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태영건설만의 문제” 시장 불안감 확산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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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태영건설만의 문제” 시장 불안감 확산 경계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3.12.28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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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긴급 브리핑
“업계 문제로 보면 곤란…연착륙 가능”
“금융사 체력 튼튼…위기 충분히 극복”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 네 번째)이 2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과 관련한 대응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 네번째)이 2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과 관련한 대응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과 관련해 건설업 전반에 걸친 시장 불안감 조성을 경계하며 충분히 위기 극복이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자칫 시장 내 불안이 확산돼 건설업 전반으로 자금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당초 28일 오후에 예정됐던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관련 브리핑‘을 오전 11시15분으로 앞당겨 열고 시장 불안 진화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태영건설의 경우 자체 사업 비중과 부채의 비율이 높고 자기자본 대비 PF보증도 과도한 점 등 태영건설 특유의 문제로 인해 어려움이 커진 만큼 건설업 전반의 문제라고 보기 곤란하다”면서 “시장 참여자 여러분들께서도 과도한 불안으로 정상적인 분야에까지 자금 흐름이 불안정해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협조해주면 우리 경제 규모와 위기관리능력을 기반으로 해서 지금의 불안요인들이 해소되고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시장 불안감 조성이 정상적인 기업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건설업 위기 확산 가능성을 묻는 질의에 “예를 들어 뭐가 불안하다고 하면 사람들이 다 돈을 빼게 된다. 그러면 사실 건실한데도 살아남기 힘들다”면서 “누누이 강조하지만 지금은 제일 중요한 단어가 연착륙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금융위 등 관계부처 자료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재무적 어려움은 글로벌 긴축과정에서 PF대출·유동화증권 차환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진 가운데 특히 △높은 자체시행사업 비중 △높은 부채비율(258%) 및 PF 보증(3조7000억원) 등 태영건설 특유의 요인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 관계자는 “태영건설은 여타 건설사의 상황과 다르며 과도한 불안심리 확산만 없다면 건설산업 전반이나 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연결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참석기관의 평가”라고 밝혔다.

금융당국 등 관계부처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대응방안으로 △태영건설 정상화 유도 △분양계약자 및 협력업체 등 보호 최선 △금융시장‧건설산업 등 영향 최소화 노력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태영건설 관련 PF 사업장 총 60개(2023년 9말 기준) 가운데 각 사업장의 유형과 사업 진행상황에 따라 ‘PF 대주단 협약’과 ‘PF 정상화 펀드’, HUG‧주금공 ‘PF 사업자보증’, HUG 분양보증 등을 통해 원활한 사업추진 또는 정리를 진행한다.

정상적인 사업진행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대주단과 시행사가 시공사 교체, 재구조화, 사업장 매각 등을 추진한다.

권대영 금융위 상임위원은 브리핑에서 “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등 관계기관은 이미 파악중인 태영건설의 PF사업장, 협력업체, 수분양자 현황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대응을 추진할 생각”이라면서 “레고랜드 사태때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권 상임위원은 “레고랜드는 저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벤트였지만, 지금은 저희가 다 알고 있는 리스크는 (사실상)리스크가 아니다”라면서 “충분히 알고 있고 충분히 대비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정부는 일관되게 질서정연하게 PF와 건설업을 연착륙시키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실제로 개시될지 여부는 현재로선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권 상임위원은 “충분한 자구노력, 채권단들의 협의와 협조, 시장의 신뢰, 그다음에 마지막에 전반적으로 대한민국 건설이나 경제 전체가 좋아지는 것 등 전제조건을 만족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은행은 태영건설 금융채권자 협의회 소집을 이날 통보했다.

산업은행은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사유, 정상화를 위한 태영건설과 태영그룹의 자구계획을 검토해 워크아웃 개시를 위한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를 28일자로 소집 통지하고, 2024년 1월11일까지 워크아웃 개시를 위한 결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1차 협의회에서는 워크아웃의 개시 여부, 채권행사의 유예 및 기간, 기업개선계획 수립을 위한 실사 진행, PF사업장 관리 기준 등을 논의하고 결정할 예정이며, 아울러 태영건설의 경영 상황, 자구계획, 협의회의 안건 등을 설명하고 논의하기 위해 채권자 설명회도 2024년 1월3일 개최할 예정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워크아웃의 원활한 진행을 통해 태영건설이 정상적인 영업을 수행하여 협력업체, 수분양자, 채권자, 주주 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채권단과 모든 이해당사자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관련해 금융권 익스포져 규모는 4조58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익스포져 대부분은 손실흡수능력이 양호한 은행‧보험업권이 보유 중이며, 비은행 금융기관 익스포져도 다수 금융사에 분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 자료에 따르면 업권별 비은행 익스포져 규모는 △여전 5000억원 △새마을금고 4700억원 △상호금융 1800억원 △저축은행 7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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