점에서다. 이번 일본 모빌리티쇼에도 해외 완성차 브랜드로는 벤츠와 BMW, 비야디만이 참여했다.

하지만 마냥 일본 모빌리티쇼를 얕잡아 볼 순 없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우리가 갖추지 못한 것을 일본은 가졌기 때문이다. 바로 자국 브랜드 및 모델의 다양성과 여기서 비롯되는 힘이다.

일본은 한국 고객들에게 익숙한 토요타 렉서스 혼다 외에도 마쯔다, 스바루와 닛산, 미츠비시, 이스즈 등 많은 브랜드들이 경쟁하며 건강한 시장을 만든다. 소비자들도 다양한 브랜드에 대해 쏠림없이 포용적이다.

반대로 한국 시장은 이를 수입차에 의존한다. 국산차는 되려 안방에서 무시받기 일쑤다. 한국에서만 유독 벤츠와 BMW가 추앙받는 이유다.

자동차 시장에서 모두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는 차량이 드물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지사다. 각 고객들마다의 니즈와 욕구를 충족시켜주려면 다양한 브랜드에서 다양한 차종을 선보이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완벽한 솔루션이라 할 수 있겠다.

부럽지만, 일본은 이를 스스로 확립한 듯 보였다. 어디를 가든 다양한 일본 브랜드들의 차량이 눈에 띈다. 작은 경차부터 밴 모델에 이르기까지 저만의 뚜렷한 개성을 지닌 모델들이 즐비하다. 덕분에 모빌리티쇼 내 전기차 모델들조차 세단 및 SUV 형태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성을 유감없이 펼쳐내 보인다.

일본 모빌리티쇼에선 자국산 브랜드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다양한 브랜드들의  부스엔 개성있는 차종들이 즐비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우리는 현대차 기아 빼면 살 차가 없다고들 자조섞인 농담을 하곤 한다. 일본의 속사정도 비슷할 순 있다. 하지만 적어도 보여지는 측면에선 분명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했다. 미래차 시대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고객들의 선택권이 보호받고 보장되는 느낌까지 받는다.

일본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일본 역시 토요타가 점유율 측면에서 강세기는 해도, 한국처럼 80%가 넘는 독과점 시장은 결코 아니라 말했다. 다양한 브랜드들이 경쟁에 동참하며 서로의 자극제가 돼주는 셈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일본이 늦었다고들 한다. 분명 기술 격차는 우리가 적게는 1~2년, 많게는 3년까지 앞설 수 있다. 그러나 이제부턴 따라잡히는 게 시간문제일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미래차 중요성에 뒤늦게 눈 떴지만,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잠재력은 우리를 뛰어넘을 수 있다. 이들은 신문물을 빠르게 받아들일 줄 아는 메이지유신같은 역사적 힘도 갖고 있다.

전기차 시대로의 개화를 맞은 지금 일본 모습을 너무 과대포장한 것이라면 양해를 구한다. 그럼에도 미래 시대에선 일본이 가진 다양성과 포용성이야말로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견제없는 성장으로 균형을 잃은 채 한쪽으로 쏠리고, 여기에 수입차 공화국이 되어가는 한국 자동차 시장이 자각해야 할 부분이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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