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정리하고 수익창구 늘린 'OK저축은행'…공격적 부동산PF 리스크 부메랑 우려
스크롤 이동 상태바
대부업 정리하고 수익창구 늘린 'OK저축은행'…공격적 부동산PF 리스크 부메랑 우려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3.12.06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동산PF 중심 전략 고금리·건설경기 불황에 허탈
대출 잔액 2017년말 1805억원→올 9월 1조원 돌파
회사측 “자본력대비 관리가능…연체율 지속 모니터링”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OK저축은행 CI. ⓒOK저축은행

대부업과 결별한 OK금융그룹이 제2금융권 계열사를 중심으로 종합금융사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공격적으로 추진해온 부동산PF 중심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이 고금리·건설경기 불황과 맞물리면서 자산건전성 지표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OK금융 최윤 회장이 바라는 종합금융사 도전에 앞서 저축은행 부동산PF 리스크 관리가 선결과제로 대두될 전망이다.

6일 저축은행업계 등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의 올 3분기말 부동산PF 대출잔액은 1조310억원으로 2017년말 1805억원 대비 약 5.7배 늘어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OK저축은행의 부동산PF 대출잔액은 2018년과 2019년 본격적으로 늘어났다. 2018년 9월말 기준 대출잔액은 3551억원으로 2017년말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2018년 연말 기준 4314억원을 기록했으며 2019년 9월말 6260억원으로 다시 한번 급증했다. 이후 지난해 3분기말 부동산PF 대출잔액이 1조원대를 돌파했다.

OK저축은행이 이처럼 부동산PF 대출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확대한 배경에는 대부업 철수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18년과 2019년 당시 OK금융의 수익창구던 대부업 일부(원캐싱, 미즈사랑 등)가 정리됨에 따라 OK저축은행과 OK캐피탈이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할 상황이었다. 수익다각화를 위해 OK저축은행은 자산규모를 늘리는 한편 부동산PF로도 눈을 돌렸다. 빠른 여신 성장을 바탕으로 부동산PF 대출한도액과 대출잔액 몸집을 키운 것이다.

앞서 저축은행은 2011년 촉발된 저축은행 사태로 부동산PF 규제를 강하게 받고 있어 총대출(총여신) 대비 20% 안에서만 PF대출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OK저축은행의 경우 2017년말 기준 부동산PF 한도액은 7859억원으로 대출잔액은 1805억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도 대비 실제 대출실행 비중이 22.9% 수준이라는 의미다. 반면 올해 9월말 기준 한도액(2조4331) 대비 대출잔액(1조310억원) 비중은 42.3%로 약 2배 가까이 늘었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OK저축은행의 이같은 전략은 주효했다. 2020년 상반기까지 이어진 저금리 호황기는 건설업과 부동산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부동산PF 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업계에도 수익을 안겨줬다.

문제는 이후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을 넘어 고금리 장기화로 이어지면서 부동산PF 리스크가 확대됐다는 점이다. 이는 OK저축은행뿐만 아니라 부동산PF에 적극 뛰어든 금융사가 공통적으로 겪는 리스크다. 저축은행업계는 아직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하지만 충당금 적립 등으로 인해 실적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OK저축은행의 경우 다른 상위권 저축은행에 비해 취급액이 많은 상황에서 연체율마저 높아 건전성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실제로 올 3분기말 기준 5대 저축은행 부동산PF 연체 총액 1959억원 가운데 OK저축은행에 47.7%가 집중돼 있다.

OK저축은행의 올 3분기말 부동산PF 대출잔액중 연체액은 935억원으로 연체율로 계산하면 9.07%다. 같은 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SBI저축은행 6.21%, 웰컴저축은행 4.42%, 페퍼저축은행 4.93%, 한국투자저축은행 6.70%로 각각 나타났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부동산업황 악화에 따라 엑시트까지의 과정이 지연되면서 연체율이 상승했으나, 당사 자본력을 고려하면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원자재값 상승,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금리 인상 등 최근 부동산 시장 환경 변화와 연체율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축은행 부동산 PF 대출 자율협약에 적극 참여해 부동산PF 대출 위험을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저축은행중앙회와 저축은행업계는 ‘PF 부실채권 정리 및 정상화 지원을 위한 펀드(웰컴유어NPL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를 운용하기로 하면서 우선적으로 11개사(저축은행중앙회+저축은행 10개)가 참여하는 총 330억 규모의 펀드를 설립한 바 있다. 저축은행업계는 연내 전 업계가 동참해 1000억원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해당 펀드에는 OK저축은행도 투자사로 참여중이다.

이와관련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연말까지 1000억원 확대는 문제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